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일보)[팔도건축기행·(37)] 광주 무등산 의재미술관
무등산과 맺은 연, 한 폭 산수화처럼 남다
남종 문인화 마지막 대가 ‘의재 허백련’의 삶·작품 고스란히… 뒤편엔 직접 일군 춘설 녹차밭이
노출콘크리트·목재·유리 마감돼 경사진 길 따라 ‘사다리꼴 건축’… 긴 기단 위 3개 동으로 구성
미술관 안으로 무등산이 가득 들어왔다. 초봄의 연둣빛을 지나 6월의 짙푸른 녹음 사이로 하늘이 보인다. 울긋불긋 단풍이 들때, 나뭇가지에 흰 눈이 내려앉을 때, 미술관 안과 밖에서 바라다 보이는 무등산은 아름다운 풍경화를 그려보이고 미술관은 그 풍경을 그대로 품는다. 안과 밖의 경계가 없고, 자연의 흐름을 거역하지 않는 의재미술관은 무등산에 오롯이 안겨 있다. ■ 남종화의 대가 허백련을 기리다 한국 남종화 문인화의 마지막 대가 의재(毅齋) 허백련(1891~1977)의 삶과 작품 세계를 조망하는 의재미술관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인 무등산 국립공원에 터를 잡았다. 무등산 자락은 의재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머물렀던 곳으로 그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1891년 전남 진도에서 태어난 의재는 소치 허련의 뒤를 잇는 우리나라 남종 문인화의 대가다. 1938년부터 광주에 정착한 그는 산수화와 사군자 등 수많은 작품을 통해 자신만의 화풍을 완성하고 연진회를 조직해 제자들을 가르치며 한국화의 명맥을 이었다. 겸허하고 청빈한 사상가이자 계몽가이기도 했던 그는 농업기술학교를 설립, 교육에 힘썼고 하늘과 땅, 그리고 사람을 사랑하자는 삼애사상(三愛思想)을 제창했다. 의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