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 악재'의 장기화와 부동산 한파에 충청권 서민 경제가 위태로워지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부채 부담이 커지면서 경매시장에 집을 내놓는 한계 차주는 폭증하고 있고, 불어난 빚을 감당하지 못해 개인 채무조정을 신청하는 사례도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1월부터 지난달까지 충청권에서 임의경매 매각으로 인한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다세대 등) 소유권 이전 등기 신청은 총 232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1년 1-11월(2406건) 이후 최대치다. 2023년(1800건)·지난해(2033건) 동기간과 비교하면 각각 28.9%, 14.2%씩 급증했다. 임의경매는 부동산을 담보로 돈을 빌린 채무자가 원금이나 이자를 3개월 이상 갚지 못할 경우, 채권자가 대출금 회수를 위해 부동산을 경매에 넘기는 절차다. 즉 임의경매가 늘어날수록 차주의 상환 여력은 가계부채 상승과 고금리, 주택 가격 하락 등으로 약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0월 말 기준 충청권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49조 145억 원으로, 전년 동월 말(45조 4150억 원) 대비 7.9% 증가했다. 반면
정부의 각종 대책에도 충청권 내 미분양 주택 물량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추진 중인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매입 가구 수는 소폭에 그치고 있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미분양 안심환매 사업도 신청이 저조한 상황이다. 지역 건설업계에선 정부가 미분양으로 인한 건설사 등의 부담을 덜어주는 데에만 집중했다며, 시장 회복의 핵심인 수요 촉진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2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10월 전국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총 2만 8080가구로, 전월(2만 1480가구) 대비 3.1% 증가했다. 이 중 서울과 인천, 수도권은 4347가구, 지방은 2만 3733가구를 차지했다. 충청권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9월 2653가구에서 10월 3380가구로 27.4% 증가했다. 충남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동기간(1393가구→2146가구) 54.1% 급증한 탓이다. 이같이 지역 내 준공 후 미분양 주택 물량이 잇따라 속출하는 것과 달리 정부의 지원 방안은 미봉책에 그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LH가 추진 중인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매입 사업의 경우 충청권 기준 제1차 공고에 611가구가 접수됐다. 그러나 매입 심의
"결과는 상관없으니 평소 준비했던 것만큼 최선을 다하고 왔으면 좋겠습니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험 날인 13일 대전 동구 동대전고등학교(제27시험지구 제8시험장) 고사장 앞은 오전 7시부터 수험생들을 배웅하는 학부모와 차량들로 가득했다. 교사들도 일찌감치 나와 그동안 고생한 수험생 제자들을 포옹하며 격려했다. 긴장한 모습이 역력한 수험생들은 부모와 교사 등의 든든한 응원을 받으며 고사장으로 발길을 재촉했다. 대전 지역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제자들이 노력한 만큼 시험을 잘 치르길 바라면서 고사장으로 왔다"며 "긴장하지 않고 평소대로 잘 봤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강아지와 함께 수험생 자녀를 응원하러 온 학부모들도 있었다. 수험생 학부모 명나연 씨는 "아들을 응원하기 위해 아침 일찍 강아지랑 준비해서 나왔다"며 "떨지 않고 3년 동안 준비한 걸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 좋은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수험생을 응원하며 쉽게 곁을 떠나지 못하는 학부모들도 눈에 띄었다. 학부모들은 마지막까지 최선들 다해줄 것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포옹으로 전달했다. 학부모 성덕재 씨는 "우리 아들을 포함한 전국의 모든 수험생과 가족들에게 많이 수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승차권 불법 거래인 '암표' 거래를 집중 단속한다고 22일 밝혔다. 열차 승차권을 정가보다 비싸게 되파는 암표거래는 철도사업법 제10조2(승차권 등 부정판매 금지)에 따라 금지된 불법 행위다. 