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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단일 세계최대규모 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건설 현장은 인권침해·안전 불감증"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 신축 4공장 건설 노동자들이 열악한 근무 환경과 현장의 안전 불감증 문제를 지적하며 사측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20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내년 가동을 목표로 1조7천400억원을 투입해 2020년 착공에 들어간 4공장은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 수준의 생산(25만6천ℓ) 설비를 갖출 예정이다. 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협력업체 소속을 포함해 2천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대규모 생산시설을 갖춘 공장을 건설하는 현장인 만큼 인력이 대거 투입됐으나 화장실과 휴게실 등이 턱없이 부족해 노동자들이 인권 침해를 당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동자들, 사측에 대책마련 촉구
인력 2천여명 화장실 부족 '긴줄'
추운 날 쉴 곳 찾아 헤매는 처지

 


협력업체 직원 A씨는 "턱없이 부족한 화장실로 인해 화장실을 갈 때마다 줄을 길게 서야 한다"면서 "이 때문에 화장실에 갈 때면 마음이 급해진다"고 토로했다. 이어 "휴게실도 부족해 추운 날에는 쉴 곳을 찾아 헤매야 하는 처지"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복수의 노동자는 건설 현장 내 안전 문제도 심각하다고 증언했다. 다른 협력업체 직원 B씨는 "지난해 12월에는 4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지게차에 깔리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노동자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B씨는 지난해 10월 현장에서의 위험천만했던 경험담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10월28일 크레인, 지게차 등 중장비를 가동할 때 울리는 안전 사이렌과 신호수 호각 등을 회사(협력업체)에서 울리지 못하게 지시했다"며 "안전 사이렌과 신호수 호각은 작업 과정에서 위험 요소를 노동자들에게 알리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날은 삼바 3공장에서 위탁생산한 모더나 코로나19 백신이 처음으로 국내에 공급되는 날이었다. 이를 기념하는 행사에 존림 삼바 대표이사,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김헌주 질병관리청 차장,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배준영 국민의힘 국회의원, 조택상 인천시 균형발전정무부시장, 이원재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B씨는 "중요한 행사가 있었다면 작업을 잠시 중단하는 게 맞다"며 현장의 안전 불감증을 꼬집었다.

 

 

3공장 행사에 '안전호각'도 금지
수주사 "개선점 찾아 문제 해결"

 


경인일보 취재가 시작되자 해당 공사를 수주한 삼성엔지니어링은 서둘러 대책 마련에 나섰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공사 현장에 협력업체가 많다. 자칫하면 이 업체들의 경영권을 침해할 수 있어 모두 관리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현장 업체에는 재발 방지를 요청했다. 삼성엔지니어링에서 운영하는 '안전 신문고'와 '노사협의체'를 탄력적으로 운영해 개선점을 찾아 안전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해명했다.

화장실과 휴게실 부족 문제에 대해선 "이전부터 요구가 있어 부족했던 시설은 일부 늘렸다. 조만간 더 늘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