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이어진 영화산업의 침체로 지난해 극장을 찾은 관객 수는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55%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1명 당 극장을 찾은 횟수는 2.44회로 4년 만에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20일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23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극장 전체 매출액은 1조 2614억 원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1조 9140억 원)에 비해 65.9%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관객 수는 1억 2514만 명으로 2019년 2억 2668만 명에 비해 55.2% 수준을 기록했다.
극장업계 부진은 국민 1명당 극장 방문 횟수에서도 드러난다. 지난해 국민 1명당 극장을 방문한 횟수는 2.44회로 2019년 4.4회에 비해 45%가량 감소했다. 2019년 우리나라의 국민 1인당 극장 방문 횟수는 홍콩, 미국, 프랑스, 영국 등 주요 국가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8위로 떨어졌다.
지난해 영화 ‘서울의 봄’과 ‘범죄도시3’가 흥행하면서 두 편의 ‘천만 영화’가 탄생했지만 나머지 한국 영화의 성적이 부진해 한국 영화의 매출액과 관객 수는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국 영화 매출액은 5984억 원으로 2022년에 비해 326억 원 감소했고, 한국 영화 관객 수는 6075만 명으로 2022년 대비 204만 명 줄었다. 영진위는 지난해 한국 영화 부진에 대해 “허리 역할을 하는 ‘중박’ 흥행작이 나오지 않아 흥행 양극화가 심화됐다”고 평가했다.
상업영화의 부진과 달리 독립·예술영화의 경우 지난해 최고 흥행 성적을 보였다. 전체 독립· 예술영화 매출액은 지난해 1334억 원으로 역대 최고 매출액을 기록했고, 관객 수는 1348만 명으로 2019년(809만 6679명)에 비해 500만 명 이상 증가했다.
가수 임영웅의 공연을 촬영해 만든 다큐멘터리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 ‘아이유 콘서트 : 더 골든 아워’ 등 유명 가수의 콘서트를 다룬 ‘콘서트 영화’가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 한국 영화의 특수 상영(아이맥스, 4D, 스크린X, 돌비시네마 등) 매출액은 195억 원으로 전년보다 52억 원 증가했다. 특수 상영관에서 한국 영화를 본 관객도 116만 명으로 2022년 95만 명에 비해 22.3%가량 늘었다.
영진위 관계자는 “‘스즈메의 문단속,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괴물 같은 일본 영화가 이례적으로 인기를 끌었고 팬덤을 보유한 가수의 ‘콘서트 실황 영화’가 흥행하면서 극장업계의 전반적인 부진 속에서도 특수 상영 매출과 독립·예술영화의 성장이 돋보였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