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평 이상의 임대주택을 지을 경우 국비 보조금 비율이 삭감되는 탓에 부산 임대주택 대부분이 ‘투룸’에 가까운 소형으로 건립되고 있다. 부산시는 임대주택에서 두 자녀 이상을 출생하면 평생 무료로 거주하도록 만들겠다고 나섰지만, 실상은 신혼부부가 살기에도 좁아 현실성이 떨어지는 대책이라는 지적이다. 13일 국토교통부와 부산시에 따르면 임대주택의 전용면적이 60㎡를 넘어가면 정부가 임대주택 건립에 국비로 보조하는 지원금이 줄어든다. 임대주택을 지을 때 투입되는 국비 지원금은 재정지원금과 주택도시기금 융자 등 두 가지 형태로 구분된다. 재정지원금의 경우 전용면적 60㎡ 이하일 때 전체 비용의 39%를 지원하지만 60㎡를 초과하면 33%로 약 6%포인트(P) 지원 비율이 줄어든다. 주택도시기금 융자 역시 60㎡ 이하라면 41%를 지급하지만, 60㎡가 넘을 경우 33%로 8%P가 감소한다. 더 큰 평형을 지을수록 지원금은 오히려 줄어드는 아이러니가 발생하는 셈이다. 임대주택이나 행복주택은 건립할 때마다 적자가 불가피하기에 지자체 입장에서는 한 푼이라도 국비를 더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지원금 기준이 이렇다보니 전용 60㎡가 넘는 임대주택이나 행복주택은 사실상
50년 넘게 부산 원도심과 산복도로 일대 개발을 묶어놨던 고도 제한이 대폭 완화된다. 북항 재개발 사업과 연계되는 수정 1·2지구는 이번 규제 완화 대상에서 제외돼 향후 논의하기로 했다. 부산시는 ‘2030년 부산도시관리계획 재정비안’과 관련해 지자체와 주민 등 각계 의견을 수렴, 재정비안을 마련했다고 12일 밝혔다. 변경된 재정비안은 오는 15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다시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친다. 당초 시는 지난해 9월 원도심이나 문화재 주변 지역 등에 지정된 고도지구를 폐지하거나 완화하는 내용의 재정비안을 공개한 바 있다. 시는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지역 여건과 특성을 고려해 재정비안을 다시 마련하게 됐다. 특히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극심했던 원도심 산복도로(동구 망양로~서구 해돋이로)의 고도지구 높이 제한을 완화하기로 했다. 시는 이와 관련해 ‘경관 및 건축계획 지침’을 마련하고 있다. 조화로운 개발을 위해 건축물 높이와 배치, 주요 조망점 확보 등을 지침으로 정하겠다는 것이다. 시는 고도지구 높이 제한 ‘완화’라는 표현을 썼지만, 사실상 고도 제한 해제 효과가 기대된다. 시는 해당 지구에서 재개발, 재건축 등 정비사업이 추진될 경우 주변 경관과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지역 부동산 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내수 침체와 대출 규제에도 2000~3000건을 유지하던 부산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지난달 1000건대로 반토막 난 것이다. 탄핵 정국이 장기화한다면 집을 담보로 대출을 낸 자영업자 등이 경매로 내몰리며 지역 경제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 8일 아파트 거래 플랫폼 부동산서베이에 따르면 지난달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등록된 부산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모두 1229건이다. 이를 통해 유추해 볼 때 지난달 부산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700건 안팎에서 형성될 것으로 분석된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는 하루 단위로 부동산 거래 신고가 등록된다. 다만 부동산 거래 신고는 매매 시점으로부터 한 달 이내에 하면 되기 때문에 정확한 통계는 한국부동산원이 이달 말에 발표한다. 부동산 거래 중 당월 신고 비중이 통계적으로 약 70% 수준이라 지난달 아파트 거래를 1700건으로 추산할 수 있다. 이는 탄핵 정국 이후 지역 부동산 시장이 급속도로 위축되리라는 우려가 그대로 반영된 수치다. 부산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해 7월 3159건으로 33개월 만에 3000건을 넘
