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도 통합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특히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KTX·SRT 교차운행 등 서비스 통합 시범사업에 대해 언급하면서 고속철도 통합이 전북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진다.
김윤덕 후보자는 지난 29일 코레일과 SR 통합에 대한 의견을 묻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연희 의원의 질의에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서를 통해 "KTX와 SRT 통합 등 합리적인 개선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며 "(대선) 공약에도 포함된 만큼 국민 편의 확대, 안전성 강화를 최우선으로 해 KTX·SRT 교차운행 등 서비스 통합 시범사업을 거쳐 이원화된 철도 운영 체제를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고속철도 통합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현재 국토교통부, 국정기획위원회 차원의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
KTX·SRT 교차운행은 기존 서울역에서만 출발하는 KTX를 수서역에도 투입하고, 수서역에서만 출발하는 SRT를 서울역에도 배치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 같은 교차운행이 실행될 경우 '수서를 오가는 KTX 운행'으로 전북도민들의 서울 강남권 접근성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 현재 전주·남원∼수서를 오가는 전라선 SRT는 하루 왕복 2편뿐이다. 운행 횟수 자체가 적어 이용객들은 승차권 예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철도노조는 고속철도 통합을 전제로 한 KTX·SRT 교차운행은 의미가 있다고 봤다.
김동구 철도노조 호남본부장은 "통합을 전제로 교차운행을 할 경우 운행 증편을 통한 고객 편익 향상이 기대된다"며 "코레일과 SR이 통합되면 하루 23회(서울 7회, 수서 16회) 증편과 약 1만 5000석의 좌석 추가 공급하다"고 밝혔다.
이어 김 본부장은 "SR은 고속열차가 부족한 상황이다. 교차운행으로 코레일 고속열차를 투입하면 전라선 운행 횟수, 좌석 공급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며 "또 현재 익산역에서는 KTX 호남·전라선 복합열차를 분리·연결하고 있다. 그러나 코레일과 SR이 통합된다면 KTX·SRT 간 복합열차 편성을 통해 전주·남원∼수서를 오가는 전라선 좌석 추가 공급도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전북, 광주, 전남 등 호남권의 고속철도 이용 편의 제고를 위해선 전라선 고속화 등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말한다.
장태연 전북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전라선은 호남·경부선에 비해 매우 느리다. 익산∼전주를 오가는 일반열차와 고속열차는 소요 시간이 비슷하다"며 "전라선(익산∼여수) 고속화로 호남권 이용객들의 불편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전라선 고속화 철도사업은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가 진행 중이다.
또 장 교수는 선로 용량 확대로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호남·전라선 고속열차 증편을 도모해야 한다고도 했다. 현재는 고속열차 운행을 늘리고 싶어도 선로 용량 부족으로 새로운 열차를 추가 투입하는 것이 어려운 현실이다. 이와 관련 정부는 2028년까지 호남·전라·경부선 열차가 함께 사용하는 평택~오송 구간에 대한 2복선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코레일과 SR 통합 논의는 2013년 SR이 출범했을 때부터 이어져 온 사안이다. 코레일은 공공성 측면에서 통합을, SR은 효율성 측면에서 분리경쟁을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