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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의암호 선박 전복사고 순직 경찰관 영결식 눈물속에 엄수

 

"악천후 속에서 선배님을 데려간 하늘이 원망스럽습니다."

춘천 의암호 선박 전복사고로 순직한 고(故) 이종우(55) 경감의 영결식이 12일 호반체육관에서 강원경찰청 장(葬)으로 눈물속에 엄수됐다.

 

이날 영결식은 고인에 대한 묵념과 약력 보고, 조사, 고별사, 헌화 및 분향 등 순서로 진행됐다.

따듯한 마음을 가진 형님이자 든든한 가장이었던 이 경감을 떠나 보내는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이 경감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러 나온 유가족과 동료 등 200여 명은 고개를 떨구고 오열했다.

김규현 강원경찰청장은 조사에서 "사고 당일에도 몸에 밴 희생정신으로 폭우로 인한 거센 물살 속에서 주민의 안전을 먼저 걱정했던 의로운 경찰관이셨다"며 "당신께서 마지막 순간까지 보여주셨던 열정과 용기, 희생과 헌신을 마음속에 잊지 않고 간직하겠다"라고 애도했다.

고별사는 이 경감과 동고동락한 춘천경찰서 서부지구대 김희석 경사가 낭독했다.

김 경사는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마지막까지 수풀을 잡고 계셨다는 소식에 얼마나 가슴이 미어졌는지 모른다"며 "걱정하는 가족들과 동료들로부터 멀리 가지 않으시려고 그리하셨을 거라 생각한다"고 읽어나갔다.

슬픈 감정을 애써 누르며 "차가운 물 속에서 얼마나 무섭고 힘드셨습니까. 하루라도 더 빨리 찾아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무뎌지겠지만 우리 동료들은 결코 선배님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약속했다.

술도 잘 못 하는 이 경감이 먼저 다가와 술잔을 따라주며 격려했던 모습을 이야기하며 "먼 훗날 하늘나라에서 뵙게 된다면 제가 먼저 술 한잔 따라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세상의 모든 시름 다 잊으시고, 그 어떠한 위험도, 걱정도 없는 곳에서 평안히 영면하시길 바랍니다"라며 끝을 맺었다.

경찰은 이 경위를 경감으로 1계급 특진 추서했다. 이 경감은 국립서울현충원 경찰묘역에 안장된다.

이 경감은 1998년부터 소양강과 의암호 등지에서 경찰 순찰정 승선 업무를 시작해 잔뼈가 굵은 베테랑으로 동료에게 신망이 두터우면서도 선박 운영에 관해서는 원칙주의자였다.

관내 순찰정을 몰 수 있는 자격증을 가진 몇 안 되는 경찰관인 그는 7∼8년 전부터 줄곧 소양강과 의암호를 오가면서 경찰 순찰정장 임무를 수행했다.

이 경감은 지난 6일 오전 춘천시 서면 의암호에서 인공 수초섬이 떠내려간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가 전복 사고로 실종돼 이틀 뒤인 8일 춘천시 서면 덕두원리 등선폭포에서 상류로 2㎞ 떨어진 한 사찰 앞 북한강 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