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일보) "중국자본 땅이 먼저..." 송악산 토지 매입 '형평성 논란'

  • 등록 2025.06.24 10: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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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3년간 582억원 투입해 신해원 소유한 토지 96% 매입
개인 사유지는 서귀포시로...올해 4억원 들여 1필지 매입 그쳐

서귀포시 대정읍에 있는 송악산 토지 매입과 관련, 형평성 논란이 불거졌다.

 

23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2008년 마라도해양도립공원에 지정된 송악산의 난개발과 경관 사유화를 방지하고, 도민 자산을 지키기 위해 송악산 일대 토지를 매입 중이다.

 

도 환경정책과와 회계과는 2023~2025년까지 3년간 총 582억원을 투입해 중국 신해원이 소유한 98필지·18만216㎡ 중 4필지를 제외해 토지 매입(매입률 96%)을 마무리했고, 잔금 처리만 남았다. 나머지 4필지는 신해원과 민간인 간 건물 명도소송으로 매입 절차가 지연됐다.

 

당초 중국 투자기업인 신해원은 송악산 인근에 호텔·콘도 등을 신축하는 ‘뉴오션타운 개발사업’을 추진했지만, 2020년 이 사업을 제한하는 ‘송악 선언’ 발표 후 제주도가 해당 부지를 매입하기로 하면서 행정소송도 일단락됐다.

 

문제는 송악산 일대 탐방로의 개인 사유지 39필지·5만4222㎡에 대한 토지 매입은 더디게 진행되면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다.

하성용 제주도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안덕면)은 “송악산 내 토지는 재산권 행사를 못하면서 개인 토지주 모두가 매각 의사를 밝혔지만, 제주도는 중국자본의 땅은 사주고, 개인 사유지 매입은 더디게 진행돼 토지주들의 불만이 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는 만큼, 전체 토지 매입 계획을 제대로 살펴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런데 도는 ‘도립공원’ 사무가 행정시에 위임됐다며, 송악산 개인 사유지(39필지) 매입 업무를 서귀포시로 이관했다.

 

서귀포시는 2025~2029년까지 5년간 63억원을 투입할 계획이지만, 법인격이 없는 행정시로 예산 편성권이 없어서 재원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16억원이 필요하지만 4억2000만원만 확보돼 1필지·3914㎡의 개인 사유지를 매입하는 데 그쳤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송악산 사유지 매입은 마라도도립공원 입장료 징수를 기반으로 특별회계에서 예산을 편성해야 하지만, 해당 재원을 마련하지 못해 일반회계를 끌어다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이어 “행정시라는 한계로 지방채도 발행하지 못하는데 올해부터 5년간 토지 보상비로 63억원을 확보하는 것은 무리”라고 한숨을 쉬었다.

 

한편, 제주도가 지난해 11월 제주도의회에 제출한 송악산 개인 사유지 매입을 위한 공유재산관리계획안에 따르면 ‘중국투자사(신해원) 보상 사례에서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므로 사유지 매입은 필요하되, 어려운 세수 여건을 감안해 지방채 발행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작, 도는 지방채 발행을 못하는 서귀포시에 토지 보상 업무를 이관했다.

좌동철기자 roots@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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