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강릉 1.3℃
  • 서울 3.2℃
  • 인천 2.1℃
  • 흐림원주 3.7℃
  • 흐림수원 3.7℃
  • 청주 3.0℃
  • 대전 3.3℃
  • 포항 7.8℃
  • 대구 6.8℃
  • 전주 6.9℃
  • 울산 6.6℃
  • 창원 7.8℃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순천 6.7℃
  • 홍성(예) 3.6℃
  • 흐림제주 10.7℃
  • 흐림김해시 7.1℃
  • 흐림구미 5.8℃
기상청 제공
메뉴

(전북일보) [익산 요소수 판매 현장 가보니] 차주는 물론 아내까지 동원…구매 행렬 장사진

1인당 1통씩 225명에게 판매…오전 7시부터 대기
300~400명 몰려 구매하지 못하고 발길 돌리기도

 

 

9일 오전 8시 익산시 부송동 실내체육관 앞 주차장. 주차장에 설치된 천막 아래에 20여 명의 시민들이 이른 아침부터 줄을 섰다. 이들은 익산시와 아톤산업이 요소수 판매를 시작함에 따라 요소수를 구입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던 이들이다. 비바람도 이들을 막을 수 없었다. 눈앞에 닥친 생계 위협에 비하면 궂은 날씨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요소수 판매는 오전 10시부터 시작됐지만, 오전 10시가 되기 전에 300여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판매 시간이 가까워지자 요소수 구매를 원하는 시민들이 더 몰려 장사진을 이뤘다.

요소수를 구매하기 위해 아침 7시부터 줄을 섰다는 첫 번째 대기자 유혜경 씨(49·익산 모현동)는 “남편이 화물 운송 일을 하는데 요소수가 없어 운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면서 “남편이 일을 하지 못할 형편에 놓이니 당장 생계가 걱정돼 혹시나 요소수를 구하지 못할까 싶어 새벽부터 나와 서 있었다”고 말했다.

요소수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익산 시민임을 증명해야 했다. 자원봉사자와 공무원은 차량등록증을 확인하며 ‘익산시’라고 적힌 번호표를 손등에 붙여줬다. 긴 행렬 사이사이에 이날 판매 대상이 아닌 시민도 섞여 있어 언성도 오고 갔다.

오랜 기다림 끝에 구매에 성공한 구매자들은 선제적으로 대처해 업체와 협약을 이끌어 낸 시와 저렴한 가격에 요소수를 판매하는 업체에 감사함을 전했다.

장장 3시간을 기다려 첫 번째로 요소수를 구매한 유 씨는 “처음에는 20ℓ를 살 수 있다고 했는데 막상 10ℓ만 판매한다고 하니 섭섭한 부분이 있지만, 그래도 당장에 필요한 요소수를 제 가격에 판매해주니 고맙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하지만 이날 실내체육관을 찾은 절반의 시민들은 요소수를 구매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업체 사정상 10ℓ 제품 225통(1인당 1통)의 한정된 물량만 공급한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요소수를 구매한 양희용 씨(54)는 “7.5톤 화물차를 운행하는데 최근에 요소수가 없어서 일을 못하고 있었다”면서 “요소수를 구할 수 있어 기쁘지만 내 뒤에 있는 분들이 사지 못하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물량을 넉넉하게 확보하지 못해 시민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크지만 업체 사정상 당분간은 한정된 물량만 판매할 수 없다”면서 “다음 주부터는 요소수 주입기를 설치해 일반 승용차에게도 판매하고, 판매량도 더 늘리겠다”고 말했다.

이동민 whooo9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