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이 사라지고 성장 동력이 서서히 꺼지면서 경기북부지역 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이는 일자리와 미래를 찾아 사람마저 떠나는 지방소멸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작성한 지방중소기업 성장전략 제안서(‘중소기업이 이끄는 지방주도성장’)에도 이 같은 경기북부 중소기업의 실상이 비중 있게 다뤄지고 있다. 5회에 걸쳐 경기북부 산업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짚어본다.
지난 12일, 중소 염색업체들이 몰려 있는 양주 검준일반산업단지는 분주히 돌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관계자들은 이와 다른 분위기를 전했다. 갈수록 오르는 폐수 처리 비용에 최근 고유가까지 덮쳐 고민이 크다는 게 골자다. 비용 부담이 커지는 건 문을 닫거나 떠나는 기업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단지 내 거대 규모의 공동 폐수처리시설을 유지하려면 남은 기업들이 빈 공장 몫까지 떠안아야 한다.
다른 기업이 입주하려 해도 십수년 전 수립된 낡은 입주업종 규정이 가로막고 있어 남은 기업들은 속만 태우고 있다. 대규모 폐수 처리 시설이 필요한 공장형 세탁업체가 문을 두드렸지만, 서비스업이란 이유로 퇴짜를 맞았다. 최장 50m에 달하는 대형 설비를 갖춰야 하는 공장형 세탁업이 일반 서비스업으로 분류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산단의 낡은 업종 규제는 중소기업의 성장까지 방해한다. 기업은 기술 이전이나 업종 전환, 신제품 개발 등으로 생산 품목 혹은 등록 업종을 바꿔야 하는 경우가 흔한데 산단 입주 기업은 이마저도 허락되지 않는다. 신제품을 개발해 생산 품목을 바꿨다가 입주 규정 위반 판정을 받은 기업도 있다.
이런 불합리한 제도는 비단 검준산단만의 문제가 아니다. 10~20년 전 수립된 업종계획을 지금까지 유지하는 건 경기북부 산단의 고질적인 문제다. 산단 입주 업종을 추가하거나 변경하려 해도 여러 기관을 거치는 등 절차가 복잡하고 비용도 비싼 데다 처리 기간도 길고 무엇보다 승인율도 그리 높지 않아 업종계획 변경을 기피하게 된다.
이 때문에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이나 친환경·바이오 등 신산업이 지역 전략산업으로 수용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처럼 폐쇄적이다 보니 산단을 떠나는 기업만 늘어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경기북부지역본부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산단 업종 지정의 자율성을 확대하고 업종 분류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업계에선 스마트 제조·디지털 산업이나 친환경 기술 등 신산업군의 경우 업종 구분을 완화해 ‘포괄 입주’ 등의 방식으로 산단의 문턱을 대폭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산단의 업종 폭을 넓혀 신산업 수용을 위해 기존의 한국표준산업분류에 융복합·플랫폼형 산업을 추가하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경기북부본부 관계자는 “산단 입주 업종을 지자체나 관리기관이 일정 범위 내에서 정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지역 실정에 맞는 유연한 업종 지정·개정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