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3월 9일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명동성당에서 열린 구국미사 현장에는 그가 있었다. 1987년 4월 17일 서울 혜화동 신학교에서 어린이를 보고 두 팔 벌려 반기며 환히 웃는 모습은 인자하기 그지 없다. ‘시대의 큰 어른’이었던 고(故) 김수환 추기경이다.지난 5월9일은 김수환 추기경의 탄생 10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서연준(미카엘) 사진작가가 ‘김수환 추기경님 탄신100주년을 기념 1984년~88년 미공개 한지 사진전’을 오는 9월8일까지 천주교 광주대교구청 내 현 갤러리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1984년부터 1988년까지 김수환 추기경이 미사를 집전하는 모습 등을 당시 20대 중반의 천주교 신자였던 작가가 직접 촬영한 흑백사진 60여점을 선보인다. 당시 촬영했던 700여컷의 사진중 선별한 전시작들은 한지에 직접 작업 및 인화를 한 작품으로 38년 동안 미공개된 작품들이다.서울 포이동 성당에서 홍보분과장으로 10년 동안 봉사를 하고 있는 독실한 신자인 서 작가는 “코로나로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추기경님이 살아오신 발자취를 많은 분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은 작은 소망으로 전시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바깥에 비가 올 거 같아.” “그런가요. 저는 실내에 있어서 모르겠어요.” 광주시립미술관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G.MAP) 전시장에서 내가 던지는 질문에 답을 하는 건 노진아 작가의 작품 ‘테미스, 버려진 AI’다. 인간이 되고 싶냐는 질문에, 배가 고프냐는 질문에 그는 다양한 대답을 들려줬다. 인간화를 꿈꾸는 로봇과 대화하며 기계와의 감정적 소통에 대해 생각해보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작품 앞에서 관람객들은 신기한듯 너도 나도 질문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여름방학을 맞아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즐거운 전시회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 지맵(G.MAP)은 6월 끝난 개관 기념전 ‘디지털 공명’전에서 선보였던 작품들을 일부 선별해 다시 전시중이다. 또 미디어아트스트 박상화 작가의 작품도 새롭게 설치했다. 4전시실에서 만나는 작품 ‘Good Day, Good Night’는 관람객의 참여로 완성되는 몰입형 실감 콘텐츠 작품이다.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고양이, 들판의 기린, 화려한 꽃 등 동화적 상상력이 돋보이는 미디어 아트와 작곡가이자 가수 하림의 음악이 어우러진 작품은 관람객들에게 행복을 전해준다. 영상이 흐르는 벽면을 손으로 터치하면 쏟아지는 영상과 음악을
28일 오전 광주극장에 특별한 ‘꼬마 손님들’이 찾아왔다. 아이들이 이날 관람한 영화는 ‘교실 안의 야크’. 주인공인 부탄의 교사가 고도 4800m에 위치한 외딴 벽지학교의 산골아이들과 만나면서 벌어지는 내용을 담은 작품이다. 이날 영화는 여느 때처럼 극장측이 정한 시간표에 의해 상영된 작품이 아니었다. 관람객이 ‘직접’ 영화를 선정했고 함께 보고 싶은 이들을 초청, 영화를 감상했다. 1935년에 문을 연 광주극장은 85주년이었던 지난 2020년 10월 ‘광주극장 100년, 나의 영화 100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광주극장이 100년 동안 자리를 지키겠다는 약속을 담은 기획이자, 관객들이 극장에게 100년 동안 함께 하자고 보내는 응원의 마음도 담기길 바란 기획이었다. 극장측은 100편의 영화를 본 관람객을 위한 특별 이벤트를 준비했다. 지금까지 광주극장에서 본 영화 가운데 1편을 골라 관람하는 기획이었다. 이날 상영된 ‘교실 안의 야크’는 영화 100편 관람의 첫번째 완수자 정애화(65)씨가 추천한 영화였다. 퇴직 후 ‘찾아가는 인생나눔교실 멘토 사업’에 참여, 연제지역아동센터 아이들에게 그림책 강의를 하고 있는 그는 아이들과 함께 영화를 꼭 보고 싶어
