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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신문) 편의점서 ‘인생 2막’… 60대 새내기 직원 “출근이 즐거워요”

도내 첫 ‘시니어스토어’ 가보니
편의점 운영·관리 교육 후 근무
친절한 고객응대, 물품관리 척척
“삶에 활기 생기고 경제력도 생겨
노인일자리 사업 더 확대됐으면”
주간근무 어르신이 낸 수익으로
야간 청·장년층 고용 ‘일석이조’

“이 나이에 다시 일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게 꿈만 같아요. 제2의 인생이 시작되는 것 같아서 너무 행복합니다.”

지난 5일 오후 방문한 창원시 성산구 소재 한 편의점. 얼핏 보면 일반 편의점과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이곳은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곳이다. 기자가 가게에 들어서자 “어서 오세요”라는 활기찬 목소리가 반겨주었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편의점 직원인 이은숙(61)씨다.

이씨는 출근 3일차 새내기 직원으로 노인일자리 사업인 시니어스토어(편의점)에 선발된 전문인력이다.

 

시니어스토어는 GS25가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노인인력개발원과 시니어 계층 일자리 창출을 위해 시행하는 사회공헌형 사업으로 판매수익금을 인건비와 사업운영비로 사용한다. 이곳 편의점은 경남 첫 시니어스토어로 노인일자리지원기관인 성산시니어클럽이 창원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이씨는 과거 영어 과외교습소를 운영하던 선생님이었다. 그러나 지난 2019년 개인적인 사정으로 교습소 운영을 중단하게 됐다. 4년간 공백기를 가지면서 무료함을 느끼던 이씨는 다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하지만 60세를 넘긴 나이는 재기를 막는 걸림돌이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시니어스토어 모집 공고를 접했다. 신청 조건이 ‘60세 이상 노년층‘이란 것을 확인하고는 고민 없이 지원했다고 한다. 그렇게 시니어스토어 사업에 선발된 이씨는 GS25 본사로부터 편의점 운영 및 관리 등 전문교육을 받은 뒤 지난 2일부터 정식으로 근무하고 있다.

대단지 아파트 내 위치한 시니어스토어는 아파트 주민들과 인근 학교 학생들이 많이 찾고 있었다. 오후 4시께 손님들의 연이은 방문에도 이씨는 특유의 친절함과 미소를 잃지 않는 모습이었다. 손님이 뜸할 때는 물건 정리를 하고 편의점 운영 매뉴얼을 숙지하는 등 편의점 내부에는 그의 열정으로 가득 차고 있었다. 적지 않은 나이에 하루 4시간씩 꼬박 근무하고 있는 이씨는 체력적으로 버거울 법도 하지만, 출근할 수 있는 직장이 있다는 것에 크게 만족한다고 한다.

그는 “과외교습소를 그만두고, 전업주부로 생활하면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는데, 일을 시작하고 출퇴근 개념이 생겨서 너무 좋다. 무엇보다 사회활동을 하니까 삶에 활기도 생기고, 경제적으로 집에 보탬도 되고 있어서 기쁘다”며 “저 같은 노년층이 이런 기술을 배워서 일할 수 있는 노인일자리 사업이 많이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니어스토어의 특별한 점은 노인일자리뿐만 아니라 청장년층의 고용으로까지 이어진다는 점이다. 현재 시니어스토어 운영은 주간에는 60세 이상 어르신 12명이 4교대로 근무하고, 야간에는 청·장년층이 투입돼 근무하고 있다.

특히 어르신들이 벌어들인 수익금 일부는 야간에 투입하는 청·장년층 고용에 쓰이고 있어 의미가 크다.

창원시 노인장애인과 관계자는 “노인일자리 사업의 특성상 노인에게만 한정될 수 있는데, 시니어스토어는 어르신들이 낸 수익이 청·장년층 고용에 쓰이고 있어, 청·장년층의 실직률 해소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창원시는 시니어스토어 운영 성과와 수익성 등의 결과를 토대로 추가 개소를 결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