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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명절도 언택트, 코로나로 바뀐 추석 신풍속

"고향집 내려오지 않아도 좋다" 분위기 확산
예년과 다르게 조용한 명절 준비하는 시민들
추석 특수 사라진 전통시장 ‘울상’
고향집 대신 추캉스족 증가 우려도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며 추석을 맞은 명절 풍경도 예년과 달라졌다. 매년 풍성하게 달아올랐던 명절 분위기가 올해는 언택트(비접촉)가 강조되며 차분하다 못해 가라앉았다 할 정도다.

각 지역마다 ‘며느리야 올해는 안 내려와도 된다’ 같은 내용의 현수막이 내걸렸고, 비대면 선물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지자체들은 정부 지침에 따라 다음달 11일까지 추석 특별방역 기간을 정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준하는 방역 조치들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클럽형 유흥주점, 감성주점, 콜라텍, 헌팅 포차, 방문판매, 직접판매 홍보관 등 고위험시설에 대한 집합금지 행정명령이 유지된다. 일부 지자체는 명절에 성묘객이 몰리는 봉안·묘지 시설을 연휴 동안 임시 폐쇄하기로 했다.

주민들의 자발적인 거리두기 동참도 이어진다. 최근 완주군에서는 주민들이 나서 고향 방문 자제 캠페인을 벌였다. 이 같은 움직임에 지역 사회복지시설 등도 동참하는 분위기다.

한 사회복지사는 “명절을 맞아 자녀들을 만나고 싶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참는 분들에게 영상통화법을 알려드리고 있다”는 말로 언택트 명절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대목장을 맞아야 할 전통시장은 울상이다. 가뜩이나 대형 유통업체에 치여 소득이 감소하는 상황에 코로나19 여파까지 비명을 지르고 있다.
 

 

28일 오전 익산 북부시장.

추석 대목을 앞두고 있음에도 오가는 발걸음이 적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였다. 코로나19 탓에 손님이 끊기고 매출이 줄어든 상인들의 한숨이 가득했다. 예년 같았으면 명절을 앞두고 제수용품을 사려는 인파로 한창 북적였을 테지만, 그런 특수는 아예 사라져 버린 듯 했다.

이따금 이어진 발걸음도 장마와 태풍으로 오른 산물 가격을 보고 “배추 한 포기가 만원이네. 비쌀 땐 안 먹는 수밖에”라며 되돌아서기 일쑤였다.

40년간 북부시장에서 빵집을 해온 신모씨(70)는 가게를 아예 내놨다. 벌이로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어서다. 대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고구마 수십 박스를 갖다놓고 내다팔고 있었다. 그는 “반토막 얘기 할 것도 없다. 코로나에 질식할 지경이다. 인생을 이렇게 살았나 회의가 들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인근 한 야채상도 “때가 되면 하던 장보기 행사도 끊긴지 오래”라며 “아예 전부 마비가 됐다”고 푸념했다.

같은 날 전주 남부시장도 사정은 비슷했다. 천변을 따라 늘어선 노점에는 오가는 사람들이 다소 있었지만, 시장 안쪽은 인적이 드물어 한산했다.

과일가게 주인장은 “추석 대목이 기대조차 안 될 정도로 평생에 있어 가장 큰 위기인 것 같다”고 한탄했다.

이 같은 상황에도 추캉스(추석+바캉스) 수요가 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제주관광협회 등에 따르면 추석연휴 5일간 19만8000명의 관광객이 제주도를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루 4만~5만 명 수준으로 코로나19 확산 전 주말 관광객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강인·송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