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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함양 일두고택·거창 동계종택 등 경상도 12곳 ‘한국 민가정원’ 선정

문화재연구소·국립수목원
최필간 고택·최부자댁 포함

 

 

 

 

조선 시대 유학자 정여창(1450~1504)의 생가인 경남 함양 일두고택 정원을 비롯해 경남 거창 동계종택 등 경상도 지역 정원 12곳이 ‘한국의 민가정원’으로 선정됐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와 국립수목원은 경상도(12곳)와 전라도(12곳) 지역 ‘한국의 민가정원’ 24곳을 조사·선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여기서 ‘민가’는 백성의 집으로 궁궐, 관아, 사찰, 향교 등 공공건축과 구분되는 사적인 건축을 말한다. 또 넓은 의미에서 상류 주택인 궁집(나라에서 목재와 목수를 보내 지어주었던 집)과 제택, 중류 주택, 서민주택을 모두 포함한다.

 

그간 문화재 등록 민가(건축)에 관한 연구는 진행됐지만, 민가에 딸린 정원 연구는 거의 없는 상태였다. 이에 한국정원 발굴·원형복원과 보존관리 등 활성화를 위해 두 기관이 국가 지정 민속문화재나 시·도 지정 민속문화재 등을 대상으로 공동조사를 실시, 2년(2019~2020년)에 걸쳐 찾아낸 곳들로 24곳 모두 아름다운 한국 민가정원의 특징이 잘 보존된 곳들이다.

 

이번에 한국의 민가정원으로 선정된 경상도 지역 민가정원 중에는 경남이 함양 일두고택, 거창 동계종택, 산청 단계리 박 씨 고가, 거창 갈계리 임 씨 고가, 밀양 청운리 안 씨 고가, 고성 최필간 고택, 함양 노참판댁 고가, 함양 개평리 하동 정 씨 고가 정원 등 8곳, 경북이 경주 최부자댁, 상주 우복종택, 성주 예산리 만산댁, 문경 장수 황 씨 종택 정원 등 4곳 포함됐다.

 

이 중 국가민속문화재 제186호인 경남 함양 일두고택은 조선 초 성리학의 대가인 정여창의 생가로, 건물 대부분이 조선후기에 중건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일두고택 정원의 가장 큰 특징은 사랑채 누마루 앞에 조성된 삼봉형 석가산(石假山)이며, 주산을 높이고 좌우 봉우리가 낮게 조성된 볼록 ‘철(凸)’자 형태이다. 석가산 옆에는 높이 7m의 소나무와 산철쭉, 회양목 등의 식생이 잘 어우러져 있다.

 

경남 거창 동계주택은 조선시대 문신인 동계 정온(1569~1641)의 생가로 국가민속문화재 제205호로 지정돼 있다. 담장은 호박돌을 진흙으로 고정해 쌓아 올리고 기와지붕을 올린 형태를 취한다. 대문을 들어서면 정면으로 사랑채가 위치하고 사랑채 누마루 앞에는 원형으로 자연석을 쌓아 단을 높인 화단이 잘 조성돼 있다.

 

전라도에서는 전남 장흥 무계고택, 전북 남원 몽심재 고택 정원 등이 12곳에 포함됐다.

 

향후 두 기관은 이미 등록된 문화재는 물론 등록되지 않은 민가 정원들의 3차원 입체(3D) 스캔, 360도 가상현실(VR) 기록 등을 활용해 ‘디지털 민가정원’ 특별전시회 개최 등도 계획하고 있다.

 

두 기관이 ‘한국의 민가정원’을 선정한 것은 건축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홀한 민가정원을 영국이나 독일, 프랑스처럼 국가 자산 또는 관광 자원으로 키워나가기 위한 목적도 있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자연문화재연구실 이원호 연구관은 “아직 국립수목원과 구체적으로 논의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충청도 지역이 민가정원 연구대상 지역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향후 이들 정원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문화재적 가치를 조명하고, 정원 문화재로 지정하는 방안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정달식 선임기자 dos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