28일 오전 광주극장에 특별한 ‘꼬마 손님들’이 찾아왔다. 아이들이 이날 관람한 영화는 ‘교실 안의 야크’. 주인공인 부탄의 교사가 고도 4800m에 위치한 외딴 벽지학교의 산골아이들과 만나면서 벌어지는 내용을 담은 작품이다.이날 영화는 여느 때처럼 극장측이 정한 시간표에 의해 상영된 작품이 아니었다. 관람객이 ‘직접’ 영화를 선정했고 함께 보고 싶은 이들을 초청, 영화를 감상했다.1935년에 문을 연 광주극장은 85주년이었던 지난 2020년 10월 ‘광주극장 100년, 나의 영화 100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광주극장이 100년 동안 자리를 지키겠다는 약속을 담은 기획이자, 관객들이 극장에게 100년 동안 함께 하자고 보내는 응원의 마음도 담기길 바란 기획이었다. 극장측은 100편의 영화를 본 관람객을 위한 특별 이벤트를 준비했다. 지금까지 광주극장에서 본 영화 가운데 1편을 골라 관람하는 기획이었다.이날 상영된 ‘교실 안의 야크’는 영화 100편 관람의 첫번째 완수자 정애화(65)씨가 추천한 영화였다. 퇴직 후 ‘찾아가는 인생나눔교실 멘토 사업’에 참여, 연제지역아동센터 아이들에게 그림책 강의를 하고 있는 그는 아이들과 함께 영화를 꼭 보고 싶어 아이들
지금부터 꼭 40년 전 맡았던 배역이다. 마당극 ‘안담살이 이야기’의 주인공 안담살이. 김도일(60)씨는 옛 동료·후배들과 다시 땀 흘리며 연습중이다. 당시 일본 순사 역을 맡았던 윤만식(70)씨도 그 역할 그대로다. 스물 여섯살의 이채은 신명 단원은 코러스로 출연한다. 이들이 준비하는 공연은 ‘놀이패 신명 창단 40주년 기념-불혹: 흔들리지 않는다!’(30일 오후 5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극장2)에서 만날 수 있다. 창단 멤버였던 김도일 신명 40주년 기념행사추진위원장과 정찬일 신명 대표와의 인터뷰는 신명의 마당극을 처음 접했던 대학시절을 떠올리게했다. ‘놀이패 신명’은 문화예술단체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신명이 숱하게 공연했던 마당극 현장에서 함께 손 맞잡고 노래하던 기억들을 갖고 있는 이들이 많고, 신명의 작품을 보며 예인의 길을 꿈꾼 이들도 있다. 마당극 전문극단 신명이 창단 40주년을 맞아 기념식과 공연, 전시회, 조형물 설치 등 다양한 행사를 추진한다. 모두 다 어우러지는 ‘대동세상’을 꿈꾸며 기치를 올렸던 문화운동의 태동기와 성장기를 기억하는 자리이자, 새로운 출발을 모색하는 다짐의 자리이기도 하다. “위원장을 맡아 이런
무더운 여름엔 시원한 실내 공간에서 열리는 전시회를 관람하는 ‘문화피서’에 나서도 좋을 듯하다. 지금 광양 전남도립미술관(관장 이지호)에서는 다양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기획전 ‘애도:상실의 끝에서’, 윤재우 특별기획전, 박치호 개인전 등 차분히 둘러보면 좋을 전시들이다. #애도:상실의 끝에서 구부린 어깨 위에 십여개의 알록달록한 케이크 조각을 얹고 있는 작품 속 그는 원색의 아프리카 의상을 입고 있다. 나이지리아계 영국인인 작가 잉카 쇼니바레는 전통의상으로 알았던 ‘더치 왁스’가 사실은 서구 열강에 의해 인도네시아에서 이식된 것임을 뒤늦게 알고 혼란에 빠진다. ‘승자의 역사’가 쓰여질 때는 누군가의 희생을 담보로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작품 ‘케이크 키드’다. 바로 옆에서 상영중인 그의 영상 작품 ‘오딜과 오데뜨’는 ‘백조의 호수’에 등장하는 오딜과 오데뜨가 거울을 바라보며 서로 같은 동작으로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오는 9월12일까지 열리는 ‘애도:상실의 끝에서’전은 생태계 재앙, 무기 개발과 전쟁, 글로벌 전염병 등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매일의 ‘상실’에 무릎 꿇지 않고, 애도하며 서로를 다독이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기획
광주일보사가 주최하는 ‘예술 꿈나무들의 등용문’ 제 67회 호남예술제가 최고상 시상식을 끝으로 3개월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지난 1956년 첫 대회를 개최한 호남예술제는 전국을 대표하는 종합문화예술축제로 확고히 자리잡으며 지역 뿐 아니라 한국 예술계의 텃밭 역할을 해왔다. 특히 올해 호남예술제는 광주일보사가 창간 70주년을 맞은 뜻깊은 해에 열려 의미를 더했다. 광주일보사는 창간 3년 후 호남예술제를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단 한차례도 거르는 일 없이 매년 경연을 개최해왔다. 예비 예술가들의 탄생을 알리는 제67회 호남예술제 최고상 시상식이 24일 광주학생교육문화회관(광주시 서구 쌍촌동)에서 열렸다. 이날 시상식에는 무용 등 각 부문별 최고상 수상자와 가족, 지도교사 등 100여명이 참여했다.지난 4월27일 무용 경연을 시작으로 막을 올린 올해 호남예술제는 지난 7월7일까지 약 3개월간 광주학생교육문화관·호남신학대학 등에서 열렸다. 음악·무용·국악·미술·작문 등으로 나뉘어 진행된 경연에는 전국에서 6000여명의 학생들이 참가했으며 유치원생들이 참여하는 새싹그리기 대회에는 1000명이 함께했다. 코로나 19로 인해 합창·합주 부문 경연은 열리지 않았고, 미술·
