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광역 경제·생활권을 꿈꾸고 있는 대전·충청권이 광역철도 신설을 통해 새로운 철도 시대를 맞게 될 전망이다. 충청권 4개 시·도가 추진 중인 광역생활경제권(메가시티) 구축을 촉진할 '충청권 광역철도망'이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광역철도 확충을 통한 거점 간 이동시간 단축 등 효과로 수도권에 버금가는 광역경제권 조성도 기대된다.

22일 한국교통연구원이 공개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1-2030년) 수립연구'에 따르면 권역별 신규 광역철도 사업에 대전-세종-충북 노선이 포함됐다. 대전-세종-충북 광역철도의 경우 대전 반석-정부세종청사-조치원 구간은 신설된다. 조치원-청주공항 구간은 기존 충북선을 활용(조치원-오송 구간 복선화)하되 전체 구간을 광역철도로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충청권 4개 시·도가 합의한 광역철도망은 신탄진-조치원-오송-청주시내-오근장(청주공항) 광역철도와 세종청사-조치원(서울 운행 일반철도 신설), 보령-공주-정부세종청사(일반철도 신설) 등 3개 노선이다. 여기에 대전도시철도 1호선을 정부세종청사까지 연장하는 안도 추가됐다.

한국교통연구원은 비수도권 광역철도 중심의 교통망 구축을 통해 광역경제권 조성의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생활권 내 이동시간이 대폭 줄어들면 인적 교류가 증가하고, 이를 통해 광역 경제권 측면에서 수도권과 비교할 수 있을 만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서해선-경부고속선 연결선도 이번 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됐다. 고속철도 이용이 불편한 지역에 신규로 고속철도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서해선과 경부고속선 연결시에는 홍성에서 서울까지 이동 시간이 종전 2시간 21분에서 48분으로 한시간 이상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기존 경부선·호남선의 여유 용량 등을 활용한 조치원-신탄진 및 강경-계룡을 잇는 광역철도도 추진된다. 여건이 좋지 않은 기존 선로를 개량, 고속 주행(250㎞/h급 이상)이 가능토록 하는 일반철도의 고속화도 추진되는데, 호남선(가수원-논산) 등이 대상이다.

이날 한국교통연구원 주최로 열린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수립연구 공청회'에서는 국토균형발전의 관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권일 한국교통대 교수는 "수도권과 경부선을 축으로 모든 투자가 이뤄지다 보니 비경부축 비수도권에 대한 저개발·저발전 악순환이 있었다"며 "공공재와 형평성 관점을 고려해 광역철도 확대는 물론 일반철도, 고속철도에 대한 부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만기 녹색교통운동 대표는 "균형발전 문제에서 경부축 수도권 집중에 대한 것도 있지만 기차역이 점점 도시 외곽으로 쫓겨나는 문제도 있다. 청주, 전주역 등이 대표적"이라며 "철도를 기반으로 한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시민과 철도의 결합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국교통연구원은 앞으로 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수립 연구 최종안을 마련하고 국토부는 이를 토대로 관계기관 협의, 국토계획평가, 철도산업위원회 심의 등 절차를 거쳐 구축계획을 올해 상반기 중 확정·고시할 예정이다.

박영문·천재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