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상남동에서 만날 때 약속 장소로 ‘야구장 앞’이라고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었죠. 저녁을 먹은 뒤 친구들과 야구공을 치며 놀았던 추억이 많은 곳인데, 사라진다고 하니 아쉽네요.”
창원 성산구 상남동의 중심 상권을 수십 년간 지켜온 ‘동전 야구장’이 세월의 흐름 속에 자취를 감췄다.
6일 찾은 창원시 성산구 ‘창원상남야구연습장’ 현장은 오랜 세월 시민들의 함성과 웃음, 타격음이 울려 퍼지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시설 대부분이 철거돼 빈터만 휑하니 드러나 있었다.
1990년대 후반 문을 연 것으로 알려진 이곳은 500원짜리 동전 몇 개만 넣으면 시원하게 방망이를 휘두를 수 있어 청춘들의 대표적인 놀이터이자 만남의 광장 역할을 해왔다. 야구장 옆에는 어린이용 트램펄린(방방)도 함께 운영돼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 찾던 상남동의 명물이었다. 디지털 게임과 화려한 상업시설이 즐비한 유흥가 한복판에서 아날로그 감성을 간직했던 유일한 오락 공간이기도 했다.
해당 부지는 상남동 상권에서도 유동인구가 많아 ‘노른자위 땅’으로 꼽힌다. 대형 상업시설과 음식점이 밀집해 2026년 기준 개별공시지가는 ㎡당 344만6000원에 달한다. 수십 년간 개발되지 않은 채 동전 야구장으로 자리를 지켜온 탓에 지역 상인들과 시민들 사이에서는 땅 주인이 누군지와 함께 향후 개발 방향을 두고 오랜 기간 호기심이 이어져 왔다.
최근 철거 작업이 진행되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 공간과 상가 주변에서는 무인 주차장이나 상업 빌딩이 들어설 것이라는 등 소문과 추측이 무성하다. 인근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갑자기 야구연습장이 사라져 놀랐다”면서 “주변에서는 주차장이 들어선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관할 지자체인 창원시에는 해당 부지와 관련된 공식 개발 절차가 접수되지 않은 상태다. 창원시 관계자는 “새 건물이 들어서려면 건축 허가나 건축 신고 등이 진행돼야 하고, 주차장도 2층 이상 규모라면 신고 대상이지만 관련 신청이 없었다”며 “철거 신고도 접수되지 않아 현재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건축물대장을 확인한 결과, 해당 야구연습장 시설은 건축물로 등재돼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조만간 현장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