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일보) [영화 속 강원도]'영랑호가 바다냐 호수냐' 싸우던 친구들의 위험한 게임

  • 등록 2020.07.13 11:01:21
크게보기

(20) 속초 영랑호·먹거리

 


 
'완벽한타인' 네친구 고향 묘사
러닝타임 대부분 실내 집들이
상차림서 오징어 순대 등 등장
'현대인 사생활 공개' 소재 참신


2018년에 개봉한 '완벽한 타인'은 관객 500만명을 돌파한 흥행영화다. '신과 함께-인과 연(1,026만)',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999만)' 등 1,000만 언저리의 영화가 두편이나 나왔는데 이 정도가 무슨 흥행이냐 하겠지만 실내에서 러닝타임 대부분의 사건이 벌어져 제작비 대비 효율성 면에서는 다른 영화를 압도한다고 할 수 있다.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이 영화의 원작 영화 '퍼펙트 스트레인저'는 '완벽한 타인'의 성공에 힘입어 1년 후 국내에서 개봉되기도 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스페인과 멕시코 등 18개국에서 리메이크됐다고 하니 국경을 뛰어넘는 전 세계적인 '공감대'가 영화 전편에 흐른다 해도 과언은 아닐 듯 하다. '또 다른 의미의 공포영화'라는 재미있는 해석(?)이 있을 정도로 보는 내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장면들이 이어진다. 물론 공포영화는 아니다.

영화는 1984년 속초에서 시작된다. 36년이 흐른 어떤 날 친구들은 집들이를 위해 다시 뭉친다. 커플로 모인 이들은 어찌보면 무모한 '공유 게임'을 시작한다. 테이블 위에 스마트폰을 올려놓고 수신되는 전화는 물론 문자, 이메일 등 모든 내용을 공개하는 게 게임의 룰이다.

언뜻 재미있을 것 같은 게임은 섬뜩한 방향으로 흐른다. 골프 부킹 문자 때문에 친구들 사이에서 가벼운 오해가 생겨나고 바람피는 정황이 목격되는가 하면 한 친구는 뜻하지 않게 게이 취급을 받기도 한다. 감춰둔 욕망과 비밀의 봉인이 풀어지면서이야기는 막장으로 흐른다. 모든 것을 안다고 믿고 있는 내 파트너가 사실은 '완벽한 타인'이었던 것이다.

영화 속 이야기의 거의 대부분이 집들이가 열리는 석호(조진웅)네 집 안, 식탁 위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속초의 풍경을 좀 처럼 볼 수는 없지만 영화의 초입 주인공들의 소년시절을 묘사한 장면에서 '영랑호'가 꽤 오랜시간 나온다. 물고기를 구워먹던 소년들은 '영랑호'가 바다냐, 호수냐를 두고 티격태격하기도 한다. 또 집들이 상차림에는 속초의 대표적 먹거리 '오징어 순대'가 나오고 '홍게찜'과 '옥수수 막걸리'도 눈에 띈다. 영화 초반 시작된 '월식'은 영화의 끝부분에서 환한 보름달로 복구된다. 마치 등장 인물의 갈등이 해소된 것처럼.

오석기기자

 

오석기
Copyright ©2019 팔도타임스. All rights reserved.

한국지방신문협회 서울특별시 중구 세종대로 124, 1310호 (태평로1가, 한국프레스센터) 등록번호: | 발행인 : 박진오 | 편집인 : 박진오 | 전화번호 : 02-733-7228 Copyright ©2019 한국지방신문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