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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인터뷰] 6년 만에 경기필 만나는 성시연 지휘자

신과 같은 존재 앞 겸손… 말러 함께 하게 돼 행복

 "여러분과 다시 뵙게 돼서 반갑고 설렙니다."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를 맡았던 성시연 지휘자가 2017년 고별무대 이후 6년 만에 경기필과 다시 만났다. 성 지휘자는 "이번 경기필과는 오랜만에 보는 거라 약간의 어색함과 놀라움, 그리고 반가움이 공존할 것 같다"며 "경기필이 좋아졌다는 평을 많이 들어 기대가 된다"는 소감을 전했다.

성 지휘자가 경기필과 함께 연주하게 된 곡은 '말러 교향곡 6번'이다. 왜 이 곡을 선택했냐는 질문에 그는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했다.

대신 "안정이 필요할 때 자연 다큐멘터리를 가끔 본다"고 운을 뗀 성 지휘자는 "히말라야 사람들이 사는 모습이라든지 등정하는 영상을 보고 있으면 자연과 신 앞에 극도로 작아지고 겸손해지는 나를 투영하게 된다"고 했다.

"자연다큐 보며 작아지는 나를 투영"
'말러의 초심' 따라… 2악장은 빠르게
22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서 공연

 


말러 6번은 성 지휘자에게 '한 번도 넘어보지 못한 첫 등반'과도 같은 존재라는 것. "그 곡 앞에 서면 변화무쌍한 자연과 신과 같은 거대한 존재 앞에 선 자신을 보는 것 같다"고 한 성 지휘자는 "임기 때 경기필과 많은 말러 교향곡을 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거대한 산과 같은 말러를 함께 등반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밝혔다.

'비극적'이라는 표제를 가진 이 곡은 전반적으로 무겁고 우울하며, 많은 종류의 악기를 사용해 감정을 표현한 작품으로 유명하다. 또 1악장이 끝나면 악단에 따라 느린 안단테 악장을 연주하기도 하고, 또는 빠른 스케르초 악장을 연주하기도 한다. 이는 말러가 여러 차례 개정했기 때문인데, 어떤 악보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지휘자들의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다.

성 지휘자는 2악장 스케르초, 3악장 안단테를 선택했다. '말러의 초심이 그러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성 지휘자의 설명이다.

그는 이어 "나의 음악적 감성으로 전 악장의 큰 스케치를 그려 봤을 때 3악장에 안단테가 오는 게 조성적으로도, 음악적으로도 4악장의 도입부와 더 긴밀히 연결된다"며 "1악장에 4분의 4박자 행진곡이 나오고, 2악장에 또 4분의 3박자의 행진곡이 나오는 것이 얼마나 말러 다운가"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성 지휘자가 보여주고 싶은 말러는 어떤 모습일까. 그는 "말러 교향곡 6번은 7번 못지 않게 어프로치(approach)가 쉽지 않은 작품인 것 같다"며 "변화무쌍하고 예고 없이 일어나는 변환들이 설득력 있게 다가오기 힘든 곡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센 다이내믹 때문에 자칫 포효만 하다 끝날 수 있는 곡이기도 하다"며 "첫술에 배부를 수 없겠지만, 처음 들으시는 분들도 어렵지 않은 말러를 들려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전했다. 성시연 지휘자가 이끄는 경기필의 '말러 교향곡 6번'은 22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 23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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