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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일보) 지방의회 인사청문회 '낙하산 관행' 끊는다

지난달 지방자치법 일부개정안 국회 통과…지방의회 인사청문회 법제화
대전시의회는 의회예규·충남북도의회는 협약으로 진행, 세종시는 전무

"지방자치단체장의 낙하산 인사를 멈추게 할 수 있을까?"

최근 지방의회 인사청문회에 대한 법제화가 이뤄지면서 지자체장의 인사권 견제와 관련한 기대감이 회자되고 있다. 실질적인 인사청문회를 통해 지방선거 마다 반복되는 이른바 '낙하산(밀실·보은·측근·회전문) 인사' 의혹 여부가 해소될지 주목되는 것이다.

그동안 지방의회 인사청문회는 지자체와의 협약 등을 통해 자체적으로 이뤄져 왔고, 청문 대상 검증의 한계, 청문 결과에 대한 효력 부재 등으로 '거수기 논란'은 물론 '무용론'까지 지적돼왔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개정안에도 인사청문 결과의 기속성 여부가 명시돼있지 않아 향후 조례 제정 등을 통한 보완이 요구된다.

지난달 27일 정무직 부단체장 및 산하 공공기관장에 대한 지방의회 인사청문회 관련 조문이 신설된 '지방자치법 일부개정안(대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는 지난 2020-2021년 발의된 지방자치법·지방공기업법 개정안을 포괄적으로 담은 대안 성격의 법률 개정안으로, 지방의회 관련 제도들의 법적 근거를 만들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에 신설된 조항 47조의2(인사청문회)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정무 부시장·부지사, 지방공사 사장과 지방공단의 이사장,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기관의 기관장 등의 직위 중 조례로 정하는 직위 후보자에 대해 지방의회에 인사청문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지방의회의 의장은 인사청문 요청이 있는 경우 인사청문회를 실시한 뒤 경과를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송부해야 한다고 명시했으며, 그 밖에 인사청문회의 절차 및 운영 등에 필요한 사항은 조례로 정하도록 위임규정을 담았다.

이전까지 세종시를 제외한 각 광역지방의회는 의회예규나 지자체와의 협약을 통해 인사청문간담회를 실시해왔다. 대전시의회는 2014년 제정한 인사청문간담회 운영규정에 따라 인사청문간담회를 시행했고, 충남·북도의회는 2018년과 2019년 각각 지자체와 맺은 인사청문 실시 협약을 통해 청문회를 진행했다. 세종시의회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인사청문회 제도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지방의회 인사청문회가 효력이 약한 훈령·협약을 기반으로 운영되자 법적 당위성을 비롯해 실효성마저 떨어진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인사청문회 제도 자체는 물론 청문 결과에 대한 법적 효력이 없을뿐더러, 의원들에게 후보자 임용을 제한할 권리도 부여돼있지 않아 사실상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대전시의 경우 그동안 공사공단 기관장 등에 대한 인사청문간담회를 진행했지만, '낙하산 인사 적격 판정', '전문성 결여 청문' 등의 논란을 빚으며 지자체장을 위한 '명분용 거수기'라는 오명을 얻은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지방의회 인사청문회가 법제화됨에 따라 전보다 실효성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지방의회의 지자체장 감시·견제 기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상래 대전시의회 의장은 "그동안 대전시의회에선 훈령에 불과한 인사청문간담회 운영규정을 근거로 4개 공사·공단 사장 등 후보자에 대해 시장이 요청하는 경우에 한해 인사청문간담특별위원회를 운영해왔다"면서 "이번 지방자치법 개정안 통과로 이제 지방의회에 지자체의 인사권을 제도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된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는 9월 지방자치법 개정안 시행에 맞춰 대전시의회에서도 관련 조례를 신설할 계획"이라며 "대내외적으로 인사청문의 근거를 명확히 하고 합리적이고 내실있게 운영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인사청문 결과의 기속력이 관련 위임규정에 따른 조례 제정 여부와 내용에 달려있어 향후 각 의회의 의지에 이목이 쏠린다.

또한 인사청문회가 낙하산 인사에 면죄부를 제공하거나 마녀사냥식의 과도한 신상털기 형태로 전락하지 않도록 관련 제도 마련 필요성도 대두된다.

아울러 현재 인사청문회 제도 도입을 놓고 정쟁을 벌이고 있는 세종시의회의 경우 불필요한 소모전을 중단하고 의회의 제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