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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5·18 진상 전국에 알린 정형달 신부 선종

김수환 추기경 찾아가 조비오·김성용 신부 구명 활동도

1980년 5·18 당시 광주의 참상을 알리는 데 앞장섰던 정형달<사진> 바오로 신부가 선종했다. 향년 78세.

18일 천주교 광주대교구에 따르면 정형달 신부가 16일 오후 지병으로 별세했다.

정 신부는 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의 진실을 알린 ‘사제의 맥’을 잇는 분이다. 조비오 신부, 김성용 신부, 정형달 신부로 맥이 이어졌다는 평가다.

1943년 나주에서 태어난 정 신부는 서울 가톨릭대를 졸업하고 1969년 사제품을 받았다.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과 해남본당, 농성동본당, 임곡본당, 옥암동본당 주임신부를 지냈으며 지난 2011년 퇴임했다.
 

고(故) 조비오 신부의 조카인 조영대 신부는 “정형달 신부는 조비오 신부와 김성용 신부가 당시 영어의 몸이 됐을 때, 서울 김수환 추기경을 찾아뵙고 구명활동을 전개했다”며 “무엇보다 5·18의 진상규명이라는 역사적 사명감을 갖고 광주의 진실을 알리는데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또한 “생전의 조비오 신부와 ‘광주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깊은 대화를 나누었다”며 “두 신부님은 광주항쟁의 진실을 위해 애썼던 ‘민주화운동의 스승’”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정 신부는 5월 관련자들의 사면과 구명운동은 물론 5월 유족들의 아픔을 보듬는 데도 헌신했다.

정 신부는 1980년 6월 광주대교구 사제단이 광주항쟁 이후 최초 발표한 ‘광주사태의 진상’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작성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당시 이 성명서는 한국천주교 모든 교회에 전달되면서 광주의 진실을 알리는 기폭제가 됐다.
 

당시 고인이 작성한 성명에는 “비상계엄이라는 허울 속에 정부 당국의 거짓된 발표와 통제된 언론의 편향보도로 인하여 철저히 왝곡되어 있다”며 “사태의 원인이 계엄군의 무자비한 탄압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편 장례미사는 19일 오전 10시 염주동본당에서 광주대교구장인 김희중 대주교가 주례한 가운데 봉헌할 예정이며 장지는 담양천주교공원묘원이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