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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켜켜이 쌓아 올린 색채의 흔적…성장에 대한 기억들”

춘천출신 최돈일 작가 ‘성장의 기억(Memory of Growth)’
19일까지 춘천미술관…29일~8월27일 서울 ‘갤러리 미셀’

 

춘천출신 최돈일 작가의 개인전이 춘천미술관에서 19일까지 열린다.

 

‘성장의 기억(Memory of Growth)’을 타이틀로 한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회화와 디자인을 접목한 이른바 ‘조각그림’을 선보인다. 이같은 특이한 작업은 디자인을 전공하고 오랜시간 대학에서 강의와 창작활동을 꾸준히 펼쳐 온 디자이너였다는 그의 이력에서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그의 작업은 건축현장에서 경화제로 쓰이는 에폭시 수지를 주재료로 활용한다. 액체 상태인 에폭시를 분사하고, 시간이 흘러 굳은 표면에 그림을 그려 말리는 것이 초벌 작업이다. 작가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그림 위에 에폭시를 다시 붓고, 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반복한다.

 

과거 사진작가 김아타가 보여준 것과 같은 ‘멀티 레이어(multi layer)’ 기법으로 켜켜이 쌓아 올려진 여러 겹의 층위 그림들이 하나의 작품으로 수렴되는 방식이다. 여기에 나무를 조형적 요소이자 액자 형태로 사용해 작품을 매조지하는 방식의 유니크함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해 보인다.

 

 

재미있는 점은 레이어의 합(合)으로 완성된 결과물 보다는 그 과정에 대한 설명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점이다.

 

최작가의 작품에서 재료로 쓰이는 에폭시와 나무 등은 독립적인 조각그림, 또는 퍼즐 형태로 화(化)하면서 이질적인 연속성 또는 혼돈을 보여주는 듯 하지만, 그것들이 지닌 숙명이 짝을 맞추고 제자리를 찾는 것임을 감안하면 화면 안에서는 끊임없는 에너지와 운동성이 포착되기도 한다. 언뜻 흩뿌려진 꽃들이 화면 안에서 화사하게 피어나는 것 처럼 보이기도 하고, 수많은 눈동자를 발견되기도 한다. 그런가하면 끊임없는 세포분열의 역동성이 감지되기도 하는 등 시종일관 다이내믹하다.

 

전시를 기획한 김영민씨는 “식물의 생장점에서 확장하는 이미지와 생명으로 잉태되는 꽃들이 은하수처럼 뿌려져서 화면을 가득 메우는 작품들, 그리고 응시를 통해서 한 점으로 수렴함과 동시에 그 점에서 무한히 확장하는 질서로써의 우주와 그 움직임이 이번 전시에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작가의 이같은 작업은 주목을 받으며 올 3월 루브루 아트쇼핑파리에 전시돼 호평을 받았고, 오는 10월 루브루 아트쇼핑파리에는 퍼포먼스 작가로 초청돼 작품 창작 과정을 직접 시연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오는 29일부터 8월27일까지 서울 서초동 ‘갤러리 미셀’에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