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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 "우리가 에너지대국 될 수 있다"

에너지분야 최고 '은탑산업훈장' 수상
"배터리·원자력·에너지 효율성 갖게 되면 팍스코리아나 열린다"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이 지난 연말 에너지분야 최고 훈장인 은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올해 사업추진에 바쁜 그를 서울 대성그룹 회장실에서 만났다.

 

-수상 동기를 직접 듣고 싶다.

 

▶크게 세 가지가 아닌가 한다. 먼저 WEC(세계에너지총회)에서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회장 6년, 공동회장 3년, 회장 3년, 명예회장 등을 지냈다.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의 '기업인 자문위원회(ABAC)'를 10년 정도 이끌며 한국을 대표했다. '솔라윈(Solawin)'이라는 태양광-풍력복합시스템을 몽골,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에서 방글라데시, 에티오피아, 에콰도르, 갈라파고스까지 설치했다. 정부가 이런 점들을 평가한 거 같다.

 

-대구경북 사업장을 포함한 올해 대성그룹의 신년 사업 구상은?

 

▶대구 방천리 쓰레기매립장에서 나오는 매탄가스로 에너지를 생산해 지역난방공사에 공급하고 있다. 일종의 신재생에너지사업이다. 폐기물은 땅에 묻히면 매탄가스가 발생한다. 쓰레기를 처리하면서 거기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이다.

 

또 지난해 8월 대구 성서에 수소충전소를 만들었다. 올해 11월에는 경산에 만들 예정이다. 수소산업이다. 도시가스관이 가지 않는 지역에 도시가스와 전기까지 동시에 공급하는 마을형 연료전지 발전사업도 하고 있다.

 

-이 정부가 추진하는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과 맞아떨어진 듯하다.

 

▶그보다는 사실 우리가 많이 앞서 갔다. 그러다 보니 전국에서 우리 사례를 공부하고 있다.

 

-그러면 은탑이 아니라 금탑산업훈장을 받으셨어야 한 것 아니냐?

 

▶원래 에너지 분야는 최고가 동탑이었다. 그러다가 이번에 은탑으로 격상된 것이다.

 

 

 

-올해 대성그룹을 이끌며 중점을 두실 부분은?

 

▶먼저 산업혁명을 얘기하는 것이 순서일 것 같다. 1차 산업혁명의 증기기관은 기존 증기기관의 효율화를 극대화하면서 일어났다. 인벤션(invention)이 아니라 이노베이션(innovation)이다.

 

2차 산업혁명도 미국의 테슬라가 전기에서 기존 직류를 교류시스템으로 바꾸면서 촉발됐다.

 

3차 에너지 혁명은 에너지의 소비, 유통, 생산을 동시에 망라할 것으로 본다. 에너지 효율성 개선이 제일 중요한 부분이 되지 않을까 한다.

 

에너지의 효율성인 '이피션시'는 에너지 경제학자들이 제5의 에너지라고 한다. 석탄, 석유, 천연가스, 원자력을 이은 것이다.

 

대성그룹은 크게 두 가지를 보고 있다. 하나는 '에너지 이피션시' 집중이다. 예를 들어 지금 대구 방천리 쓰레기매립장에서 가스를 생산하기 위해 미생물을 쓴다. 더 좋은 미생물을 만들어 생산력을 높이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메탄을 이용해 단순 천연가스만 생산할 게 아니라 새로운 화학물질도 만들어낼 수 있다. 메탄의 물성(CH4)을 바꾸면 수소가 나온다. 수소가 연료전지를 만드는 결정적 원료 아닌가. 이런 부문에 집중할 계획이다.

 

-현재 세계 에너지 흐름은 어떻게 바뀌고 있나?

 

▶이제는 에너지산업이 '자원기반'에서 '지식기반'으로 바뀐다. 예를 들어 테슬라는 자동차회사라고 생각하는데 에너지회사와 다름없다. 테슬라 자동차는 건전지 끼우는 모형 자동차와 똑같다. 그런 면에서 자동차 회사라기보다 배터리 회사다. 배터리 기술은 우리가 세계 1위다. 에너지 대전환의 시대에 이건 한마디로 국운이다.

