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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일보) '가장 오래된 한글편지' 보물 될까… "역사·학술가치, 희소성 높아"

조선시대 군관 나신걸 500년 전 작성 추정, 2011년 유성구서 발굴
문화재위 심의 단계… 올해 안 지정여부 결정 예상
높은 문화재적 가치에 최근 정조 한글편지 보물 지정되며 기대감 커져

 

대전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한글편지가 보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문화계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011년 대전 유성구 금고동 안정 나씨 묘역에서 발견된 한글편지는 현재까지 남아 있는 한글 편지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선시대 군관 나신걸(1461-1524 추정)이 함경도로 발령받아 떠나는 길에 부인 신창맹 씨에게 보낸 편지로, 회덕현(오늘날 대덕구 일원)에 있는 가족들을 만나보지 못하고 떠나는 안타까움을 담고 있다.

현재 대전시립박물관에 소장 중인 이 편지는 한글 고어와 생활풍습, 한글 표기의 변천사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써 문화재적 가치가 충분하단 평가다. 현재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의 검토안건심사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심사에서 가결될 경우 지정예고, 심의안건심사 등 절차를 차례로 거쳐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을 경우 이르면 올해 안에 보물 지정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시립박물관 관계자는 "함경도를 '영안도'로 명시했단 점에서 작성 시점은 최소 1498년 이전으로 추정된다"며 "당시 지방 서민층에게서도 한글이 널리 사용되고 있었음을 유추할 수 있단 점에서 그 파급력을 확인할 수 있는 단서"라고 설명했다. 실제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1470-1498년 함경도를 '영안도'로 개칭한 사실이 기록돼 있다.

심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은 가운데 일각에선 이 편지의 보물 지정 작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조선시대 왕 정조가 쓴 한글편지 14통을 모은 책이 보물로 지정되면서다. 정조의 한글편지는 국왕의 일생을 복원하는 사료이자 정조의 한글 서체 변화 과정을 확인할 수 있어 보물로 지정됐다.

지역의 한 문화재 전문가는 "한양(서울)이 아닌 지방에서 발견된 최초의 한글편지로써 역사·학술적 가치는 물론 희소가치도 매우 높다"며 "출토지와 내용도 분명하고, 보존 상태도 양호한 만큼 여러 조건을 다 따져봤을 때 보물 지정 자격은 이미 충분하다"고 말했다.

지역 문화계 한 인사는 "대전은 타 광역시와 비교했을 때 보물급 문화재가 많지 않은 편"이라며 "지역에 숨겨져 있거나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문화재들을 더 많이 발굴·지정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한편 9일 기준 대전시에 있는 국가지정 문화재 중 회덕 동춘당, 이시방 초상 등 10점이 보물로 지정돼 있다.

이태민 기자 e_taem@daej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