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3급 전보 △마산합포구청장 안병오 ◇4급 승진·전보 △마산합포구 대민기획관 조성환 △진해구 대민기획관 김부식 △성산구 대민기획관 이승룡 △하수도사업소장 제종남 △도시개발사업소장 나재용 △상수도사업소장 이종덕 △마산회원구 대민기획관 김종핵 ◇4급 전보 △의창구청장 박주야 △성산구청장 장규삼 △마산회원구청장 박명종 △진해구청장 김동환 △문화체육관광국장 구진호 △복지여성보건국장 김종필 △푸른도시사업소장 유재준 △차량등록사업소장 서정국 △의창구 대민기획관 이춘수 △내서읍장 이선희 ◇5급 승진 △김정미 △최경철 △정진화 △양정순 △김혜정 △문인숙 △문혜숙 △김승용 △김외화 △이갑부 △황선복 △정서인 △최영진 △이옥종 △강성인 △박창선 △오동환 △이용규 △유경종 △방한호 △박세권 △강현애 △백영란 의령군 ◇ 4급 승진 △경제문화국장 최용길 △안전건설국장 정영재 ◇ 4급 전보 △행정복지국장 이미옥 ◇ 5급 승진 △의령군의회 파견 김동재 △문화관광과장 직무대리 장정현 △의령군의회 파견 김숙영 △궁류면장 직무대리 전용부 △건강증진과장 직무대리 조미경 △상하수도과장 직무대리 강은희 ◇5급 전보 △기획예산담당관 전윤갑 △농촌전략담당관 최우석 △행정과장 김종홍 △재무과장
그가 움직인다. 손짓춤에 살결 같은 무명천이 내려서고 조리질에 참깨 올라오듯 누런 진흙물이 일어난다. 토닥거리며 매만지고 빠른 장단으로 휘몰아치니 항아리 안에 울돌목 회오리바람이 인다. 강바닥이 뒤집힌 듯한 너울에 정신이 혼미하다. 토해낸 물거품이 모여 수런거린다. 그가 젖은 천을 치켜들고 훑어 내리자 하늘 한 조각 떼어온 양 푸른 쪽물이 주르륵 쏟아진다. 흙을 빚어 태어났다. 잘록한 목선 타고 흘러내린 허리는 어린아이 두어 명을 거뜬히 품을 정도로 넉넉하고 진한 흑갈색 겉옷엔 빗금 몇 개 그어 멋을 부렸다. 풍만한 맵시는 미스 항아리 대회라도 나섰더라면 등위 안에 당당히 들었을 것이다. 닥치는 대로 녹여버릴 듯 맹렬히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살이 타들어가는 뜨거움을 견딜 때는 어느 종갓집 볕 드는 마당가라도 놓이려나 기대했다. 구수한 향내 깊은 간장을 우려내 가문의 장맛을 늠름하게 지켜내겠노라 호기로움도 가졌고, 윤기 흐르는 햅쌀 담아 굳건히 좀벌레 막아내어 세상사에 지친 사람들에게 밥심을 세워주어야지 다짐도 했다. 동기간인 백자는 거실 문갑에서 거만하게 우쭐거리고, 앙증맞은 꿀단지는 조신하게 벽장에 머물고, 덩치 큰 장독이 고방 안쪽에서 어른 노릇할 때도
벌떡 일어나 앉으니 홰치는 소리가 들렸다. 퍼덕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다시 누웠다. 곧 새된 울음이 터져 나오겠지만 잠깐이라도 바닥에 등짝을 붙이고 싶었다. ‘홰만 치고 울지 마라, 이 놈아’ 그놈의 길쌈만 하면 잠이 쏟아졌다. 길쌈하는 밤은 가는지 오는지도 모르는 깊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날이 새기 전에 눈이라도 붙여야 하는데 베는 더디게만 짜였다. 거기다 시어머니는 삼을 곱게도 삼았다. 고운 실로 만든 북은 보기가 좋았고, 베를 짜놓으면 결이 고와 모시 같다는 소리를 들었다. 베 짜는 사람한테는 그런 고역이 없었다. 시어머니가 북을 만들어 자랑할 때마다 보기 좋다며 장단을 맞추는 건 나다. 그건 며느리를 늘 마뜩찮아 하는 시어머니의 비위를 맞춰보고자 하는 심산이었다. 돌아서면 저걸 어떻게 짜나 싶어 한숨을 쉬곤 했다. 베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베틀소리에 묻힌 한숨소리가 사이사이 껴 있을지도 모른다. 아이 둘은 베틀 소리가 자장가라도 되는 양 색색거리며 잘도 잤다. 자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부럽기도 해서 공연히 이불을 다독여 덮어주곤 했다. 어둠 속에서 몇 번 눈을 껌벅거렸을 뿐인데 큰일이라도 난 것처럼 닭이 울어댔다. “아 휴, 저놈의 닭. 목을 확 비틀
