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30일 문 닫아요. 제발 옷 좀 찾아가시길 바랍니다.’
폐점 예정인 도내 홈플러스 한 지점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박모(54) 씨는 지난주 목요일 이용 고객 전원에 문자를 보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3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뒤 올해 5월 전국 37개 매장의 잠정 영업중단을 결정했다. 오는 7월 3일이 이 매장의 공식 폐점일이다.
지난달 10일부터 영업을 중단한 홈플러스는 적막했다. 전체 에어컨이 꺼진 탓에 내부는 후텁지근한 열기로 가득했다. 오가는 고객은 거의 없었고 세탁소 앞에는 간간이 맡겨둔 옷을 찾으러 오는 이용객만이 발걸음을 멈췄다.
박 씨는 “지난주 세탁소 본사로부터 매장을 정리하라는 연락을 받았다”며 “보상·위약금 등 법적인 문제로 조금이라도 덜 손해보려면 30일 이전에 나가야 한다고 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옷을 맡긴 손님들을 기다리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지만 7월부터는 월세가 오른다고 한다. 월세를 내기도 힘든 상황이 돼 결국 이렇게 됐다”고 했다.
2022년부터 이곳에서 영업해온 박 씨는 “대형마트 입점이 더 안정적일 거라 믿었다”며 “장 보러 오는 손님들을 확보하기에도 좋았는데 이렇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했다. 하지만 홈플러스의 법정관리 소식이 전해진 뒤부터 세탁소를 이용하던 고객 발길이 뚝 끊겼다. 할인 안내 문자를 보냈지만 예전에 비해 이용객은 90% 줄었고 매출은 반토막이 됐다.
그는 “이곳에서 나가면 뭘 해서 먹고살아야 할지 앞이 캄캄하다”고 말했다.
폐점을 앞두고 매장 안 입점 상인들은 하나둘 짐을 싸고 있다.
다른 층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윤모(39) 씨도 다음 달 폐업하고 나간다.
윤 씨는 “법정관리 얘기가 나오면서부터 홈플러스를 오가는 손님 자체가 줄어 오랜 단골 손님들 말고는 이제 안 온다”고 했다. 네일숍과 사진관도 차례로 문을 닫는다. 가구점은 다음 달 고별전을 앞두고 큰 폭의 할인판매에 들어갔다. 1층 식품코너의 김밥집은 이미 문을 닫았고, 그 옆 패스트푸드점은 8월에 영업을 정리할 예정이다.
사정은 다른 홈플러스 매장도 마찬가지다.
도내 또 다른 폐점 예정 홈플러스에서 패스트푸드점을 운영하는 A씨는 “홈플러스가 닫았다고 하니 이 안에 입점된 몰도 다 영업을 안 하는 줄 안다”며 “손님들이 들어오질 않으니 영업이 정말 안 돼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에서 폐점을 앞둔 홈플러스는 마산·진해·김해·밀양·진주·삼천포점 등 6곳으로, 전국 37개 폐점 매장 가운데 단일 광역시도 기준 가장 많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