공사비만 10조 5000억여 원으로 부산 역대 최대 규모인 가덕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에 정작 지역 건설업체들은 들러리만 서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다. 지역 업체들에 할당된 지분을 모두 합해도 10%를 간신히 넘길 정도로 적은 데다 정보통신이나 전기, 소방 등 비토목 부문에서는 지역 업체 몫으로 돌아가는 비중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25일 지역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마감된 가덕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 사전심사 재입찰에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단독 응찰하면서 유찰됐다. 지난 5일 1차 입찰은 무응찰로 유찰됐고 2차 입찰에서는 1곳만 응찰하게 됐다. 이렇게 됐을 경우 국토교통부는 재입찰 공고를 내거나 수의계약으로 전환할 수 있다. 이번 현대건설 컨소시엄에는 동원개발, 동아지질, 흥우건설, 삼미건설, 협성종합건업, 지원건설(이상 지분율 1%)과 경동건설, 대성문건설, 영동, 동성산업(이상 0.5%) 등 10곳의 부산 업체가 참여한다. 경남 업체는 대저건설과 대아건설(이상 1%), 정우개발과 대창건설(이상 0.5%) 등 4곳이 이름을 올렸다. 지분율 1%는 1000억 원, 0.5%는 500억 원가량 사업비가 책정된다. 14곳의 지역 업체 지분을 모두 합하면
부산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하지만, 바닷가를 접하고 있는 이른바 ‘해·수·남’(해운대·수영·남구)을 중심으로 반등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분양한 ‘오션뷰’ 아파트는 미분양 물량이 빠르게 소진되고, 매매가가 평당 5000만~6000만 원을 넘나드는 실거래도 이어지고 있다. 19일 지역 분양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분양한 남구 대연동 더 비치 푸르지오 써밋(1384세대)은 완판을 앞두고 있다. 전용면적 59㎡ 또는 중대형 평수 저층 일부 타입을 포함해 미분양 물량은 현재 8개가 남아 있다. 몇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수십여 개로 적지 않았던 미분양 물량이 최근 빠른 속도로 소진되고 있는 것이다. 부산의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인근 남천동 메가마트 부지에 들어설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가 4500만 원을 넘나들 수도 있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남아 있던 물량이 빠르게 팔려 나갔다”며 “요즘 같은 불황기에 지역을 대표하는 신축 아파트가 완판된다는 사실은 반등의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 역대 최고 분양가였던 더 비치 푸르지오 써밋은 지난해는 물론 올해를 통틀어도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1순위 청약에서 252가구 모집에 5606개의 청약 통장이
4년 전만 해도 50만 건 넘게 접수됐던 부산 아파트 1순위 청약 건수가 올해 5000여 건으로 폭삭 주저앉았다. 연말까지 1만 건이 접수된다고 가정해도 4년 전의 2%에 불과한 실정이다. 미분양은 일상이 됐고, 1순위서 청약통장이 채 10개가 접수되지 않는 단지가 있을 정도다. 고분양가 논란이 앞으로도 이어진다면, 처참히 붕괴된 지역 분양시장이 쉽게 활로를 찾기 어려울 전망이다. 16일 부동산시장 분석 전문업체 랜드월스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부산에서 분양한 아파트 단지 14곳(3322세대)에 접수된 1순위 청약통장은 모두 5492건이다. 지난 11일 분양한 양정 롯데캐슬 프론티엘의 1순위 청약에 2374개의 청약통장이 몰렸고, 지난 4월 분양한 일광 노르웨이숲 오션포레에는 1083건이 접수됐다. 동래사적공원 대광로제비앙(778건), 더샵 금정위버시티(545건), e편한세상 범일국제금융시티(260건)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를 제외한 8개 단지는 제각기 접수된 청약통장이 100건을 넘지 못했으며, 청약통장이 채 10개가 들어오지 않은 단지도 2곳이나 됐다. 이는 지역 아파트 분양시장이 처참할 정도로 침체돼 있다는 방증이다. 분양권 전매 차익을 노