시비(是非) 고운(孤雲) 선생은 시비소리가 두려워 흐르는 물로 산을 둘러쳤다는데* 나는 물 옮길 힘이 없으니 당신은 옳고 나는 틀렸습니다 실은 예서 가야산(伽倻山)은 조금 먼데요 당신은 멀고 가까움이 뭔지에 대해 먼저 물어야 한다며 내비게이션으로 거리를 탐색합니다 우리는 똑바른 기둥과 쭉 뻗은 대들보와 곱게 펼친 처마와, 당나라 빈공과(賓貢科)와, 침상에 내려앉은 황소(黃巢)와, 명운을 다한 신라에 대해 생각합니다 제아무리 세상사 꿰뚫어본 고운이라도 당신의 심사(心事)가 만 리를 달려** 천 년을 흘러 예까지 닿을 줄 몰랐겠지요 오는 길에 금돼지를 샀었지요 당신은 저금통으로는 부자가 될 수 없다고 했지만 난 단지 그 배를 갈라 제(祭)를 지내면 그의 영혼이 내 펜을 바로 세워 줄까 싶었어요 포동포동 살이 오른 배를 가만 바라보다 이내 칼을 거둡니다 쭉 뻗은 나무 사이로 들락거리던 시(詩)가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으니까요 벌들이 꽃잎에 앉듯이 시들이 정자 주변에 자리를 틉니다 알아주는 사람 없어도 외롭다 생각하지 않습니다 꿀을 따먹는 사람은 벌에게 인사하지 않지요 당신도 나도 아무 말 없습니다 그러니 여기선 아무도 옳지 않고 누구도 그르지 않습니다 *〈제가야
누구도 불행하게 하지 않을 마른 낙엽 같은 슬픔 누구를 미워한 적이 없었을 것 같은 새들의 얼굴에 고요 누구의 행복도 깔보지 않았을, 강물을 건너가는 한 줄기 바람 한 번쯤은 강물의 끝까지 따라 가봤을 저 무료한 강가의 검은 바위들 모은 생각들을 내다 버리고 서쪽 산에 걸린 뜬구름 그것들이 오늘 내 눈에 보이던 날이었다 ☞ 오늘 내 눈에 보인 것은 무엇일까? 시인이라고 다 김용택 시인의 눈처럼 볼 수 없고, 섬진강을 끼고 자연의 품속에 들어가 산다고 눈에 보이는 것이 하루아침에 달라질까? TV 프로 ‘자연인이다’는 높은 시청률을 유지한다. 그곳에 사는 자연인은 몹시 바쁘다. 어쩌면 너무 당연하다. 자연은 생명 그 자체, 살기 위해 잠시도 머물러있지 않고 치열하다. 관심이 가는 쪽으로 눈이 쏠리고, 마음 또한 그곳에 담겨 있다. 어쩌면 건강하게 잘 먹고 사는 일에 한결같은 진심은 아닐까? 뒤돌아보면, 내가 본 것들이 바로 삶이고 인생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어제와는 다른 것을 보고 싶다면, 공간 이동이 아닌 어떤 방향의 선택 같은 것일지 모른다. 마른 낙엽과 새의 표정, 한 줄기 바람과 강가의 검은 바위들 그리고 뜬구름으로 시인은 삶의 전모와 방향성을 아름
황인준(황석봉·이향화씨 장남)군과 주재옥(경남신문 문화체육뉴미디어영상부 기자, 고 주철규·안정자씨 장녀)양= 28일(일) 오후 2시 창원 리베라컨벤션 7층 그랜드볼룸 ☏ 055-282-2600
염통- 지리산 단풍 붉은 핏줄 펄떡이는 지리산의 가을에 들었다 이 초라한 육신은 잠시 황홀에 떨며 섰다 오랜 열망의 시간을 품었다가 이제야 보여주는 뜨거운 염통 나는 회한의 가슴을 쓸어내린다 한때 어리석음에 도취되어 얼마나 긴 시간을 낭비했던가 인간다운 시절은 얼마였던가 여름을 지나면서 나의 마음은 매미보다 많이 운 적도 있었다 비바람과 천둥, 번개에 상처 입은 날들 생의 벼랑이 이런 것인가 영혼이 어둠을 헤매고 있을 때 등을 밝혀 준 사람이 있어 폭풍을 견디며 여기까지 왔다 더운 피 선연한 단풍에 비로소 물들 수 있었다 가만히 있어도 사방에서 날아오는 화살 꽂히고 또 꽂혀도 정신은 더욱 또렷하게 날을 세웠다 피는 흘리면 그뿐 상처가 흉터로 남을지언정 나는 잡아먹히지 않았다 날아오는 화살을 향해 서슴없이 나는 가슴을 열기도 하였다 내가 흘린 피만큼 주변은 찬란하였으므로 축복이리라 지리산의 장엄한 풍광 앞에 선 것은 열매와 낙엽이 발아래 수북하니 지난 시간이 헛된 것만은 아니었다 절망과 고통이 영혼을 달구어 오색 빛깔로 산을 밝히노니 숱한 발길들도 그리하여 마침내 여기로 향하고 있다 뜨거워라 살아 꿈틀거리는 저 붉은 염통 아, 가을, 지 리 산 ☞ 지리산청학선
