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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4.3희생자 친자관계 확인...'제도 개선' 용역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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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훈 국회의원, 질의에 행안부 장관 "신규 예산 반영 용역 실시"
부모 잃고 앙자와 수양딸로 입적한 생존 혈육들 보상금 상속 '주목'

 

 

제주4·3사건 희생자와 자식 간의 친자(親子) 관계를 사실과 맞게 정정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 용역이 추진된다.

73년 전 발생한 제주4·3으로 도민 3만여 명이 희생됐고,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으면서 양자나 수양딸로 호적(현 가족관계등록부)에 오른 이들은 수 백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이르면 내년 3월부터 4·3희생자 1인당 900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하지만, 생존 혈육인 아들과 딸은 남의 이름에 자녀로 오르면서 보상금을 상속받지 못하게 됐다.

이와 관련, 오영훈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제주시을)은 1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전해철 행정안전부장관에게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출생한 자녀가 친부모의 자식이라고 인정받으려면 인지(認知)청구 소송을 해야 한다. 가족관계등록부가 정정되지 않으면 실제 희생자의 아들·딸이 보상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나오는 만큼 제도 개선 용역이 필요하다”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전 장관은 “(가족관계등록부 정정) 실태 조사와 용역 필요성에 대해서는 법원행정처 간 논의가 있었다”며 “신규 예산을 반영, 빠른 시일 내 제도 개선 용역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전 장관은 이어 “이 용역비가 반영되면 내년에 4·3희생자에게 구체적인 보상금이 집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생부(生父)·생모(生母)의 친생자임에도 사실과 달리 기재된 가족관계등록부를 정정하려면 인우보증이나 증언, 목격담은 배제된다.

우선 인지청구 소송을 해야 하고, 생부·생모와 유전자가 99.999% 같다는 검사 결과로 증명을 해야 한다. 또한 친자확인·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소송을 통해 법원의 판결에 의해서 친자 관계가 성립될 수 있다.

개정 4·3특별법 시행으로 지난 7월부터 4·3희생자에 대한 가족관계등록부 작성·정정이 이뤄지고 있지만 희생자 본인만 가족관계부 정정 신청 대상으로 한정됐고, 유족은 제외됐다.

이에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지방법원과 법원행정처에 4·3의 역사적 특수성을 반영한 가족관계등록부 작성·정정을 위해 신청 대상 확대와 특례를 반영해 줄 것을 건의했다.

법원의 판결로 가족관계부가 정정된 사례는 오연순씨(72·여·서귀포시 성산읍 수산리)가 유일하다.

오씨의 아버지(오원보)는 광주형무소에 수감된 후 모진 고문과 매질로 1950년 옥사했다. 출생신고도 못하고 외할머니 손에서 자란 그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5촌 삼촌(당숙)의 딸로 호적에 올랐다.

오씨는 잃어버린 핏줄을 찾기 위해 2014년 친자확인 소송을 냈지만 번번이 기각됐다가 이모와 고모의 증언과 유전자 검사를 통해 5년이 지난 2019년 7월 법원의 판결로 사실과 다른 가족관계를 바로 잡을 수 있었다.

오씨는 “소송으로 뒤늦게 아버지와 어머니의 친딸로 인정을 받았고 호적(가족관계등록부)에 내 이름을 올릴 수 있어서 더는 여한이 없다”고 말했다.

좌동철 기자 roots@je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