상습 또는 영업 목적으로 암표를 판매하거나, 판매를 알선하다 적발되면 최대 10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코레일은 주요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과 협력해 '추석 기차표', 'KTX 예매' 등의 키워드를 집중 모니터링한다. 불법 거래가 의심되는 게시물은 삭제하고, 게시자 아이디는 이용 제한 조치할 방침이다. 아울러 코레일은 누리집과 모바일 앱 '코레일톡'에 암표 제보방을 개설해 신고받는다. 제보 내용이 확인될 경우, 제보자에게 열차 운임 50% 할인 쿠폰을 지급한다. 부정 승차를 막기 위해 내달부터 부가운임을 인상하는 내용의 여객운송약관도 개정 시행한다. 우선 승차권 미소지자에 대한 부가운임이 내달부터 기존 50%에서 100%로 상향 적용된다. 열차 내에서 이용 구간을 연장하는 경우에도 부가운임 100%가 적용된다. 코레일은 쾌적하고 안전한 고향 방문을 위해 열차 내 질서 확립을 위한 순회를 강화한다. 이와 함께 명절 기간
추석 연휴 승차권 예매 첫날인 17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기차표 예매 앱과 웹사이트에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부터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추석 연휴 승차권 온라인 예매가 시작됐으나, 이용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실제 오전 8시엔 '명절 예매 화면으로 이동 중입니다'라는 안내 문구만 뜬 채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않았다. 또 일부 이용자들은 접속에 성공했으나, 대기 인원이 107만여 명을 넘어가는 등 접속이 계속해서 지연됐다. 오전 9시엔 승차권 예매 단계까지 접속됐지만, 대기자 수 화면에서 '통신 중 오류가 발생했다'는 안내 문구가 뜨는 등 장애가 이어졌다. 이에 대해 코레일은 접속 지연에 대해 사과하며, 긴급 조치에 착수해 단계적으로 시스템을 정상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기존 오후 1시까지 였던 추석 연휴 열차표 예매 시간을 오후 4시까지 연장했다. 18일 예정된 호남·전라·강릉선 등의 예매는 기존대로 오전 7시부터 오후 1시까지 진행된다. 코레일은 "오늘 오전 7시쯤 발생한 추석 연휴 열차 승차권 예매 접속 지연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라며 "이번 접속 지연은 평소 명절보다 2배가량 늘어난 긴 연
미국 정부가 한국인 근로자를 대규모 구금하면서 충청권 기업들이 술렁이고 있다. 미국 진출을 계획 중이거나 인력을 파견하는 지역 기업들에 비자라는 또 다른 불확실성이 생겨서다. 또 이번 구금 사태로 한미 통상 협상에도 변수가 발생 예상, 수출업계도 고심하는 상황이다. 10일 지역 산업계에 따르면 미국에 공장 건설 등을 진행 중인 한국 기업들은 현재 작업을 일시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대대적인 불법체류자 단속으로 인해 미국 출장을 중단하거나, 현지 출장자를 긴급 귀국시키면서다. 앞서 미국 이민 당국은 지난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서배너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대대적인 불법체류자 단속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한국인 300여 명이 체포·구금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대부분 회의 참석이나 계약 등을 위한 단기 비자인 B1 비자나, 무비자인 전자여행허가(ESTA)를 소지한 채 현지에서 일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미국 조지아주에서 대규모 단속을 벌이자, 미국에 투자한 충청권 기업들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충청권에서도 미국 현지에 법인을 둔 기업들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대전 지역 알
잇따른 주택 부실시공 문제에 충청권 입주민들의 고통이 끊이지 않고 있다. 숙련공 부족과 공사 기간 압박, 자잿값 인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새로 지은 주택에서 결함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대응책에도 주택 하자 논란이 계속되는 만큼, 준공 승인 기준 상향 등 보다 강력한 예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하심위)에 접수된 충청권 공동주택 하자 심사 분쟁 사건은 84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2년(246건)과 지난해(451건) 대비 각각 3.4배, 1.9배 가량 늘어난 규모다. 하자 심사 분쟁 사건은 충남과 충북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충남에 접수된 하자 심사 분쟁은 2022년 92건에서 지난해 11월 620건으로 6.7배 급증했다. 충북 역시 동기간 51건에서 134건으로 2.6배 많아졌다. 지역에선 입주 후 부실시공 관련 민원이 속출하는 한편 시공 과정에서의 미흡한 품질관리도 적발되고 있다. 올 상반기에 입주를 마친 대전 A 아파트에선 소방 배관 파열로 인한 누수가 발생했다. 당시 입주민들은 부실시공으로 인해 누수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시공사의 보수를 요구한 것으로