향일암에서 보리암까지 해를 향한 집에서 해돋이를 보았네 금오산 기암절벽 사이 붉은 동백꽃잎에 간절함이 얹혔네 남해 보리암과 양양 낙산사 강화 보문사와 함께 4대 해수관음기도처인 향일암 한려대교 말고 한려해저터널 뚫리면 그예 마음 연 사람들 면면이 오갈 터 다도해의 물결 오늘도 잔잔하건만 여수댁 마음은 벌써 바다를 건너 금산의 보리암에 가 닿았네 해수관음상 그윽한 눈길 아래 남해댁은 시금치를 키우시나 마늘쫑을 뽑고 계시나 향일암에서 보리암까지 비단 같은 다도해의 사랑이 넘실거리네 ☞ 남해와 여수를 잇는 한려해저터널이 곧 현실이 될 모양이다. 남해안관광벨트 사업의 일환으로 1998년부터 추진됐으나 경제성 부족으로 네 차례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지 못한 사업이었지만 지역민들에겐 숙원사업이었다. 전라도와 경상도를 잇는 상징적 의미도 클 것이다. 두 지역의 대표적 관광지인 향일암과 보리암을 다시 생각한다. 향일암은 대한불교조계종 제19교구 본사인 화엄사(華嚴寺)의 말사이다. 해 뜨는 모습이 아름답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현존하는 당우로는 대웅전을 비롯해서 관음전·용궁전(龍宮殿)·삼성각·요사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양양 낙산사, 남해 보리암, 강화 보문사와 더불어
해금강 동백꽃은 왜 그리 붉었던가 조선소 돌던 연기는 하늘 어룽 남기더니 포로병 남긴 제복은 피멍 되어 흐르구나 ☞ 거제는 우리나라 조선업의 일등공신이다. 한동안 호황 중에 중국 등의 거센 도전으로 황금알을 낳던 조선업이 잠시 휘청거렸다. 망치 소리가 사라진 항구에는 쓸쓸한 적막만이 감돌았다. 일감이 끊긴 조선소의 일꾼들의 발걸음은 어땠을까, 어스름의 길목이 한층 더 어두웠을 것이다. 한때 우리의 자부심으로 조선소를 움직여온 거대한 골리앗, 크레인의 한숨 소리도 불황의 바닷바람에 쓸리곤 했다. ‘조선소 돌던 연기는 하늘 어룽’ 남았다며 시인은 희망을 포기하지 못하는 노동자들의 마음을 아련한 연기로 그려내고 있다. 포로병의 ‘피멍’과 조선소의 눈물이 해금강 ‘동백’처럼 그리도 붉었던가? 한국전쟁 당시 사로잡은 인민군과 중공군 포로들을 수용한 포로수용소가 거제도에 있었으니 시인은 포로병의 피멍든 제복과 눈빛을 동백으로 환기시키고 있다. 수용소 내에서의 이념갈등과 폭동 등의 과거사를 통해 노동자들의 생사여탈을 단시조에 담았다. 말은 짧으나 뜻은 긴 “해금강 동백”은 옴니버스 영화처럼 거제의 지난날과 오늘의 슬프고 막막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젠 신기술 개발과 고부
세상에는 두들겨보지 않고도 건널 수 있는 돌다리가 있다 철새들의 도래지 주남저수지 탐방로를 따라 무점 코스모스 둑길을 따라 끝자락에 닿으면 거기 천수를 바라보는 다리 하나가 있다 살도 피도 근육도 없이 뼈대만 남은 채 시린 관절을 단 한 번도 접지 않고 웅크리고 있어 척추가 굽고 굳은 돌다리 고니 왜가리 재두루미 공중으로 건너다니는 새다리 구부린 등이 안쓰러워 햇살도 맨발로 내려앉고 바람도 수양버들 가지에 엉덩이를 털고 건너간다 사람들은 다리를 건너가고 건너온다지만 다리는 일일이 사람들을 업어 날라서 등이 닳고 더러는 땀으로 끈적인다 누군가를 업기 위해 구부린 등은 포근하고 단단하고 정감이 있어 단단히 붙잡지 않아도 편하게 업힐 수 있다 다리에 업혀 본 사람들은 안다 세상에는 두들겨보지 않고도 건널 수 있는 튼튼하고 아름다운 돌다리가 있다는 걸 ☞창원 주남돌다리(昌原 注南돌다리)는 동읍과 대산면의 경계를 이루는 주천강에 놓인 돌다리인데 새다리라고도 불리며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가술리에 있다. 1996년 3월 11일 경상남도의 문화재자료 제225호로 지정된 이 돌다리는 누가 언제 어떻게 놓았는지 모르지만 800여년 전 주천강 앙편 주민들이 인근 정병산 봉우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