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민간기업으로 위장한 제주 보안부대에서 민간인에게 간첩 누명을 씌우고 가혹행위를 한 의혹과 관련, 국가 차원의 조사가 이뤄진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1984년과 1986년에 각각 발생한 ‘제주 보안부대에 의한 불법구금·고문·가혹행위 등 인권침해 사건’에 대해 조사 개시를 결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제주시 용담동에서 새마을지도자를 맡았던 양모씨(80), 김모씨(73) 등 제주도민 3명은 1984년 간첩 혐의로 구속된 서경윤씨(재심 무죄 판결)를 도왔다는 이유로 제주 보안부대에 끌려가 수십 차례의 매질에 이어 ‘물고문’과 ‘전기고문’을 당했다고 진실화해위에 증언했다. 이들 3명 가운데 고(故) 김모씨는 보디빌더로 도내에서 이름을 날렸지만, 혹독한 고문으로 후유증을 앓으면서 40대 초반에 사망했다. 또한 간첩 혐의로 7년간 복역한 강광보씨(재심 무죄판결)의 10촌 동생인 강모씨(76)는 1986년 1월 제주 보안부대에 끌려가 고문과 가혹행위를 당했고, 허위 자백을 한 후에야 일주일 만에 풀려났다. 진실화해위는 전두환 정권 시절인 1980년대 제주 508보안부대는 ‘한라기업사’라는 위장 간판을 달고 영장도 없이 민간인을 불법 구금
정부는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안전성을 자체적으로 검토한 결과 “일본의 오염수 방류계획이 제대로 지켜진다면 앞으로 10년 후에 제주 남동쪽 100㎞ 해상에 방사능이 극미량 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지난 7일 브리핑에서 “후쿠시마는 일본의 동부, 태평양 쪽에 접하고 있어서 오염수가 방류되더라도 구로시오 해류를 타고 북태평양을 지나 캐나다, 미국으로 이동한 다음 태평양을 크게 순환하게 된다”며 “이 과정에서 방대한 양의 태평양 바닷물에 희석되는데 우리 기관의 시뮬레이션 결과, 우리 해역에 유입돼 영향을 미치는 시기는 대략 4~5년에서 길면 10년에 이르며, 삼중수소 등 방사능 영향은 국내 해역 평균 농도의 10만 분의 1 미만으로서 과학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출된 오염수의 우리 해역 영향은 제주도 남동쪽 100㎞ 지점에서 10년 후 1리터 당 0.000001베크렐(㏃) 내외가 도달할 것으로 예측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2021년 8월부터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주도로 오염수 방류 안전성을 조사해왔다. 아울러 원자력연구원, 해양과학기술원 등 국내 기관은 일본 오염수 해양방출 계획을 가
특별자치시·도인 제주와 강원, 세종을 비롯해 내년 1월 특별자치도로 출범하는 전북이 새로운 지방시대를 열어가고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 손을 잡았다. 제주특별자치도와 강원특별자치도, 세종특별자치시, 전라북도는 3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상생 협력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4개 시·도는 헌법에 ‘특별지방자치단체(특별지방정부)’가 명시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고, 각 지역의 특별법 개정과 재정분권, 포괄적 권한이양을 위해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또한 특별한 지방시대를 선도하고 국정과제 추진, 고향사랑기부제 등 현안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협의회를 구성하고, 사무국 설치와 국·과장급 회의를 정례화해 연대를 강화하기로 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그동안 7단계 제도개선으로 4600여 건의 권한과 특례를 이양 받았지만, 그 과정에서 중앙정부와의 갈등과 국회 심의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다”며 “앞으로 4개 특별자치시·도가 연대하면 포괄적 권한 이양은 물론 모범적인 지방분권 실현에 날개 짓을 펼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4개 시·도 인구는 434만명에 출향인사를 포함하면 800만명에 달한다”며 “4개 시·도가 뭉치면
