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세상에서는)이래 갇혀 있지 말고 온 세상을 다 날아다니시소.” 지난 15일 오전 부산 영락공원 무연고자실. 내내 감정을 억눌렀던 김자야(77) 할머니가 끝내 눈물을 훔쳤다. “이제 됐다”며 돌아가자면서도 한동안 유골함 앞을 지켰다. 아직 할 말이 남은 듯했다. “낸주 저세상 가면 또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지. 근데 못 만납니다. 너무 (사람이)많아서 못 만나요. 이름 석 자 가지고 찾아지겠습니까. 그래도 꼭 한 번 찾아볼게요. 허허.” 김 할머니는 애써 소리 내 웃고는 무거운 발걸음을 뗐다. 비록 유골뿐이지만 아버지를 만난 건 이날이 처음이다. 일제강점기 강제징용된 아버지 김복경 씨는 해방 후 귀국선 ‘우키시마호’를 탔다가 목숨을 잃었다. 부산항을 향했던 우키시마호는 1945년 8월 24일 일본 교토 마이즈루항에서 의문의 폭발과 함께 침몰했다. 최소 5000명의 한국인이 수몰된 것으로 추정되며, 폭발 원인을 두고는 일본의 고의 폭침 의혹이 짙다. 사건 당시 김 씨는 불과 18~19세. 이제 막 백년가약을 맺은 아내와 뱃속 아기를 조국에 남긴 채 차가운 바다에 가라앉았다. 김 할머니가 태어나기 2주 전 일이었다. 다행히 최근 영락공원 무연고자실에서 김 씨
후배님들! 우리 동네 한 번 소개해 줄게 따라와~" 복부에서 끌어올린 발성. 나이가 많든 적든 초면에 반말을 내지르는 대담함. '길거리 1열'에서 볼 수 있는 독보적 스토리텔링. '불꽃 선배' 허발(35) 씨의 독특한 '미션 워킹투어'가 떠오르고 있다. 부산 동구 타오르길 코스에서만 만날 수 있는 허발 씨. 신개념 여행 가이드 '연출형 캐릭터 스토리텔러'인 그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캐릭텔러'가 뭐에요?" 말 그대로 '캐릭터+스토리텔러'입니다. 유명 관광지에 가면 해설사에게 그 지역 전반이나 특정 지점에 대한 역사, 이야기를 듣잖아요. 그런데 현장이 좋아도, 딱딱하게 설명만 들으면 놀러 왔는데도 공부하는 느낌?을 받는 거죠. 잘 짜인 각본을 접목하면 더 재밌게 여행을 즐길 수 있을 텐데 말이죠. 그래서 연출형 캐릭터 스토리텔러가 생겨났습니다. 각각의 캐릭텔러가 특정 컨셉을 잡고 레크리에이션, 미션 등 예능적 소재를 통해 투어를 끌고 갑니다. 현재 부산에 캐릭텔러가 총 12명인데, 본업은 대부분 연극배우, MC 등입니다. 다들 말솜씨가 좋고 개그 본능이 탁월해 관광객과 허물없이 소통합니다. 특히 캐릭텔러 모두 부산에 오래 거주한 주민입니다. 여행 책자나 인
“공황장애 약이 없으면 단 하루도 버틸 수가 없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그 날’ 이전으로 시계를 되돌리고 싶습니다. ” 은정(가명·40) 씨는 신천지 신도였다. 이번 코로나19 확산 사태를 보며, 각종 정신병에 시달리게 했던 신천지 ‘예배 지옥’을 되새겼다고 한다. <부산일보>는 인터뷰에 응한 은정 씨의 신변 보호를 위해 주거지역 등 구체적인 내용을 최대한 노출하지 않았다. ■ ‘미친X’이 됐다 “친인척의 수술과 장례에도 무조건 ‘예배 인증’을 해야 했습니다. ‘하늘나라를 누려야 한다’며 구역장 등이 수십 통 전화와 문자를 해댔습니다. 가족의 불상사에도 못내 예배를 하러 가는 스스로의 모습에 참담함을 느꼈습니다. 가족에게 ‘미친X’ 소리까지 들었습니다.” 신천지의 예배 인증은 ‘지문’과 ‘휴대전화의 QR 코드’로 이뤄진다. 한 번은 은정 씨가 예배에 끝까지 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하자, “대신 인증해 줄테니 우편함에 휴대전화를 넣어라”는 지시도 받았다고 한다. 타 지역을 여행할 때는 해당 지교회 예배에 참석해야 한다. 신천지 신도인지 모르는 가족 몰래 여행지에서 빠져 나와 예배 후 돌아가야 하는 것이다. 만일 지문과 QR 코드 인증이 안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