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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청도 소싸움장 '북적'·고령 캠핑장 '매진'…모임 제한 없는 경북으로 몰린다

대구 시민들 '5인 이상 집합금지' 탈출…청도, 고령 등 몰려 코로나 감염 전파 우려
청도 소싸움장 300여명 관람…거리두기 않고 5인 이상 대화
고령 캠핑장 100개 공간 매진…이용객 지인들 무단으로 합류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등을 앞둔 주말이라 가족 단위 방문객 많아

 

1일 오전 10시 20분쯤 경북 청도군 화양읍 군테마파크. 루지를 타려고 친구 가족과 함께 대구에서 온 A(40) 씨는 "일행이 모두 8명이어서 대구에서는 모일 수 없다"며 "청도에서는 모임 인원 제한이 사라졌다는 소식을 접하고 아이들과 함께 루지를 타러 왔다"고 말했다.

 

대구 시민들이 모임 인원 제한이 없어진 인근 경북지역을 방문하면서 지역간 감염 전파 우려가 나온다. 대구와 가까운 청도와 고령 등지에서 대구 시민이 가족과 지인 모임을 하면서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원정모임으로 인한 감염 확산 위험이 있다.

 

경상북도와 질병관리청은 지난달 26일부터 경북 12개 군의 거리두기를 완화했다. 개편안에 따라 12개 군은 지역 사정에 맞게 1, 2단계 사적 모임이 허용된다. 1단계는 인원 제한이 없고 2단계는 8명까지 가능하다. 대구 근교인 청도와 고령, 성주의 경우 사적 모임 인원 제한이 사라졌다. 현재 방역수칙에는 5명 이상 사적 모임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구 사람들이 인근 경북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휴일인 1일 오전 11시 20분쯤 청도 소싸움장에는 300여 명의 사람들이 몰렸다. 이들은 거리 간격 유지 없이 10여 명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었다.

 

소싸움장에서 만난 대구 시민 B(32) 씨는 "5인 이상 모이면 법에 어긋난다고 생각해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하다가 청도에 인원 제한이 사라졌다는 소식을 듣고 펜션을 잡았다"며 "청도 말고 경북의 다른 지역도 인원 제한이 완화된 것으로 안다. 다음에도 5인 이상이 모일 경우 경북으로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도 레일바이크를 방문한 C(52) 씨는 "대구에선 동창생들을 만나지 못했다. 청도에서 인원 제한이 사라져 6명 모두 모일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이날 청도 관광지 인근의 식당과 카페에서도 5인 이상 모여 있는 사람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청도 주민들은 "대구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사람들이 찾아 온다. 방문자들로 인한 감염 확산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날 경북 고령군 대가야읍 캠핑장에도 많은 외지인들이 찾았다. 대구에서 차로 1시간 남짓한 거리의 이곳은 오후 2시쯤 100개의 캠핑 공간이 모두 찼다. 체크인을 시작한 지 1시간 만이다. 캠핑장 관계자는 "이용객 중에서 약 70%가 대구에서 오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대구에 사는 친구 가족 등 모두 12명이 함께 온 D(38) 씨는 "대구에서 차로 캠핑장까지 1시간 정도 걸렸다. 접근성 좋고 모임 인원 제한이 없어서 아이들까지 모두 데리고 나들이를 나왔다"고 했다.

 

문제는 캠핑장 관계자가 모든 인원을 관리할 수 없다는 점이다. 개방된 형태인 탓에 이용객의 지인들이 무단으로 합류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개수대와 화장실, 샤워장 등이 모두 공용이어서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출입자 명부를 작성한 400여 명과 별도로 무단 방문자로 인한 감염 우려도 있다.

 

캠핑장 관계자는 "이곳은 마음만 먹으면 몰래 들어올 수 있는 구조다"며 "인원을 점검하고 거리두기를 요청하는 방송을 꾸준히 하고 있지만 방역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임재환 인턴기자 rehwan@imaeil.com 최혁규 인턴기자 unless@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