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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단독] “부울경 통합 이끌 힘 있는 부산시장 원합니다”(영상)

부산시장 찾기 일문백답

 

“다음 시장이오? 뽑을 사람이 있던가요?” 위기의 부산을 이끌 새로운 리더십을 선택하는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까지 200일도 남지 않았다. 하지만 시민 상당수가 10명 안팎의 현 후보군 누구에게도 지지를 보내지 않은 채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한마디로, 시민들은 혜안이 담긴 해법으로 오늘의 부산에 변화를 주고, 추락하는 부산의 위상을 되살려낼 새로운 리더십에 주목하고 있다. 모두가 부산의 위기를 절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후부군에 실망감·답답함 호소

경영 능력 갖춘 '새 인물' 원해


 

 

 

후보들 역시 부산과 시민이 필요로 하는 리더십을 제시할 수 있어야 최종 선택을 받을 수 있다. 한 자리 차지하겠다거나 정치적 ‘징검다리’로 삼으려고 나섰다면 오산이다. 이번에 부산을 이끌 새로운 리더십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부산은 서서히 인천, 세종에 밀려 ‘제3 도시’도 아닌 ‘제4 도시’로 추락하고 말 것이다.

 

부산에서는 허남식 전 부산시장 10년 장기 집권 이후 서병수 전 시장, 오거돈 전 시장 등 6~7년간 대안 찾기가 이뤄졌지만 사실상 실패였다는 게 중론이다. 다음 시장 리더십마저 제대로 세우지 못한다면 앞으로 위기의 골을 감당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차기 부산시장 찾기도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진행돼야 한다. 그 현실적인 길은 시민 열망을 하나하나 모아내는 일이어야 한다는 판단이다. 이에 <부산일보>는 ‘당신이 원하는 부산시장은 어떤 사람이냐’는 가장 기본적인 질문에 답한 시민 100명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하는 ‘부산시장 찾기 일문백답’ 기획을 마련했다. 시민이 원하는 새로운 부산의 시대정신을 찾아보자는 취지다. 코로나 19 위기이다 보니 구체적으로 지난 17~22일 6일간 시민들에게 직접 셀프 영상 인터뷰를 받는 방식을 택했다.

 

<부산일보>가 시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모아 보니 시민들은 ‘경제 도시’ ‘일자리 많은 도시’ ‘동남권 중심 도시’ ‘해양 수도’ ‘안전 도시’를 원했다. 무엇보다 차기 시장은 동남권 연대 움직임에 맞춰 경남 울산을 아우르는 통합의 리더십을 갖추고 수도권 일극 상황에 맞설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주목할 만한 대목은 시민들에게서 정치나 정당 이야기가 전혀 나오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더불어민주당에 다시 기회를 주자는 얘기는 물론 없었거니와 마찬가지로 국민의힘 후보를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부산 현실에 대한 시민 우려는 이미 정치를 넘어서 있었다.

 

그럼에도 정치권의 부산시장 찾기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한묶음으로 묶여 흘러가는 형국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부산시장은 ‘따 놓은 당상’이라며 서울시장 선거에 유리한 선거 이벤트로 만들자는 얘기까지 나온다. 정치공학적 계산이 먼저라는 얘기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후보들의 계산만 분주하다. ‘나가 봐야 질 게 뻔한’ 마당에 굳이 나서지 않으려는 정치공학이 깔려 있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시민들은 부산을 서울 못지 않은 도시로 바꿔줄 실력 있는 리더십을 희망했다. 영상 인터뷰 참여자 100여 명을 세대별로 분류한 분석에서 전 세대가 공통적으로 내놓은 주문은 바로 ‘경제 살리기’였다. 그 해법으로는 경남 울산과의 연대를 통한 동남권 교류·통합, 국가 균형발전,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 해양 산업 발전 등을 제시했다. 부산 기장군에 사는 40대 박정원 씨는 “위기의 부산을 경남, 울산과 묶어내 수도권 못지 않은 곳으로 발전시킬 힘 있는 시장을 원한다”는 영상을 보내왔다.

 

이는 현 후보들이 정치인 일색인 상황과도 엇갈리는 점이라 할 수 있다. 정치 경력이 대부분인 이들에게서 경제적 해법을 기대하거나 경영 능력이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가진 채 신뢰나 지지를 보내지 못한다고 볼 수 있는 반응들이었다. 1995년 1회 지방선거 이후 행정가나 정치인이 부산시장을 맡았다는 점도 이런 열망이 커진 또 다른 배경으로 보인다.

 

현 시점에서 시민들은 이런 관리형 시장보다는 경영 능력을 갖춘 새 인물의 출현을 강하게 바라고 있다.

 

특히 20대와 40대에서는 균형발전 욕구가 강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수도권에 비교할 수 없이 초라한 부산 위상을 절절히 느끼는 것으로 해석된다. 일자리를 찾아 부산을 떠난 친구나 지인이 많은 20대에게 상대적으로 부산의 위상 추락을 크게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부산에 생활 기반을 둔 40대도 계속 추락해 온 부산을 지켜본 경험이 무엇보다 자존심 상하고 불안하게 하는 이유인 것으로 분석된다.

 

부산 수영구에 거주하는 40대 자영업자인 이숙경 씨 등 여러 시민들은 한목소리로 “정치적 입지만 지키려고 이 눈치 저 눈치 보지 말고 시민 권리와 생존을 옹호하고 보호하는 시장이 나와야 한다”고 주문했다.

 

20~50대에서는 ‘청년 일자리·주거 문제 해결’을 주문했다. 취업준비생이나 취업준비생 자녀를 둔 시민들의 영상 인터뷰 참여가 많았다는 점에서 이는 부산에 사는 전 세대에 공통되는 문제제기라 볼 수 있다. 금정구에 사는 50대 주부 서명옥 씨는 “젊은 친구들이 대학 졸업하고 나서도 지역을 떠나지 않아도 부산에서 미래를 꿈꾸게 할 수 있는 시장을 원한다”고 했다.

 

청렴과 도덕성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오거돈 전 시장 성추행 사건, 전직 시장 측근 비리 사건들이 여전히 시민 기억에 또렷한 때문으로 읽힌다. 동구에 산다는 30대 직장인 박미혜 씨는 “부산 미래를 위한 비전과 철학을 가지고 시민과 소통하며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는 분이 시장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부산일보> 영상콘텐츠팀이 편집한 100인 인터뷰 영상은 부산일보 유튜브와 네이버TV에서도 볼 수 있다.

 

김영한·이대성 기자 kim01@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