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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시민과 함께해 유쾌함 더했다

/ 공연리뷰 / 오페레타 박쥐

 

 

우스꽝스러운 줄거리가 어려운 시기, 관객들의 근심을 시원하게 씻겨줬다. 지난 16일 춘천문화예술회관 무대에 오른 ‘오페레타 박쥐’는 관객석에 한바탕 웃음을 선사했다.

작은 오페라라는 뜻의 ‘오페레타’는 오페라보다 쉽고 가벼운 희극적 내용을 담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요한 슈트라우스 2세가 1873년 완성한 `박쥐’는 역사상 최고의 오페레타로 꼽히는 걸작. 주로 한 해를 마무리지으며 걱정과 고통을 털어버리는 작품이다. 그래서인지 이날 객석은 거리두기 좌석을 제외하고 1·2층 모두 매진돼 눈길을 끌었다.

‘박쥐’ 속 인물들은 하나같이 거짓말을 일삼고, 서로 속고 속이기를 반복했다. 오락성이 풍부해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었다. 이에 관객들은 공연이 시작되자 이내 배우들의 유쾌한 연기와 몸짓에 푹 빠져들었다.

무엇보다 한국어로 오가는 대사에 유쾌한 요소가 잔뜩 묻어 있었다. 파티를 가기 위해 이모가 아프다고 거짓말을 하는 하녀 ‘아델레’에게 아이젠슈타인 남작은 ‘오늘 춘천시 신북읍 천전리에 있는 닭갈비집에서 뵀는데?’라며 구체적인 지명을 언급해 웃음을 자아냈다. 지난해 송년회에서 아이젠슈타인의 골탕으로 만취해 길바닥에서 잠을 잤다는 ‘팔케’는 ‘다음날 강원일보 1면에 대문짝만하게 기사가 실렸다’고 표현해 관객들을 웃기기도 했다.

‘현악기와 친구들’의 연주로 시작한 무대에는 솔리스트 9명의 목소리 외에도 시민들의 목소리가 어우러져 의미를 더했다. 오디션으로 선발된 21명의 시민합창단 ‘강원오페라합창단’이었다. 이들은 수개월의 연습을 거쳐 무대에 올라 공연 중 파티 장면을 꽉 채웠다. 파티 장면에서는 백영태발레류보브, 한국전통문화원 태극이 수준 높은 공연을 선보이기도 했다. 19세기 유럽 사교계의 파티와 감옥에서 일어나는 장난으로 빚어진 해프닝은 50여명의 출연진이 함께해 유쾌하게 마무리됐다.

방영세 강원일보어린이합창단 예술감독은 “지역에서 이런 무대를 접할 수 있어 감동적인 시간이었다”며 “재정이 뒷받침돼 더 화려한 무대가 되면 좋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무대는 3년 전부터 강원오페라앙상블을 후원하고 있는 ‘텐즈클럽’에 10명이 더 참여한 텐즈클럽 플러스(Tens Club+·회장:한광호) 후원으로 제작비 절반이 충당됐다. 재정적인 어려움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힘을 보태기 위해서였다. 몸과 마음이 지쳐 가는 시기, 여러 사람이 힘을 모아 만든 결과물이 웃음으로 위로를 건네는 밤이었다.

이현정기자 toge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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