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와 실크로드 문명권에서 800년 넘게 사랑받아온 나스레진의 이야기를 담은 <요절복통 중앙아시아 현자 나스레진 일화집>(인간과문학사)이 출간됐다. 김현조 시인이 우리말의 맛을 살려 번역한 이 책은 13세기경 튀르키예와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활동했던 전설적인 재담가 나스레진(Nasreddin)을 주인공으로 한다. 당나귀를 거꾸로 타고 다니는 기행으로 유명한 그는 겉보기에는 어수룩해 보이지만 번뜩이는 기지와 재치로 권위주의를 비꼬고, 삶의 정곡을 찌르는 인물이다. 우리나라 봉이 김선달이나 방랑시인 김삿갓처럼 부조리한 세상에 던지는 통쾌한 풍자로 막힌 속을 뚫어주는 역할을 해왔다. 이번 일화집에는 나스레진의 수많은 이야기 중에서도 가장 해학적이고 교훈적인 에피소드를 엮었다. 이웃에게 던지는 촌철살인과 같은 한마디, 권력자를 골탕 먹이는 지혜, 삶의 모순을 유머로 승화시키는 이야기들은 시·공간을 초월해 독자들에게 깊은 공감과 웃음을 선사한다. 번역을 맡은 김현조 시인은 2000년부터 2015년까지 우즈베키스탄에 거주하며 중앙아시아의 문화적 정서를 연구해온 전문가다. 그는 낯선 이슬람 문화권의 유머 코드를 한국 정서에 맞게 의역했다. 단순한 직역이 아
'함평천지'(咸平天地)라 했다. 호남의 여러 고을을 가사체의 사설로 풀어서 만든 판소리 호남가 첫 머리에 함평이 올랐다. 얼마나 좋은 곳이었으면 '천지'라고 불렀을까. 천지는 사람이 살기에 좋고 모든 것이 넉넉하니 조화(造化)가 무궁(無窮)한 곳 아닌가. 함평은 남도의 서해안과 내륙이 어우러진 지역으로 깨끗한 자연과 풍부한 먹거리를 자랑한다. 사시사철 좋은 곳이지만, 겨울날의 함평은 한층 더 고요하고 아름다워 도심에서 벗어나 여유를 만끽하기를 원하는 이들에겐 최적의 힐링 여행지다. 찬바람에 코끝이 시려지는 시기, 몸은 움츠려지고 마음은 허하다. 긴긴 겨울을 이겨내기 위한 뭔가가 필요하다. 쉼과 활력, 울창한 솔숲과 드넓은 갯벌이 펼쳐진 함평 돌머리해수욕장 일원이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핫플레이스로 주목을 받고 있다. ◆뜨끈한 바닷물에서 해수찜 '피로가 싹~' 겨울철 함평의 명물은 단연 게르마늄 해수찜이다. 해수찜은 유황성분의 산성암맥과 삼못초와 같은 각종 약초 등이 더해진 고온의 해수(海水) 유황과 게르마늄이 함유된 돌을 달궈 넣은 탕에서 수건을 적셔 찜질하는 것으로 '해수약찜'이라고도 한다. 특히 몸에 얹어 온천과 약찜을 함께 체험하는 방식으로, 돌에 함유된
연극을 흔히 일회성 예술이라고 한다. 무대 조명이 꺼지면 사라지는 장르라는 이유에서다. 대본인 희곡이나 비평이 남기도 하지만, 사람이 주인공은 아니다. 그래서인지 연극인에 대한 기록은 몇몇 이름난 배우 중심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 연극인 전체의 면면을 꼼꼼히 기록하는 작업이 첫발을 내디뎠다. 역사적인 행보이고, 그래서 관심을 끌고 있다. (사)한국연극협회 부산시지회(부산연극협회)가 ‘부산연극인 인명사전’ 발간을 올해 주요 사업으로 확정하고 진행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명사전’에는 500명에 이르는 부산 연극인의 사진과 이름, 주요 프로필, 참여 작품 등이 포함된다. 연출가와 배우뿐만 아니라 극작가, 무대, 조명, 음악, 기획을 포함해 공연이 성사되는 과정에 참여하는 모든 연극인이 망라된다. 인명사전은 이정남 부산연극협회장을 발행인으로 김태호(간사) 이사, 김문홍 평론가, 권철 배우가 편찬위원으로 참여한다. 최근 부산연극협회 사무실에서 1차 회의를 열어 책자 이름과 수록 대상자 범위, 발간 일정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인명사전 수록 대상을 부산에서 5년 이상 활동한 연극인으로 정했다. 작고한 연극인도 포함한다. 현재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이하 딤프)이 '제20회 DIMF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 참가 대학을 모집한다. 접수 기간은 2026년 2월 9일(월)부터 3월 12일(목)까지다. 2007년 제1회 딤프와 함께 출범한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은 국내 최초 대학생 뮤지컬 경연대회로 뮤지컬 관련 학과 대학생들이 대구 시내 주요 공연장에서 관객들에게 실전 공연을 선보이는 무대를 20년간 이어왔다. 국내외 대학이 참여해 선의의 경쟁을 펼치면서도 학생들 간 교류와 네트워크 형성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이다. 특히 올해 행사는 참가 대학의 부담을 줄이고 교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여러 변화들이 반영됐다. 