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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고무줄 진료비… 기본 의료비·몸무게 추가 ‘천차만별’ [불신과 위협, 길 잃은 동물 의료·(上)]
사람처럼 동물도 아프면 치료받아야 한다. 예방접종 같은 간단한 의료 행위부터 생사를 가를 수술까지, 수의(獸醫)계도 반려인의 소중한 가족을 치료하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그러나 동물병원이 민간 시장에만 맡겨지면서 깜깜이 가격에 격차가 심화되고 의료분쟁까지 곳곳에 번지고 있다. 1천500만명을 넘어선 반려인과 동물병원 간 신뢰에 금이 가고 있는 사례와 수의계 현장의 목소리를 살피고, 제도적 대책을 모색한다. 박지연(가명·29)씨는 지난해 11월 포포(비숑)의 스케일링을 위해 성남시 분당구의 한 동물병원에 갔다가 청구된 진료비를 보고 깜짝 놀랐다. 25만원이면 가능하다는 병원의 홍보물을 보고 방문했지만, 노견이고 몸무게가 5㎏ 이상이라며 각종 검사비와 소독약, 마취 비용이 추가로 붙어 58만원까지 비용이 늘어났다. 여기에 치아가 많이 썩었다면서 덴탈 엑스레이 검사, 발치, 잇몸 염증 치료 등을 권유받아 총 120만원이 청구됐다. 비용 부담에 결국 스케일링만 받았지만, 며칠 후 같은 반려동물 미용실에서 만난 지인이 타 병원에서 20만원에 스케일링을 진행했다는 얘기를 듣게 됐다. 박씨는 “치아 상태나 나이가 많다는 특징 때문에 비용 차이가 날 수 있지만, 병원에서 처음 안내한 가격에서도 크게 차이 나고 권유받은 추가 항목도 많아 의심까지 들었다”며 “그래도 포포를 위해 아끼지 말자는 생각에 스케일링을 진행했지만, 지인의 반려견과 유사한 품종인데 그가 다닌 병원과 가격이 2배 이상 차이가 나 속상했다”고 말했다. 동물병원의 진료비가 규모와 입지에 따라 천차만별이며, 동물의 건강 상태에 따라 고무줄처럼 늘어나고 있다. 실제 경기지역 동물병원 5곳에 스케일링 비용을 문의한 결과, 기본 의료비와 몸무게에 따른 추가 비용이 다르게 조사됐다. MRI 검사를 필수로 하는 용인시의 A병원은 55만원부터 가격이 시작됐지만, 고양시 일산의 B병원은 13만원부터 안내했다. 과천시 내 C병원은 15만원, 화성 동탄신도시의 D병원과 시흥시 E병원은 각각 35만원, 25만원을 기본 비용으로 제시했다. 추가 비용이 붙는 몸무게 기준과 가격도 달랐다. B병원은 10㎏ 이상, 20㎏ 미만은 모두 5만원으로 통일했지만, D병원은 5㎏ 이상 5만원부터 최대 40㎏~45㎏ 대형견은 51만원까지 추가됐다. C병원 관계자는 “사실 안내하는 비용은 기초 가격이고 진찰 과정에서 많이 달라진다. 아이(동물)들이 굉장히 건강하고 어리면 그만큼 마취 심도를 오래 유지하지 않아도 되지만, 정확한 진료로 파악된 건강상태가 일반적인 아이와 다를 경우, 마취를 추가로 한다든가 아니면 모니터링 장치를 추가로 달아야 하는 등 유동적이다”고 말했다. 정부가 스케일링이나 중성화 수술 등 수요가 높은 진료에 대해 가격을 대외적으로 관리하거나 공개하지 않아 반려인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