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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이기대 난개발, 조례 탓인가 구청 의지 부족인가

 

부산 대표 해안 경관 자원 이기대를 아이에스동서(주) 아파트가 사유화하는 길을 터준(부산일보 6월 7일자 1면 등 보도) 배경에는 허술한 ‘경관 조례’와 지자체장의 의지 부족이 있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부산시가 이기대 등 수변 끝단의 자원을 잠재적 가치가 큰 자원으로 규정한 만큼, 경관 자원을 지킬 수 있는 현실적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부산 남구청은 7일 아이에스동서가 이기대 앞에 짓는 아파트의 경우 시 경관 조례 제25조 4호에 따라 경관 심의 대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아이에스동서 아파트는 인허가 과정에서 경관위원회 심의를 거치지 않았다. ‘건축위원회 심의 대상 건축물은 제외한다’는 같은 조례 ‘별표5’에 담긴 예외 규정 때문이다. 해당 아파트의 경우 시가 지난 2월 단 한 차례 개최한 통합심의에서 건축 심의가 함께 이뤄졌다는 이유로 제대로 된 이기대 경관 보존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채 인허가 과정을 밟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경관위와 건축위는 역할과 목적이 엄연히 다르다고 본다. 경관위는 조망과 경관 보호에 대한 전문적 견해를 제시한다. 반면 건축위는 건축 구조, 설비 등을 공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전문 의견을 제시하는 위원회다. 경관 역시 건축물의 경관, 색채 등을 다루는 데 그친다.

 

 

실제 남구청이 의지만 있었다면 따로 경관위원회 심의도 가능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시 관계자는 “구청에서 경관 심의 신청을 따로 하지 않아 경관 심의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 조례와 남구 경관 조례에는 각각 시장과 구청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경관 심의를 하도록 규정한 조항이 있다. 남구 경관 조례 제26조 4호는 구청장이 경관의 보전·관리 및 형성에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항은 경관위원회의 심의 및 자문대상이라고 정해두고 있다.

 

이에 대해 남구청은 “건축위원회 심의 또는 자문을 거친 경우는 경관위원회 심의를 받은 것으로 본다(의제 처리)”면서 “경관 심의를 추가로 받을 필요가 없는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구청 측은 26조가 아닌 경관 심의를 받지 않아도 되는 25조를 우선순위에 두고 해당 사안을 처리한 것이다. 이에 지구단위계획과 마찬가지도 경관 심의도 의제처리라는 방식으로 간단히 넘어갔다.

 

전문가들은 경관 심의가 꼭 필요한 곳임에도 남구청이 사업자에게 유리한 조항만을 적용한 뒤 군색한 변명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부산시의회 서지연 의원은 “시와 남구청 모두 사업자에게 유리한 법적 근거만 내세우며 사실상 특혜에 가까운 인허가를 밟고 있다”면서 “경관 조례와 주택법은 결국 도시계획 내 적용 대상으로 보아야 하는 만큼 부실한 과정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성대 도시계획학과 강동진 교수는 “이런 선례가 계속 쌓이면 부산 수변 경관은 모두 사유화가 될 것”이라며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시가 수립한 ‘부산광역시 경관계획 재정비’ 보고서에 따르면, 이기대, 오륙도, 동백섬, 태종대, 가덕도, 몰운대, 청사포 등 7곳은 수변 끝단 해안 경관 자원으로 지정돼 있다. 부산시는 수변 끝단에 대해 “유무형 자원과 연계돼 경관적으로 우수한 가치를 보유하고 있으며 관광자원으로서 잠재적 가치가 큰 자원”이라고 정의했다.

 

앞서 남구청은 아이에스동서의 자회사 (주)엠엘씨의 남구 용호동 973 일원 아파트 개발 계획을 시 심의에 올렸고, 시 주택사업공동위원회는 지난 2월 이 계획을 조건부 통과시켰다. 당시 용적률은 249.99%로 지구단위계획 구역에 준해 최대치로 적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