 

LG화학, SDI, SK이노베이션이 전 세계 최고의 기술 갖고 있다. 전 세계 큰 회사들이 전기차로 바꾸면서 우리 걸 가져간다. 전기차가 대세가 되면 이들 회사를 찾을 수밖에 없다.

 

-신재생에너지의 중요성은 인정하지만 비용부담이 너무 큰데 비해 효율성은 낮다.

 

▶기후 변화 때문에 탈탄소를 하는데 탄소를 아무리 줄여도 신재생에너지 갖고는 안 된다. 신재생에너지가 많이 보급됐다지만, 수력발전 빼면 아직도 전 세계 에너지 총생산량의 10% 내외다. 그러니까 결국 원자력으로 돌아온다. 전 세계에서 원자력을 버린 나라들인 대만, 일본, 영국 등이 돌아오고 있다. 그러다 보니 원자력 붐이 일어난다.

 

 

 

-에너지 대전환의 시대이다. 우리나라의 에너지정책 방향성은 어떻게 보나?

 

▶우리의 탈원전 정책은 정치적‧법적 문제이기 때문에 여기서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 다만 세계시장을 바라볼 땐 (원자력 붐이) 너무 좋은 기회다. 원자력을 설계, 건설, 시공, 운영까지 다 할 수 있는 나라는 한국, 중국, 러시아밖에 없다. 우리가 국내에선 밀당을 하더라도 밖에선 표정관리 해야 한다고 본다.

 

우리가 배터리에너지 저장장치사업하고 원자력사업, 이 두 개를 가지게 되면 미래 에너지사업에서 주도적 위치에 선다.

 

하나 더 있다면 제1의 에너지라고 할 수 있는 '에너지 이피션시'다. 에너지 혁명이 우리나라에서 시작될 수 있다.

 

영국이 1차 에너지혁명으로 폭스브리타니카인 대영제국으로 발전했고. 미국이 2차 에너지혁명으로 팍스아메리카나로 전 세계를 주도했다.

 

우리도 배터리에너지저장시스템, 원전, 에너지 이피션시 3개만 갖고 있으면 폭스코리아나가 가능하다고 본다.

 

-여기서 대구경북의 역할은?

 

▶나는 국운 측면에서 동이 트기 전 어둠을 느낀다. 곧 새벽이 오고 동이 튼다. 딱 그 길목, 전략적인 고지에 있다. 이걸 잘 활용할 수 있는 비전과 리더십이 필요하다. 그걸 위해서 TK가 단합해야 한다. 우리 TK가 위기에 강하다. 똘똘 뭉치면 된다. 천재일우의 기회를 잘 살리기 위해 TK가 똘똘 뭉쳤으면 좋겠다.

 

-그 중심에 지역 연고인 대성그룹이 있으면 좋겠다.

 

▶우리 기업이 에너지에 있으니 이런 얘기 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우리 정부는 2050년 탄소 제로 선언을 했는데 실현 가능성은 어느 정도로 보나?

 

▶2050년 지표를 세운 건 긍정적이다. 방향성을 잡은 거다. 문제는 방법론인데 지금부터 연구할 부분이 많다.

 

그 중 하나가 신재생 에너지 저장장치다. 시계, 노트북, 자동차까진 실용화됐다. 그러나 제조공장 분야로 가려면 아직 멀었다. 생산은 해도 저장이 안 되기 때문이다.

 

국가적인 전력망에 지금 정도의 품질을 유지하는 저장장치가 필요하다. 그건 엄청난 거다.

 

우리가 관심을 갖는 건 유틸리티 스케일의 에너지 저장장치를 만드는 것이다. 가능성이 크다. 이게 되면 규모는 천문학적이다.

 

 

 

-코로나 시대에 기업들의 과제는?

 

▶비대면은 일상화된다. 기업들이 많이 어렵지만 넷플릭스를 보라. 분명 혜택을 받는 업종이 있다. 관건은 콘텐츠다. 새로운 콘텐츠, 독창적 콘텐츠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BTS를 비롯한 K팝 등 한류는 대단하다. 이것도 국운이다. 이런 흐름에서 알 수 있듯이 기업인들은 비대면을 변수가 아니라 상수로 받아들이고 변신을 해야 한다.

 

대담 최정암 매일신문 서울지사장, 정리 김병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