제주대학교병원이 서울에 있는 대형병원과 경쟁하는 구도가 지속되면서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난관이 예상된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 20일 제5기 상급종합병원(2024~2026년) 지정 기준을 발표했다. 이번 기준에도 제4기(2021~2023년)와 마찬가지로 제주의 진료권역은 서울권에 포함됐다. 복지부는 전국을 11개 진료권역으로 나눠 3년마다 상급종합병원을 평가해 지정한다. 복지부는 제주도민들의 수도권 소재 병원 이용률이 높다는 이유로 2012년부터 제주를 서울권역과 묶어 평가하고 있다. 제주대병원이 상급종합병원이 되려면 서울 소재 대형병원과 경쟁해야 하는 이유다. 반면, 강원도는 단일 권역으로 편성돼 2018년 연세대원주세브란스병원에 이어 2021년 강릉아산병원 등 2곳이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됐다. 제주도민들의 숙원인 상급종합병원 설치가 수도권 소재 대형병원의 벽에 가로 막히면서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제주대병원의 시설과 장비, 인력을 확충해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하겠다고 공약을 했지만, 정작 평가에서는 서울·제주권역으로 묶여있어서 진입 장벽이 되고 있다. 21일 제주대병원에 따르면 복지부가 제5기 상급종합병원 가이드라인을 발표함에 따라 오는
제주4·3사건(1947~1954) 대혼란기에 뒤틀려버린 가족사를 바로 잡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행정안전부는 19일 4·3특별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오는 7월말까지 의견을 접수한다. 법안에는 ▲혼인신고 특례 ▲입양신고 특례 ▲인지청구 특례를 담았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유족들은 명예회복과 함께 국가 보상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앞서 지난 3월 송재호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제주시갑)도 이와 비슷한 내용의 법안을 대표 발의해 정부 입법안과 병합 심사가 예상되면서 4·3특별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에 청신호가 켜졌다. 제주4·3 당시 핏줄이 뒤엉켜버린 이유는 좌익으로 몰리거나 연좌제에 엮이지 않으려고, 많은 도민들이 사실과 다르게 출생·사망·혼인신고를 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4·3당시 행방불명된 아버지를 1970년에 노환으로 사망했다고 신고하면, 실제 사망일(1948년)과 공부상 사망일(1970년)만 어긋나는 것이 아니라 망자의 혼인신고(1968년)와 자녀출생신고(1969년)도 무효가 된다. 혼인신고 특례는 혼인신고를 못하고 행방불명되거나 사망한 4·3희생자와 사실혼 관계에 있는 배우자가 가정법원의 확인을 받아 혼인신고를 할 수 있도록 한 조치다. 또한
제주지역 태양광발전 사업자들이 전력 생산을 강제로 멈추는 출력 제한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하기로 하면서 귀추가 주목된다. 전국태양광발전협회(회장 홍기웅)에 따르면 제주지역 태양광발전 사업자 12명은 8일 광주지방검찰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 한국전력거래소를 상대로 출력 제한 처분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낸다. 출력 제어가 위법이라고 다투는 소송을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출력 제한 처분의 근거로 제시된 전기사업법 45조는 사업자의 영업을 정지시키는 권한까지 부여한 것은 아니며, 전력 계통 운영자가 선로 확충 등 자기책임을 다하지 않고 사업자에게 희생을 전가하고 있다며 소송 이유를 밝혔다. 전력당국은 날씨에 따라 출력 변동이 큰 태양광발전에서 초과 전력 생산으로 인한 대규모 정전을 막기 위해 특정 시간에 강제로 전기를 생산하지 못하도록 출력 제한을 단행하고 있다. 제주지역에서 소송에 참여한 1㎿(메가와트) 발전사업자는 지난해 23회의 출력 제한으로 1266만원의 손실을 입었다. 이 사업자는 올해 5월 25일까지 42회의 출력 제한으로 2815만원이 손실을 봤다며 피해를 호소했다. 홍기웅 회장은 “정부와 전력당국이 송·배전
제주 출신 6·25전쟁 전사자들의 유해가 발굴되고 있지만, 약 1300명의 유해는 찾지 못해 가족의 품에 안기지 못하고 있다. 제68회 현충일을 맞아 유해 발굴에 대한 각계의 관심과 지원이 요구되고 있다. 6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 따르면 6·25전쟁 당시 제주 청년 1만3000여 명이 참전했다. 이 가운데 2061명(16%)이 전사했지만, 1300여 명의 유해는 찾지 못했다. 제주4·3의 광풍이 끝나자마자 제주 젊은이들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출정했고, 최전방에서 활약하면서 많은 희생을 치렀다. 제주지역 6개 보건소는 참전유공자 유해 발굴을 위해 2019년부터 유족 유전자(DNA) 채취에 나서고 있다. 제주보건소는 최근 4년 동안 106명의 유족의 유전자 채취, 국방부에 제공했다. 서귀포시 서부보건소는 유족의 유전자 채취를 통해 지난 3월 6·25당시 설악산에서 산화한 제주 출신 고(故) 허창식 하사(현 계급 상병)의 신원을 밝혀냈다. 1933년 서귀포시 대정읍에서 출생한 허 하사는 1950년 9월 모슬포 옛 육군훈련소를 거쳐 국군 11사단에 배치, 1951년 5월 ‘설악산 전투’에 참전했다가 만 18세 나이에 산화했다. 2011년 설악산 저항령 계곡에서