본선 진출 대학에 지급되는 공연 지원금이 상향돼 대구·경북 소재 대학은 총 1천200만원, 국내 타 지역 소재 대학은 총 1천500만원을 지원받는다. 이를 통해 참가팀이 보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공연 제작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본선 진출팀을 대상으로 대학 간 교류와 네트워크 형성을 위한 '교류의 장'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제작 과정과 경험을 공유하고 상호 소통할 수 있도록 구성해 본선 무대를 앞둔 참가자들이 서로 연결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예선은 4월
충청권 지자체들이 미래 가치를 담은 '차세대 유산' 발굴을 도모하고 있다. 22일 충청권 지자체에 따르면 각 지역은 고대 유적과 성곽, 근현대 종교 건축과 공공건물, 역사적 쟁점이 남은 방어 거점 등을 중심으로 차기 문화유산 후보군을 정리하고 있다. 세종시는 삼국시대 산성인 세종 이성산성의 역사적 가치를 조명한다. 전동면 금성산 정상부에 위치한 이성산성은 백제가 처음 축조한 뒤 신라가 보수·활용한 흔적이 함께 확인되는 유적으로, 삼국 간 공방의 실체를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드문 사례로 평가된다. 최근 발굴조사에서는 7세기 백제 사비기로 추정되는 다각다층 건물터가 거의 완전한 형태로 확인돼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성내 4단으로 조성된 유단식 평탄지와 저수시설, 고도화된 배수체계까지 드러나며 이성이 단순한 방어 거점을 넘어 국가적 의례와 행정 기능을 수행한 공간이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세종시는 4차 발굴까지 축적된 성과를 토대로 올해 국가유산 지정 준비에 돌입할 계획이다. 대전은 한국 근현대사를 대표하는 첫 대전시청사와 고대사 쟁점 유적을 동시에 '차세대 유산'의 축으로 보고 있다. 일제강점기 지방 공회당으로 건립된 첫 대전시청사는 국내에 남아 있는 유일한 사례
인간의 손만큼 정교하고 다재다능한 ‘도구’는 없다. AI시대가 도래했다고 하지만 사람의 손이 발휘하는 기능과 감성은 무엇에 비할 바 아니다. 전시장 안으로 들어서면 손끝에서 피어난 다채로운 작품들을 마주할 수 있다. 그 손들의 주인공들이 머리와 가슴으로 구현한 결과물들은 저마다의 삶의 서사와 이미지, 아우라를 발한다. 무등갤러리에서 오는 28일까지 펼쳐지는 ‘손끝으로 피우는 나만의 길’전. 김수정, 김현선, 박은정, 서한순, 이남희, 조수경, 홍희란 등 모두 7명 작가들은 전통을 모티브로 자유로우면서도 실용적 디자인으로 재해석한 작품을 선보인다. 자수, 매듭, 규방공예, 한지공예, 금속공예 등 다양한 분야의 70여 점은 작가들 고유의 경험과 시간을 응축하고 있다. 자수나 매듭 관련 작품은 섬세하면서도 여성적인 매력을 발하지만 한편으론 인내와 명상의 느낌도 묻어난다. 한지를 재료로 한 전통 서랍장은 옛 시대로 거슬러 올라 간 듯한 분위기를 환기하며 김현선 작가의 금속공예는 금속 특유의 차가움보다는 모던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준다. 한편 전시실에서 만난 박은정 작가는 “작품을 선보이는 작가들에게 작업은 그 자체가 자기 수양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며 “각각 다른
‘친구들과 편하게 놀고 즐길 수 있어 좋은 곳’, ‘평소 못하는 활동을 할 수 있는 곳’,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곳’. 수원 슬기샘어린이도서관 2층 전시공간인 어울림터 한편에는 ‘나에게 있어 트윈웨이브란?’ 물음에 대해 이용자들이 답한 메모가 빼곡했다. 트윈웨이브는 12~16세를 위한 슬기샘어린이도서관 내 전용 공간이다. 이 곳에서는 만들기나 그림 그리기, 글쓰기 등 다양한 콘셉트의 활동을 즐길 수 있다. 트윈웨이브는 어린이와 청소년 사이에 낀 세대라는 트윈세대의 특성을 반영해 이들의 독립성과 창의성을 지원하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사회적인 요구에 맞춰 생겨난 곳이다. 슬기샘어린이도서관은 지난 4년여간 트윈웨이브 이용자들이 만든 작품 50여점을 올해 처음 대중에게 선보이고 있다. 트윈웨이브 이용자들이 남긴 메모도 이번 전시의 일환이다. 도서관 2층 전시 공간인 어울림터에서 다음달 28일까지 진행 중인 전시 ‘자유롭게 “ ”하다’에서는 글, 창작 모형 등 트윈웨이브를 이용한 청소년들이 풀어낸 창의적이고 기발한 작품을 보여준다. 