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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일보) 추석 앞두고 대형마트 가보니... 채소·과일 몇 개 집었는데 벌써?

통계청, 7월 대전 신선식품지수 전년 比 11.3% 증가
폭염·폭우 채소 가격 급등…배추125.3%·시금치40%↑

 

"추석을 앞두고 야채나 고기 할 것 없이 가격이 올라 장을 보기가 겁나요. 물가가 너무 비싸 재래시장을 이용할까 고민 중이에요". 대전 서구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김씨의 하소연이다.

"손님들이 상자나 봉지째 구매하던 예년과 달리 낱개로 한 두 개씩 사 가고 있어요. 과일이며, 채소며 생활물가가 대부분 올라 소량 구매가 눈에 띄게 늘었죠". 이 마트에서 만난 점원은 최근 소비자들의 달라진 소비 형태를 이 같이 설명했다.

추석 연휴를 2주일 여 앞둔 29일 오후 1시 무렵, 대전 서구 한 대형마트에는 대목을 앞둔 분위기를 탄 듯 대낮임에도 소비자들로 북적였다.

장을 보던 50대 주부 장씨(월평동)는 시금치 1팩 가격이 9000원인 것을 보고 구매를 포기했다. 장씨는 "꿩 대신 닭이라고, 올 추석 잡채는 시금치 대신 청경채를 넣어 만들 예정"이라며 "청경채 1팩도 7000원으로 가격이 만만치 않지만,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장을 보기 위해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추석이 성큼 다가왔지만, 각종 소비재 등이 연일 고물가로 상승세를 타면서 차례상 비용을 걱정하는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폭염과 폭우 등의 영향으로 채소 가격은 치솟았고, 이른 출하에 생육 부진 과실류마저 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장을 보러 온 양씨(42·서구 월평동)는 "요즘 마트에서 장을 보면 카트에 식품 5-6개만 담아도 20만원이 훌쩍 넘는다"며 "집집마다 어떻게 차례상을 차리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4인가족 기준 통상 20-30만원 정도 했는데, 올해는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 같아 벌써부터 차례상 차리기가 겁이 난다"고 했다.

29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대전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08.43으로, 전년 동월(102.40) 대비 5.9% 올랐다. 같은 기간 신선식품지수는 11.3%, 생활물가지수는 7.7% 각각 상승했다. 서민들의 장바구니 비용 부담이 커진 것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조사 결과, 8월 현재 대전에서 유통되는 시금치 1㎏ 소매가는 3만3369원 정도다. 전년 동월(1만2937원) 대비 무려 158% 증가했다. 배추 1포기 소매가도 1년 전(4776원)보다 33% 오른 6365원에 판매되고 있다.

파프리카(200g)는 47%, 상추는 13%, 수박은 17% 올랐다. 과일류 중에는 사과(홍로·10개)와 포도가 각각 26%, 51% 상승했다.

부침개에 필요한 밀가루, 식용유도 고공행진이다. 지난 7월 식용유 물가지수(179.5)는 전년 동월(111.95) 대비 60%, 밀가루와 떡은 각각 60%와 5.9% 올랐다.

마트에서 만난 임씨(28·유성구 궁동)는 "올해 취업한 후 첫 명절 선물로 부모님께 드릴 과일을 살 생각이었는데, 예상했던 금액을 훌쩍 넘어 놀랐다"며 "옷이나 신발 등 기성품으로 추석 명절 선물을 대신할까 고민중"이라고 했다.

특히 올해는 지난 추석보다 많이 오른 탓에 물가 인상은 더욱 버거운 현실이다. aT 조사에서도 올 추석 차례상 비용은 평균 31만8045원으로 지난해보다 6.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시장은 27만2171원, 대형유통업체는 36만3920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7%, 6.6% 오른 것이다. 폭염과 폭우가 겹치며 시금치, 무, 배추 등 채소류 가격이 높아진 것으로 aT는 분석했다.

이른 추석으로 과일 출하가 빨라진 것도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과일 생육 부진에 따라 대과 비중이 감소해 과실류 가격이 상승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최근 들어 '쌀값만 빼고 다 올랐다'는 말이 피부에 와 닿는, 고물가 시대를 겪고 있는 것이다.

다만 배추나 배 등 일부 식품 가격은 다소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aT 관계자는 "배추는 산지 기상 호전에 따른 출하량 증가로 반입량 증가, 배는 명절 선물용으로 수요 증가가 예상되나 수요와 공급이 원활할 예정으로 보합세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전통시장의 경우 1차 공급자와 판매자가 같은 경우도 많아 소량 판매 등이 가능한 반면 마트의 경우 정해진 물량과 유통 절차의 차이 등으로 인해 대개 가격이 높은 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