부산의 아파트 전셋값이 10주 연속 오르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침체돼 있던 전세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다음 달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시행 4년 차에 접어드는 만큼 집주인들이 그간 받지 못했던 전셋값을 한꺼번에 올려버린다면 ‘전세대란’이 현실화할 수 있다. 앞으로 부산의 신축 입주 물량이 급감하는 탓에 전세난을 한층 부추길 우려도 있다. 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마지막 주 부산 아파트 전세 가격은 0.01% 상승하며 10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3월 셋째 주까지 하락세를 보이던 부산 전세 가격은 3월 넷째 주부터 반등하기 시작해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부산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전셋값이 들썩이고 있다. 특히 서울의 경우 작년 5월부터 54주 연속으로 전셋값이 오르고 있다. 이미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매매 가격과 전셋값이 좁혀진 틈을 탄 ‘갭투자’가 다시 성행할 조짐마저 보인다. 부산 수영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준신축 아파트의 34평 전세는 1년 전까지만 해도 3억 원 중반대에 거래됐는데, 최근 호가는 4억 5000만 원을 넘길 정도로 금액이 껑충 뛰었다”며 “전셋값 상승 추세가 꺾일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다음 달 임대차보호법
부산 해운대구의 노른자위 땅으로 손꼽히는 우동 삼호가든(우동1구역) 재건축이 사업시행 인가를 받으며 본궤도에 올랐다. 원자잿값 상승과 고금리 장기화로 여러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에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지만, 삼호가든처럼 입지와 사업성을 갖춘 곳에서는 사업 추진이 본격화되는 추세다. 20일 지역 정비업계에 따르면 부산시는 최근 우동1구역 재건축 사업에 대한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고시했다. 사업시행계획 인가란 정비사업의 세부 계획(위치, 명칭, 규모 등)을 지자체장이 확정하고 인가하는 행정 절차다. 사실상 사업 승인이나 건축 허가 단계로, 사업이 무산될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진다. 삼호가든은 부산의 대표 부촌인 해운대구 우동에서 최초로 추진됐던 재건축 사업으로, 사업 초기부터 투자자들과 1군 건설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DL이앤씨는 2021년 3월 타 업체들과 수주 경쟁을 거쳐 삼호가든의 시공권을 따냈다. DL이앤씨는 그동안 서울 한강 인근 아파트에만 적용했던 자사의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를 지방 최초로 삼호가든에 도입하며 화제를 모았다. 삼호가든 재건축 이후 단지명은 ‘아크로원하이드’로 예정됐다. 조합 측은 오는 10월께 관리처분 총회를 연 뒤 내년 3~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당사자 박민지(28·가명) 씨는 다른 강력사건 피해자들을 돕고 구하는 일을 자처한다. 그녀는 ‘피해자’라는 말보다 ‘경험자’라는 단어를 선호한다. ‘피해자다움’이란 고정관념에 스스로를 끼워넣다 무너지는 이들을 너무도 많이 봤기 때문이다. 경험자로서 민지 씨는 다른 피해자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 살인, 스토킹, 폭행, 학교폭력 등 각종 범죄 피해자들의 연대자이자 조력자로 역할했다. 그러다 고 표예림 씨와도 연이 닿게 됐다. 두 사람은 법과 제도의 한계에 부딪힐 때, 언론이나 변호사의 도움이 필요할 때 조언을 주고 받았다. 동갑내기여서 친구로 지냈는데, 가까이서 자주 의지했다. 안타까웠던 예림 씨의 사건 이후에는 장례부터 자취방 정리까지 힘을 보탰다. 민지 씨는 “우리 사회에서 피해자들은 자신의 피해를 직접 증명하고, 대중에게 검증까지 받아야 하는 위치에 놓여 있다”며 “예림이는 익명을 앞세운 이들로부터 ‘사이버불링’을 당했고, 잠들기 직전까지의 일상이 폭력에 노출됐다. 제대로 숨도 쉬기 어려운, 무게조차 따질 수 없는 폭력이었다”고 말했다. 민지 씨는 “본인이 힘들 때도 항상 다른 학폭 피해자들이 노출되거나 괴롭힘을 당할까 봐 걱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