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광주 정신을 세계에 전하다.’ (재)광주비엔날레(대표이사 박양우)가 이탈리아 현지에서 개최한 5·18민주화운동 특별전 ‘꽃 핀 쪽으로’(to where the flowers are blooming) 전시가 222일 간의 여정을 마치고 폐막한다. 5·18민주화운동을 미학적으로 재조명하고 ‘광주정신’에 기반한 민주주의의 가치를 동시대에 발신하기 위해 기획된 이번 광주비엔날레 5·18민주화운동 특별전은 제59회 베니스비엔날레 기간에 맞춰 베니스 스파지오 베를렌디스전시장에서 지난 4월 20일부터 11월 27일까지 약 7개월 간 선보였다.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제6장 소제목에서 주제를 따온 이번 전시는 1980년 근현대사의 아픔을 은유적인 시선으로 표현, 관람객들에게 인류 보편애와 휴머니즘을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춘 기획으로 호 추 니엔 등 국내외 작가 11명이 참여했다. 행사 기간 동안 전시장에는 돈 베이커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 한국사 교수를 비롯해 카 포스카리 베네치아 대학 한국학과, 스페인 나바라 대학교박물관학과, 콜롬비아 대학 단체 관람,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관계자 등 각계각층의 발길이 이어졌다. 또 ‘꽃 핀 쪽으로’는 ‘아트뉴스’, ‘
“그대 떠나는 날에 비가 오는가/하늘도 이별을 우는데 눈물이 흐르지 않네/슬픔은 오늘 이야기 아니오/두고두고 긴 눈물이 내리리니” 빗속에서 포옹하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이 담긴 작품 ‘그대 떠나는 날에 비가 오는가’ 앞에 서니 저절로 멜로디를 흥얼거리게 된다. 어렴풋이 생각나는 가사도 읊조려본다. 천진한 아이들의 모습이 담긴 또 다른 그림에서는 노래 ‘산할아버지’, ‘개구쟁이’도 떠오른다. 마치 아이가 그린듯한, 크레파스화로 장식한 그의 앨범 재킷을 떠올리면 ‘그림 그리는’ 그의 모습이 왠지 낯설지만은 않았다. ‘산울림’ 김창완(68)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한희원미술관(광주 남구 양촌길 27-6) 개관 7주년 기념전-김창완·한희원 2인전 ‘노래, 시, 웃음, 눈물같은’이 내년 1월30일까지 개최된다. ‘산울림’ 데뷔 45주년을 맞아 초창기 LP음반이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속속 발매되고 아이유, 김필과 함께 부른 ‘너의 의미’, ‘청춘’ 등을 통해 세대를 넘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그가 이번에는 ‘그림’으로 팬들을 만난다. 이번 전시는 마음이 단번에 맞은 두 남자가 의기투합해 한달여만에 마련됐다. 시작은 지난 9월말 서울 연세갤러리에서 열렸
‘역사와 삶을 담다.’ 사진이라는 장르가 갖는 가장 큰 장점은 ‘기록’일 것이다. 앵글에 잡힌 장면 장면은 시간을 붙잡고, 사라져버릴 뻔한 역사를 현재로 불러낸다. 생생히 살아 있는 일상의 모습은 추억을 소환한다. 지역을 대표하는 전남도립미술관(관장 이지호)과 광주시립미술관이 다큐멘터리 사진에 천착해 온 두 명의 사진작가를 초청, 기획전을 열고 있어 눈길을 끈다. 두 사람의 ‘성실한 기록의 여정’을 따라가본다. 12월18일까지 ‘역사가 된 찰나’ 사진 140여점, 개인자료 등 전시 #전남도립미술관 이경모 사진전 반란군에 협조했다는 혐의로 붙잡혀온 단발머리 여수여고 학생들의 모습(1948년 10월)은 ‘여순사건’의 한 장면으로 기억된다. 해방 후 어수선한 시절, 월산동 가정집에서 쌀점을 치는 여인을 지켜보는 동네 사람들의 모습(1946년)이 흥미롭다. 광양 출신 사진가 이경모(1926~2001)가 포착한 장면은 한국 근현대사의 증거의 현장이자, 생생한 삶의 모습이다. ‘이경모 사진전 : 역사가 된 찰나’(12월 18일까지)는 대한민국 기록 사진계의 대표작가로 꼽히는 그의 사진 140여점과 생애가 담긴 개인자료를 만나는 전시다. 호남신문사(현 광주일보의 전신)