대전 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악화일로로 빠지고 있다. 수년간 적정 수요를 넘어선 입주 물량과 함께 혁신도시 완성 등 부동산 호재가 잠잠해지자, 지역 미분양 주택과 매매 가격, 거래량 등 각종 지표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어서다. 여기에 향후 2년 간 1만 5000가구 이상의 주택이 또다시 입주를 앞두고 있어, 지역 부동산 활성화에 경고등이 켜졌다. 31일 한국부동산원과 KB부동산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지역 미분양 주택은 1514가구로 집계됐다. 3년 전인 지난 2022년 7월(509가구) 대비 약 3배 늘어난 값이다. 지역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12월 2319가구로 급등한 이후 올 5월 1794가구 등 더딘 회복 속도를 보이고 있다. 또 준공 후 미분양 주택도 지난해 12월 553가구에서 지난달 487가구로 66가구를 털어내는 데 그쳤다. 매맷값과 거래량도 지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2021년 7월까지만 해도 109.42였던 지역 주택종합 매매가격지수는 지난달 99.21로 9.3% 하락했다. 주택 거래량은 2021년 2만 5324가구에 달했지만, 지난해엔 1만 7956가구로 29.1% 급락했다. 전세 시장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지역 주택종합 전세가격지수는 9
국가 백년대계인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의 연내 결정을 앞두고 정부가 경제성과 효율성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동안 국가철도망 결정 과정에서 전문적인 판단이나 이용객 편의가 아닌, 정치 논리 또는 지역 입김 등 이권 싸움에 따라 노선이 좌지우지 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호남고속선 오송 분기 등 기형적인 노선이 잇따라 형성됐고, 공주역 위치 선정 논란과 서대전역 침체 등 각종 부작용이 현재까지 속출하고 있다. 사회·경제적 낭비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은 정치권 개입을 철저히 배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7일 충청권 지자체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올 연말까지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6-2035)'을 고시할 예정이다.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은 국토부가 10년 단위 5년 주기로 수립하는 철도분야 최상위 법정계획으로, 현재까지 전국 지자체에서 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하기 위해 160개 사업을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시와 충남도, 충북도도 대전남원선(대전-남원), 중부권 동서횡단철도(서산-울진), 청주공항-김천 등의 반영을 요청했다. 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발표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치권 개입을 경
대기업은 물론 벤처기업도 수도권 쏠림이 점차 심화되면서 인재 유출 등으로 인한 지역 성장 동력 상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6일 벤처확인종합관리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서울과 인천, 경기 지역 벤처기업은 총 2만 4690곳으로, 전국 벤처기업(3만 7667곳) 중 65.6%를 차지했다. 이는 5년 전인 지난 2021년 5월 말 수도권 벤처기업 비중(60.6%)보다 5%포인트 늘어난 규모다. 지난달 말 충청권에 위치한 벤처기업은 3879곳으로, 전체의 10.3% 수준이다. 10.4%였던 2021년 5월 충청권 벤처기업 비중과 비교하면 0.1%포인트 떨어졌다. 특히 대전 지역 벤처기업은 2021년 5월 1499곳에서 올 5월 1059곳으로 440곳이 사라졌다. 벤처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도 수도권에 몰려있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 중 385곳(77%)은 서울과 인천, 경기에 본사를 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달리 대전과 세종, 충남, 충북 등에 본사를 둔 대기업은 26곳(5.2%)에 불과하다. 지역별로 보면 충남이 14곳으로 가장 많았고, 대전 7곳, 충북 4곳 순이다. 세종은 한화에너지 1곳 뿐이다. 문제는 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