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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거리두기 해제에 몰려드는 환자…대학병원 ‘고심’

전남대·조선대병원 등 호흡기내과 환자 급증…CT촬영 물리적 한계
문진 과정에 코로나 자가진단 검사 포함, 대기시간 크게 늘어 ‘답답’
가벼운 증상에도 대형병원 쏠림 현상에 환자 불편 최소화 대책 고민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후 전남대병원, 조선대병원 등 광주지역 대학병원에 환자가 몰리면서 대학병원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늘어나는 환자에 진료 대기시간이 늘어지면서 환자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호홉기내과 등의 검사에 환자가 몰리는 현상이 커졌지만, 공간과 인력이 부족해 대책마련도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29일 전남대병원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기 전인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한달 평균 6만2392명이었던 외래 환자가 4월부터 8월까지는 한달평균 7만468명으로 늘었다.


8월 한달에만 7만4167명이 외래 진료를 봤다. 하루평균 2400여명의 환자가 진료를 보기 위해 전남대병원을 찾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전남대병원에서는 CT촬영시 물리적 한계인 하루 360여건 촬영을 해 왔으나 늘어난 환자때문에 하루 450건의 촬영을 해야하는 형편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조선대병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코로나 유행이 한창이던 2020년 8월 한달동안 조선대병원에는 3만7676명의 외래 환자가 찾아오는 데 그쳤으나 올 8월에는 4만5223명이 진료를 받아 2년 사이 20% 증가했다.

지난 2020년에는 한달 평균 4000여건의 CT 영상을 촬영했으나 최근에는 5200여건을 촬영해야 할 정도로 환자수가 크게 늘었다는 것이 조선대병원 영상의학과 관계자의 설명이다.


병원 관계자들은 절대적인 환자 수 증가도 원인이지만 문진 과정에서 코로나19 자가진단 검사가 포함돼 대기시간이 크게 늘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 코로나 이후 가벼운 증상에도 환자들이 대학병원으로 가는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결국 환자들의 대기시간이 늘어지고 있는 것이다.

29일 전남대병원을 찾은 김민준(30)씨는 “역류성식도염을 달고 사는 터라 오래 전부터 병원을 다녔는데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린 것을 기점으로 환자가 많이 늘어난 것 같다”며 “코로나19 팬데믹 때는 사람들이 아파도 많이 참았던 건지 병원에 이렇게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같은 날 호흡기내과를 방문한 김모(75)씨는 “코로나 격리기간이 끝난지 두달이 지났는데 아직도 기침이 심해 병원을 다니는 중이다”며 “사람이 많을 거라 예상은 했지만 요즘은 생각보다 더 많은 것 같다. 진료 한 번 받으려면 하루 종일 기다려야 해 답답하다”고 혀를 찼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 따르면 외래 환자의 대형병원 쏠림 현상은 꾸준히 이어져왔다. 지난 2010년 전국 상급종합병원의 외래환자 내원 일수는 3337만 7000여일이었으나 2020년에는 3944만 3000여일로 18.1% 증가했다.

대형 대학병원들은 대책을 고심하고 있으나 순탄치 않은 모양새다. 검사기기를 늘리거나 인력을 추가하려해도 공간부족과 허가가 나기까지 어려움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지난 4월 보건복지부는 심평원과 함께 ‘중증 진료체계 강화 시범사업’ 참여 기관을 공모했다.

경증 환자를 인근에 있는 협력 의료기관으로 이송해 신속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 골자로, 외래 환자의 대형병원 쏠림 현상을 막고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질환 치료·연구 등에 집중할 수 있게 하겠다는 의도에서다.

내년 1월부터 시범사업이 시작될 예정이며 전남대병원 또한 해당 사업에 참여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인센티브 지급 방식과 심사 과정 등 논의가 늦어지고 있어 시범사업 시행일마저 불투명한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심평원은 당초 지난 7월 시범사업 선정 기관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내부 논의가 길어진다는 이유로 오는 12월까지 발표를 미뤘다고 전했다.

조선대병원 관계자는 “직원들 사이에서도 올 초부터 코로나 이전보다 노동 강도가 확실히 높아졌다면서 직원을 더 채용해 달라는 요청이 부쩍 늘었다”며 “병원에서도 진료 과정을 단순화하고 야간진료 등을 통해 환자 불편을 최소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