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6 영광·곡성군수 재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호남 혈투’를 예고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재선거에서 밀리면 ‘호남 텃밭 사수’를 장담할 수 없게 되고, 지역구 국회의원이 한 명도 없는 조국혁신당도 ‘호남 교두보’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당의 청사진을 내놓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양 당이 한 치의 양보도 없는 경쟁을 펼치면서 ‘민주당 경선이 곧 당선’이었던 ‘호남 선거판’도 커지고 있다.
22일 정가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연임 이후 첫 지역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영광에서 열기로 하는 등 힘을 쏟고 있고 조국혁신당도 12명 국회의원이 두 지역을 잇따라 찾으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3일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연임 성공 후 처음으로 지역에서 진행하는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영광에서 연다. 그만큼 민주당이 영광군수 재선거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는 의미다. 또 민주당은 최근 영광 출신이나 영광에 연고가 있는 국회의원 보좌·비서관과 중앙당 인사들을 영광군수 선거캠프에 추가 보강했다. 민주당이 영광 선거캠프의 몸집을 키우는 ‘인해전술’에도 나선 것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영광·곡성에 월세방을 구해 한달살이하는 것에 대한 맞대응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재·보궐선거 황명선 지원단장은 “조 대표가 영광에서 한 달 살기를 하고 있는데 민주당도 한준호·정청래·박지원 의원이 한 달 살기를 시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민주당은 영광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광주에서 박찬대 원내대표, 김민석 최고위원 등이 참석해 ‘민주당-광주시 예산정책협의회’도 연다. 민주당이 전남에 이어 광주를 찾는 것은 ‘광주발 바람몰이’가 필요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호남에서 민주당의 지지세가 약해지거나 조국혁신당으로 넘어간다면 민주당은 2년 후 지방선거에서도 치열한 ‘본선 경쟁’을 치러야 하는 난감한 상황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호남의 압도적 지지가 있어야만 지방선거 압승과 대선 승리까지 이끌 수 있다는 판단으로 광주·전남에 총력을 쏟는 것으로 보인다.
혁신당도 일찍이 영광·곡성을 전략 선거구로 지정하고 호남 표심을 정조준하고 있다.
조국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국회의원 12명은 지난 21일 장현 영광군수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전원 참석했다. 이들은 장 후보의 선거사무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개소식 이후에도 영광 곳곳을 돌며 주민들을 만났다.
조 대표는 개소식에서 “(조국혁신당 소속) 12명 국회의원은 모두 영광군수가 됐다는 마음으로 영광 발전을 위해 뛸 것”이라며 “장현 후보가 군수가 된다면 장 후보 한 명만 얻는 것이 아니다. 12명의 명예 영광 군수를 얻는 것”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혁신당은 지방선거 ‘예비고사’ 성격이 짙은 이번 호남 재선거에서 승리하거나 의미 있는 성적을 거두게 된다면 2026 지방선거에서도 ‘호남 후보’를 낼 명분을 얻을 수 있게 된다. 또 혁신당이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선전한다면 지방선거에서 민주당과 경쟁할 수 있는 지지세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총력전을 펼치는 이유에 힘이 실린다.
혁신당은 22대 총선 때 비례대표 선거 광주·전남지역에서 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을 꺾고 1위를 차지한 바 있어 영광·곡성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당시 광주에서는 더불어민주연합이 36.26%, 조국혁신당이 47.72%를 얻었으며 전남지역에서는 더불어민주연합이 39.88%, 조국혁신당이 43.97%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