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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이재명 조폭연루설' 박철민, 현금 상납 공적팔이 시도했나

 

 

'이재명 20억 상납설'을 주장한 박철민(31)씨의 제보를 뒤집는 녹취록이 공개됐다.

박씨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성남시장 시절 현금을 건넸다고 지목한 제보자는 "철민이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러는 건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21일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대법원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제보 녹취록을 공개했다.

김 의원실이 제공한 녹음파일에 따르면 돈 전달책으로 지목 받은 A씨는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졌다"며 "내가 돈을 몇 차례 가져다줬다고 하는데, 가져다 준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A씨는 이재명·은수미 전현직 성남시장을 본 사실도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이 지사와 은 시장의 '조폭연루설' 자체가 흔들리는 발언이다. 그는 "사람 약 올리려는 게 아니고 은수미와 이재명이라는 사람을 아예 한번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이 대목에서 A씨는 '아예 한번도'를 2차례 반복했다.

이어 "전달을 실제로 했다면 전달했다고 할텐데, 내가 지금 거짓말하면 나중에 내가 잘못되는 것 아니냐"며 재차 "은수미나 이재명씨를 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와 은 시장 측근에게도 금품을 전달한 사실이 없다고 못박았다.

"박철민이 돈 생각나서 작전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걸 진짜 모르겠다"며 "돈 심부름한 적 전혀 없다. 왜 박철민이 나한테 심부름했다고 그러는 것이냐"고 반문하며 어처구니없어 했다.

A씨는 이 지사, 은 시장의 '조폭 연루설'과 관계 있는 성남 국제마피아파 이준석 대표의 코마트레이드 직원으로 창고관리를 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교대로 징역을 가는 바람에 코마트레이드에서 박씨를 본 적도 없었다고 부연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감장에서 녹취록을 공개한 뒤 '국회의원 면책 특권을 이용한 정치적 공작'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조폭 연루설 만들어 정치 공작 벌이려던 의도가 있는 거 아니냐는 의심을 할 수 밖에 없다"며 "녹취록 보면 (박씨가 현금 전달책이라고 지목한 이들이) 사실이 아닌 이야기를 하고 있기에 '말이 안 된다'고 수차례 반복해 얘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박철민 제보 중 이상한 것은 가장 기본 중의 기본인 '검증'이라는 절차를 국민의힘과 장영하 변호사, 그리고 국감장에서 이 것을 터뜨린 김용판 의원이, 그것도 평생 수사기관에 있던 김 의원이 확인 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김 의원의 철저한 수사 요청에 "아주 흥미롭다. 메시지가 분명하다"고 했다.

앞서 박씨는 법무법인 디지털 장영하 대표변호사를 통해 이 지사가 사실확인서와 진술서를 전달했다. 이 지사의 조폭 금품 수수 근거라며 장 변호사에게 건넨 5만원권과 1만원권 현금 뭉치가 2018년 11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 게시물로 확인되면서 허위 제보라는 질타를 받고 있다.

국민의힘 김용판(대구달서병) 의원은 지난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기도 종합 국정감사에서 박씨의 문제가 된 돈뭉치 사진 등을 공개하며 이 지사에게 압박 드라이브를 걸었다.

 

 

하지만 이튿날인 19일 장 변호사가 "돈뭉치 사진은 논란이 된 이후에 페이스북에 올라와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해명한 데 이어 20일 기자회견에서 "돈을 전달했는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고 직접 보거나 듣지 못했지만, 여러 정황을 종합했을 때 이 지사가 돈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해 제보의 신빙성을 떨어뜨렸다.

박씨는 지난 19일 자필로 써서 건넨 문건이 사실이 아닐 경우 무고죄로 처벌 받겠다고 적시하며 일부 확실한 목격자와 관련자 녹취 자료를 준비했다고 쓴 뒤 본인 이름 뒤에 간인(손가락에 인주를 묻혀 지문찍음)했다.

박씨는 서울동부구치소 수감 당시 검찰 사건 제보서 대필해주고 구형량을 깎는 속칭 '공적 팔이'를 해주겠다며 동료 재소자로부터 수억원을 받아내는 변호사법 위반 등 8가지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지난달 29일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열린 1심에서 징역 4년6월을 선고(10월19일자 인터넷판='이재명 20억 상납설' 박철민, 검찰 사건제보 대필해주고 수억원 갈취)받았다. 현재는 수원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장영하 변호사는 박씨가 작성한 진술서와 사실확인서를 접견 등을 통해 입수하고 자신의 블로그 등에 박철민씨의 본명과 주민등록번호 앞 6자리 등을 담아 공개했다.

장 변호사는 김용판 의원을 통해 공개하게 된 경위로 "국감 앞두고 (김 의원이)좋은 자료 없느냐고 하기에 이 자료를 전달했다"며 "박철민에게 국민권익위원회를 통해 공익 제보를 하자고 했더니 접견하는 와중에 박씨가 직접 전화를 했다"고 해명했다.

 
/손성배·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