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일보) 제주 노지감귤 밭떼기 가격 호조세...3.75㎏당 5000원 넘기도

  • 등록 2025.07.31 10:5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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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량 감소·품질 향상에 발 빠른 선점 경쟁
제주시·서귀포시 모두 가격 상승세 보여

올해산 제주 노지감귤 포전매매(밭떼기 거래)가 예년보다 빠른 시점에, 더 높은 가격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달 중순부터 서귀포시 남원읍 등 주요 산지에선 밭떼기 현수막이 내걸리고 유통상인들의 선매 수요가 본격화되면서, 감귤 유통시장에 일찌감치 ‘과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30일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 등에 따르면, 올해 노지감귤 밭떼기 거래 가격은 3.75㎏(1관) 기준으로 서귀포시 평균 5000원 이상에서 형성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평균 4000원에 비해 최대 25%가량 오른 가격이다.

 

일부 우수 과수원에서는 6000원 이상의 가격이 형성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제주시지역 역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3.75㎏당 400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지난해 평균 가격인 3000~3500원보다 500~1000원 높다. 특히 2023년 제주시 일대에서 일부 포전매매는 2000원대에 거래되기도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 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거래 시기도 예년보다 앞당겨졌다. 5~6년 전만 해도 8월 말이나 9월 초에 이뤄지던 포전매매가 7월 중순부터 본격화되고 있다.

 

상인들이 상품성 높은 과원을 선점하기 위해 조기 계약에 나서면서 농가에도 계약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감귤 생산량 감소 전망과 이상기후에 따른 경쟁 과일 수급 불안정이 자리 잡고 있다.

 

제주 감귤은 과거 연간 40만t 이상 생산됐으나, 지난해 약 37만t으로 줄었고, 올해 역시 이와 비슷한 수준에서 생산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시는 해거리(대풍과 흉작이 번갈아 발생하는 현상) 영향으로 물량이 예년보다 감소할 가능성이 크며, 서귀포시는 작황이 비교적 양호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여기에 생리낙과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생리낙과는 고온·건조한 기후 등으로 나무가 열매를 자발적으로 떨어뜨리는 현상인데, 올해는 유난히 강한 일사량과 가뭄으로 낙과 비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사과, 배 등 타 과일 생산량도 이상기후로 줄어들면서 상대적으로 품질이 안정된 제주 감귤에 대한 시장 수요가 높아졌고, 이로 인해 유통 가격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감귤 생산량 감소에 품질 향상까지 겹치며 밭떼기 거래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농가들은 일방적인 계약 해제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수확 예정일, 대금 지급 조건 등을 명시한 표준 매매계약서를 반드시 작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진주리기자 bloom@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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