‘한국화의 현재와 미래를 만나다.’ 9일 개막한 ‘광주화루’전은 한국화의 매력을 만날 수 있는 흥미로운 전시였다. 다채로운 재료 실험과 개성있는 스토리텔링이 담긴 작품들은 한국화라는 장르적 한계를 뛰어 넘어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었다. 서양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가 수가 적고, 고답적라는 인상이 강한 한국화 장르가 관람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장이기도 했다. 다양한 풍경을 거울의 이면에 새기고 그것이 벗겨진 흔적 사이로 투과된 수십만개의 작은 ‘빛’을 통해 신비로운 자연의 이미지를 만들어낸 김준기 작가의 작품 앞에서는 한참을 머물게 된다. 세밀한 묘사와 차분한 분위기의 수묵화로 일상을 표현한 고현지 작가의 작품도 눈길을 끌며 현대인의 고달픈 일상을 유쾌하게 그려낸 정덕현 작가의 ‘눈치인간’ 시리즈는 빙그레 미소짓게 한다. 광주은행(은행장 송종욱)이 주최하는 ‘광주화루’는 한국화의 새로운 미래를 탐색하는 공모전으로 지난 2016년 시작됐다. 오랜 문인화의 전통을 간직한 광주·전남이 광주비엔날레,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더불어 대한민국 미래 문화콘텐츠 중심지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의미도 담은 행사다. 명칭은 추사 김정희의 제자들이
“그림을 보면서 눈물을 흘린 적은 없었어요. 그런데 오늘 ‘베로니카’라는 작품을 보며 울컥하고 말았네요. 지금의 제 자신에 대해 많은 생각들이 떠올랐나 봅니다.” “사실, ‘루오’라는 작가를 잘 모르고 전시회에 왔어요. 영상과 작품을 관람하며 늘 서민들을 향했던 그의 연민을 느낄 수 있었어요. 내 삶을 챙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번 쯤 주변을 돌아보는 마음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그림 한 점 한 점 앞에서 오랫동안 머물던 관람객들은 그의 작품에서 위로와 위안을 받았다고 말했다. 자신을 돌아보고, 이웃을 살피는 마음을 갖게 됐다고도 했다. 이태원 참사와 광부 매몰, 경제난, 우크라이나 전쟁 등 다 같이 힘겨운 시간을 건너는 우리에게 위안과 작은 희망을 건네는 전시였다고 말하는 이도 있었다. 20세기 미술계 거장으로 꼽히는 루오(1871~1958)는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놓지 않았던 작가였다. 그의 작품은 제작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유효했다. 지난달 6일 광양 전남도립미술관에서 개막한 ‘인간의 고귀함을 지킨 조르주 루오’(2023년 1월29일까지)전이 개막 한달을 맞았다. 이번 전시에는 프랑스 퐁피두센터와 조르주 루오재단에서 엄선한
지난 2017년 광주가톨릭평생교육원(옛 광주가톨릭대학) 브레디관(기숙사동)에서 처음 열린 ‘비움 나눔페스티벌’은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했다. 미술전시에서 소개된 작품들은 1962년부터 광주가톨릭대 건물로 사용된 근대문화유산 건물과 어우러져 깊은 인상을 줬다. 기숙사 방 한칸 한칸을 전시공간으로 제공받은 작가들은 개성을 유감 없이 발휘했고, 그 기운은 관람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됐다. 특히 헨리관 지하공간은 그 어디에도 없는 독특함으로 눈길을 끌었고, 작가들을 자극했다. 천주교 광주대교구가 주최하는 제5회 비움 나눔페스티벌이 오는 13일까지 광주가톨릭평생교육원 일원에서 열린다. ‘그리운 것들-행복을 이루는 여정’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미술전시와 작가와의 대화, 공연, 플리마켓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이중 공연 등의 행사는 이태원 참사로 인해 규모를 축소했다. 소빈 작가가 예술감독을 맡은 이번 행사의 중심은 미술전시다. 35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전시는 기숙사 방 하나 하나가 개별 전시실로 변모했다. 세월의 흔적이 담긴 전시 공간을 적절히 활용한 작가들의 작품은 흥미롭다. 과거 행사 때 설치됐던 작품에 또 다른 작품이 더해지면서 시간의 흐
특유의 화갈색톤 화면이 인상적인 박수근의 작품들, 민중미술의 대표주자 신학철의 ‘한국근현대사’, 어린아이가 그린 듯한 장욱진의 작품. 한국근현대미술의 대표작을 만나는 전시는 흥미롭다. 광주시립미술관(27일까지)에서 열리고 있는 ‘이건희컬렉션 한국근현대미술 특별전: 사람의 향기, 예술로 남다’전은 한국미술의 ‘다양한 표정’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귀한 경험이다. 지난해 4월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평생 수집한 문화재와 미술품 2만 3283점을 국립중앙박물관 등에 기증했다. 광주시립미술관은 당시 김환기·이중섭·오지호·이응노·임직순 등 5명 작가 작품 30점을 기증받았고, ‘아름다운 유산-이건희 컬렉션’을 통해 선보였다. 이 회장은 지난 2004년 리움미술관 개관식 축사에서 “비록 문화유산을 모으고 보존하는 일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들어갈지라도 이는 인류 문화의 미래를 위한 것으로서 우리 모두의 시대적 의미라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 컬렉션의 첫 지역 순회전이다. 미술관 인근 국립광주박물관전에서는 컬렉션 중 국보와 보물 등 옛 미술품을 만나는 ‘어느 수집가의 초대’전이 열리고 있다. 기획전에는 국립현대미술관(5