트윈웨이브는 특정 연령대의 청소년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인만큼, 이용자들의 활동을 대중에 공개하는 첫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충북 단양군의 천연동굴이 겨울철 ‘이색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단양 곳곳에 자리한 천연 석회암 동굴은 사계절 내내 약 15℃의 일정한 기온을 유지하며 포근한 자연 속 힐링 공간을 제공한다. 천연동굴은 계절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아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한 자연 난방·냉방 효과를 지닌 것이 특징이다. 특히 최근 단양군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공식 인증을 받으면서 단양을 찾는 관광객들의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단양 석회동굴은 대부분 4억5천만 년 전 고생대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석회동굴에는 종유석, 석순 등 생성물이 즐비하다. 동굴은 저마다 독특한 서사를 품고 관광객들을 태고의 신비 속으로 안내하고 있다. 이 중 고수동굴과 천동동굴, 온달동굴은 일반에게 공개돼 가족과 연인, 친구와 함께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이처럼 따뜻한 지하 세계에서의 탐험, 전설이 깃든 역사적 공간, 그리고 빛과 물이 어우러진 환상적인 풍경은 겨울철 힐링 여행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천연기념물 제256호 단양 고수동굴… 관광객 발길 이어지는 단양 대표 명소 단양 고수동굴은 1976년 발견된 이후 본격적으로 개발되어 현재 천연기념물 제256호로
겨울 중턱을 넘어선 지금, 창원에 곧 다가올 봄의 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온다. 창원문화재단이 2026년 모닝콘서트 ‘봄이 오는 소리’의 일정을 공개하고 예매 창을 열었다. 모닝콘서트는 올해로 스무 돌을 맞는 창원 성산아트홀의 대표적인 브랜드 공연으로, 1월과 8월을 제외한 매월 두 번째 화요일 오전 11시 성산아트홀 소극장에서 정기적으로 개최된다. 창원문화재단은 지역 기업과의 장기 협업 프로젝트를 통해 모닝콘서트를 열고 창원의 문화예술적 기반을 다져왔다. 올해부터는 ㈜경남스틸의 지원을 받는다. 봄의 문을 두드릴 첫 공연은 부드러운 음색으로 수많은 이들을 위로하는 감성 듀오 ‘옥상달빛’이 꾸민다. 2011년 데뷔 이후 다양한 방식으로 팬들과 소통해 온 옥상달빛은 따뜻한 메시지를 담은 히트곡들로 내달 10일 다시 한번 감동을 선사한다. 이어질 다음 무대는 매력적인 재즈 선율로 채워진다. 피아니스트이자 프로듀서인 강재훈을 주축으로 한 ‘강재훈 재즈 트리오’가 3월 10일 창원서 한국 재즈의 미래를 이끌어갈 음악적 깊이를 선보인다. 강재훈은 이번 공연에서 객원 보컬 김주환과 함께 스윙과 블루스, 즉흥 연주를 펼친다. 4월의 두 번째 화요일에는 전설적인 더블베이시스트가
속보=평창 오대산 월정사가 오대산사고본 조선왕조실록과 의궤의 ‘환지본처’를 넘어, 첨단 기술이 접목된 ‘디지털 문화 관광의 거점’으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다.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은 오는 2028년까지 총사업비 194억 원을 투입해 박물관 인근에 ‘디지털 외사고’를 건립(본보 15일자 4면 보도)한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단순한 하드웨어 확충을 넘어 오대산과 대관령, 동해권역을 잇는 거대 ‘문화관광벨트’의 핵심 앵커 시설을 구축한다는 점에서 지역 사회가 주목하고 있다. ◇ ‘디지털 옷’ 입고 체류형 관광 명소로 국가유산청은 디지털 외사고를 통해 평창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디지털 실감 영상관’과 ‘미디어 파사드’는 텍스트 중심의 정적인 기록유산을 압도적인 시각적 경험으로 전환시켜 관광 자원으로서의 가치를 극대화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선보인 실감 콘텐츠가 성공 사례로 꼽힌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왕의 행차, 백성과 함께하다’라는 실감 콘텐츠를 통해 정조의 화성 행차를 3D로 구현하고, ‘금강산에 오르다’ 콘텐츠로 실경산수화를 파노라마 영상으로 펼쳐내며 관람객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바 있다. 디지털 외사고 역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