민선 8기 오영훈 도정의 핵심공약인 기초자치단체 부활 등의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은 결국 행정안전부 장관의 주민투표 수용 여부에 달리게 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1소위는 24일 2건의 제주특별자치법 개정안을 병합 심사, 위원회 대안으로 수정 가결했다. 두 법안은 위성곤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서귀포시)과 오영훈 도지사가 21대 국회의원이던 지난해 3월 각각 대표발의했다. 위 의원의 법안은 기초자치단체 설치를 위한 주민투표 실시 여부를 제주도지사가 결정할 수 있도록 했지만, ‘국가정책에 관한 주민투표’는 도지사가 결정할 수 없어서 수용되지 않았다. 예를 들어 국책사업인 제주 제2공항 건설에 대한 주민투표 실시 여부를 도지사가 결정·실시하지 못하는 이유와 같은 맥락이다. 지난해 오영훈 국회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기초자치단체를 설치하려면 도지사가 도의회 동의를 받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주민투표 실시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이 법안은 이날 행안위 법안소위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2026년 지방선거에서 도입을 목표로 한 기초자치단체 부활에 대한 주민투표는 행안부장관이 최종 결정 권한을 갖게 됐다. 이날 법안 심사를 맡은 행안위 소속 송재호 국회의원(더불어
제주시 연동 옛 도지사 공관에 들어선 꿈바당어린이도서관을 폐쇄, 오라동 한라도서관으로 이전이 추진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시에 따르면 2025년 말 준공될 오라동 오등봉공원 민간특례개발(공원+아파트)과 관련, 이용자 수요를 감안해 한라도서관 앞 잔디마당에 어린이도서관을 신축할 계획이다. 앞서 제주시는 2020년 12월 사업자인 ㈜호반건설 컨소시엄인 오등봉아트파크㈜와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 당시 사업자는 한라도서관 리모델링(100억원)과 음악당 신축(502억원) 등 600억원이 넘는 공공기여금을 납부하고 건물은 제주시에 기부채납하기로 했다. 그런데 최근 제주도가 예정에 없었던 어린이도서관 신축을 요청하면서, 사업자는 한라도서관 리모델링은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특히, 어린이도서관 신축 비용은 최소 150억원이 넘게 들면서 아파트 분양가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를 낳고 있다. 사업자는 “지난 9개월 동안 제주시와 협의를 통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한라도서관 리모델링 사업계획은 물거품이 돼 버렸다”며 “시간으로 환산하면 막대한 비용을 허공에 낭비한 셈”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이승아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장(더불어민주당·제주시 오라
(중)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기획-윤석열 정부의 지방시대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 등 민선 8기 전국 시·도지사와의 첫 상견례에서 “우리 국민 누구나 어느 지역에 사느냐와 관계없이 공정한 기회를 누릴 권리가 있고, 경제와 산업이 꽃피우는 진정한 지방시대를 열겠다”며 중앙지방협력회의 정례화를 약속했다. 지금까지 4차례 진행된 중앙지방협력회의는 시·도별 현안을 대통령에게 직접 건의하면서 ‘제2국무회의’로 자리매김했다. 윤석열 정부의 지방 시대는 제주도 등 지방정부가 실질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의 권한을 나누는 자치분권이 핵심이다. ▲중앙부처 권한 지방 이양=중앙권한의 지방 이양은 국토(12개), 산업(22개), 고용(8개), 교육(4개), 복지(7개), 제도(4개) 등 6개 분야 57개를 우선 추진한다. 비수도권의 개발제한구역 해제 권한이 대폭 확대됐다. 현재 30만㎡ 이하에 적용된 해제 권한이 앞으로 100만㎡까지 확대돼 제주도지사는 개발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지방항 항만 배후단지 개발 권한,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대학 설립, 농어촌 보건진료소 설치, 대중골프장 지정권, 균형발전특별회계 개선 등도 도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