소쇄원과 죽녹원, 담빛예술창고와 해동문화예술촌. 담양은 생태와 예술 두 가지를 테마로 지역 정체성을 확고히 하며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떡갈비·국수 등 대표 먹을거리까지 갖추고 있어 나들이하기 좋은 곳이기도하다. 가을의 한복판 담양으로 예술여행을 떠나보자. ‘2022 담양아트위크’ 행사가 오는 28일부터 11월5일까지 담양 일원에서 열린다. 담양문화재단이 주관하는 행사로 아트페어, 전시, 레지던시 오픈 스튜디오, 맥주 파티 등이 어우러진 이벤트다. ◇‘유유자적 : 예술이 쉬어가는 도시 담양’ 2022 담양아트위크 메인 행사인 아트페어 ‘유유자적 : 예술이 쉬어가는 도시 담양’이 담주 다미담예술구(담양군 담양읍 담주 4길 24-27)에서 열린다. 기존 아트페어와는 다른 형식으로 마련된 행사는 제목처럼 담양에서 ‘유유자적’하며 예술을 접하는 기획이다. 행사는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기획자 및 작가들을 초청해 담양의 역사와 문화적, 인문학적 자산을 반영하고 특화시킨 전시로 꾸몄다. 약 140명작가가 참여해 300여 작품을 선보이는 행사는 현대 한국화, 현대미술, 사진, 공예, 독립책방과 영플레이어스, 판화 섹션으로 구성했다. 현대 한국화 섹션은 작가로
‘지리산 이른 아침 햇빛 먹고 자란 산약초, 세계에 선보인다.’ 곡성 출신 정원디자이너이자 환경예술가 황지해 작가가 195년 전통의 세계적인 정원박람회 ‘2023 첼시 플라워쇼’에 참여한다. 2011년과 2012년에 이은 3번째 참가다. 영국왕립원예협회(RHS)는 20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5월(23~27일) 런던에서 개최되는 ‘첼시 플라워쇼’ 대표 분야인 ‘쇼가든’부문 12개 참여 작품 명단을 발표했다. 6월 신청 접수 후 3개월에 걸친 심사를 거쳐 확정된 명단이다. 내년 경연에서 황 작가는 이미 금메달을 14번 받은 크리스 비어드쇼,‘첼시 쇼’의 왕으로 불리는 마크 그레고리, 런던올림픽 공원을 설계한 새러 프라이스 등 쟁쟁한 작가들과 함께 우승을 겨루게 됐다. 황 작가의 출품작은 ‘치유의 땅:한국의 산’. 한국의 어머니 산으로 불리는 지리산의 인적 드문 원시림인 동남쪽 약초군락을 모티브로 삼은 것으로 지리산 산비탈의 산약초와 희귀식물 등을 심은 정원을 조성할 예정이다. 황 작가는 2011년 전통 화장실을 정원으로 승화시킨 ‘해우소:근심을 털어버리는 곳’을 처음 출품, ‘아티즈 가든’ 부문 금메달과 최고상을 받았고 2012년에는 ‘DMZ:금지된
역경을 딛고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구축해가는 장애인 작가들은 힘든 여건 속에서도 꾸준히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이 복지에서 예술·문화로 확장되면서 아직 미흡하기는 하지만 장애인 예술행사는 물론이고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어울리는 프로그램들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 광주 장애인 작가들의 예술 역량을 선보이는 아트페어 ‘2022 광주 에이블아트위크’가 열린다. 장애인 아트페어는 지금까지 서울에서 몇차례 진행돼 왔고, 지역에서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광주시장애인예술인협회 등은 에이블아트위크 조직위원회(공동위원장 전자광·이명자)를 꾸리고 문화체육부공모에 도전, 개최권을 따냈다. 제1회 장애인아트페어 ‘2022 광주에이블아트위크’가 오는 20일부터 23일까지 4일간 광주비엔날레 4 전시관에서 열린다. (재)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과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후원하고 (사)광주장애예술인협회 ‘22광주 에이블 아트위크 ’사무국이 주최·주관하는 행사는 ‘장애인예술가의 풍부한 창작활동과 건전한 미술 생태계를 지향하는 미술축제’를 주제로 진행된다. 운영감독은 윤익 기획자가 맡았다. 35개 부스를 운영하는 이번 행사에는 장애인 예술가 114명과 공모를 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