‘여름 부채에 담아낸 광주 풍경.’ 시원함과 멋, 풍류가 담겨있는 부채는 여름철이면 선물로 많이 주고 받았었다. 선조들은 부채의 여백에 글과 그림의 멋스러움을 담아 그 운치를 풀어 무더운 여름에 순응하는 여유와 지혜를 담고는 했다. 금봉미술관(관장 한상운·광주시 북구 각화대로 91)은 매년 여름이면 다양한 주제로 부채 전시를 개최해왔다. 올해는 광주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부채를 선보이는 기획을 준비했다. 작가들은 빛고을 광주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들을 담아서 펼쳐보였다. 오는 8월25일까지 ‘光고을 Story’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다양한 장르와 연령대의 작가 50여명이 참여했다. 특히 올해는 먹과 담채를 사용해 산수화와 문인화 서예 등을 부채에 그리는 작가들로 참여작가를 한정하지 않고 서양화, 공예작가로까지 확장, 광주의 다양한 모습을 담으려했다. 작가들은 역사와 문화를 비롯해 구석구석 숨어있는 광주의 삶의 현장들을 찾아냈고, 도시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생각들을 자신만의 시각으로 해석해 여름 부채 작품에 담았다. 권예솔·김미애 작가는 먹음직스러운 무등산 수박을 소재로 작업했고, 설조환 작가는 운치있는 무등산 자락을 담았다. 유소
올해는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는 해다. 정치, 경제 분야 등과 마찬가지로 문화계 역시 두 나라의 수교를 계기로 다양한 문화 교류 활동이 진행돼 왔다. 두 나라의 다양한 현대미술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한중수교 30주년 기념전 ‘유대와 동행’전이 오는 7일부터 26일까지 은암미술관과 무등갤러리에서 동시에 열린다. 지난해 중국 충칭 작가들을 초청, ‘기억(記憶)과 유대(紐帶)’전을 개최했던 은암미술관이 중국 서남대학교 미술대학, 충칭친구문화전파유한회사법인과 공동 주최한 기획전이다. 이번 전시에는 광주 작가 16명과 북경, 상하이, 충칭에서 활동하는 17명 등 모두 33명의 작가를 초대해 5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장르 역시 회화, 사진, 공예, 설치, 미디어 아트 등으로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다채로운 작품 세계를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은암미술관에서 열리는 1부 ‘문화로 나눈 우정’에는 그동안 양국이 문화교류를 통해 진행했던 초대전, 기획·특별전 참여 작가를 초청했다. 작품 세계를 탄탄히 다지고 있는 중견작가들을 중심으로 대형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무등갤러리에서 만나는 2부 ‘미래를 여는 동행’은 각 도시가 운영하는 창작센터, 레지던시
“일찍 나온 초저녁별이/지붕 끝에서 울기에/평상에 내려와서/밥 먹고 울어라, 했더니/그날 식구들 밥그릇 속에는 별도 참 많이 뜨더라/찬 없이 보리밥 물 말아먹는 저녁/옆에, 아버지 계시지 않더라.” 초여름밤, 해남 바닷가에서 안도현 시에 한보리 작곡가가 곡을 부친 ‘마당밥’이 흘러나온다. 메조 소프라노 이진진씨의 나지막한 목소리와 첼로, 피아노, 바이올린, 드럼 소리가 어우러진 노래를 듣고 있자니 아름다운 풍광과 노랫말, 멜로디에 마음이 뭉클해진다. 지난 4일 이진진 단독 콘서트 ‘장고봉로 516’이 열렸다. 공연 제목은 해남군 북일면 내동리 마을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 동네 어르신들, 멀리 외지에서 온 이들이 관객으로 참여한 이날 공연이 열린 장소는 아주 특별한 곳이었다. 진진씨의 집 앞 마당, 바로 바다가 보이는 소박한 공연장 ‘진진의 바다’다. 해남 바닷가 마을의 작은 무대에서 전해오는 문화 향기가 지역 문화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번 하우스 콘서트는 해남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공연예술단체 담소(談笑·대표 최동근)가 기획했다. 진진씨를 비롯해 공연에 참여한 이들은 광주 공연계에서 낯익은 인물들이다. ‘시노래’를 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