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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신문) 2년 새 3배… 거제 ‘조선 인력’ 외국인이 채웠다

조선업 호황에도 내국인 인력 없어
외국인 올해 9057명… 전체의 15%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는 미미
소비 주도 청년층 유입 대책 세워야

조선도시 거제에 외국인 인력이 증가하고 있지만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2022년 2691명이던 거제지역 조선업 종사 외국인 인력은 2023년 6937명으로 늘더니 2024년 10월 현재 9057명으로 뛰었다. 2년 사이 3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외국인 인력이 증가한 이유는 조선업 침체기에 거제를 떠난 내국인 인력들의 자리를 외국인 근로자가 일정 부분 메웠기 때문이다.

한때 세계 1위 조선 강국으로 급부상했던 한국의 조선업은 2010년대 중반 수주 감소와 고유가로 위기를 맞았다. 긴 불황기를 지나 2020년대 들어 수주가 확대되면서 조선업은 회복기를 맞았지만, 인력난이 문제였다.

외국인 노동자 증가는 이러한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내놓은 단기 처방의 결과다.

◇조선업 외국인력 쿼터제 도입= 정부는 국내 조선업계가 인력난을 호소하자 2022년부터 조선업계 외국인 노동자 도입 문턱을 낮추기 시작했다. 2023년 6월부터는 조선업종에 고용허가제 외국인 쿼터(5000명 한도)를 한시적(2023~2025년)으로 부여하면서 거제에 외국인력 유입이 크게 늘었다.

그 결과 삼성중공업 2만5000여명의 노동자 가운데 4500여명, 한화오션 2만5000명 중 4000여명 등 전체 노동자의 약 15%가 외국인 인력으로 채워졌다. 인력 수급의 급한 불을 외국인 노동자로 끈 셈이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선업 인력난이 아직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어서 외국인 유입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조선업 호황에도 지역경제 미치는 효과는 미미= 조선업은 ‘슈퍼 사이클’이라고 할 만큼의 호황기로 접어들었다. 이에 따라 거제지역 조선사들의 실적도 크게 개선되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올해 3분기 매출은 2조3229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758억원) 대비 58% 증가한 1199억원으로 실적 개선세를 이어갔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부유식 액화천연가스생산설비(FLNG) 등 고수익 선종 비중 확대에 힘입은 결과다.

한화오션은 올해 3분기 매출 2조7031억원, 영업이익 256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했다. 한화오션은 2분기에 영업손실 96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으나 3분기 매출액을 6.6% 상승시키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LNG 운반선 매출 확대, 플랜트 사업부 편입 등이 긍정적 영향으로 작용하며 전분기 대비 흑자 전환을 이뤄냈다.

하지만 거제의 주력 산업인 조선업 호황이 정작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실제 신용카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거제시 소비 매출을 보면 2022년 대비 2023년 소비 매출액이 720억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도내 시부 중 두 번째로 하락률이 크다.

주거와 외식·교육·보육 등 지역 상권의 전반적 소비를 주도하는 연령층인 30대, 40대 인구는 2022년과 2023년 대비 3600명이 빠져나가 같은 기간 6500억원의 소비 매출은 5878억원으로 620억원이 감소했다

거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외국인 노동자 증가가 지역 경제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이 저조하다는 것은 지역 소상공인 등 다수의 중론”이라며 “상대적으로 저임금인 외국인 노동자의 유입은 결국 내국인 인력 채용 기회를 차단해 청년층의 거제 유출을 가속화하면서 지역 경제 침체에도 직격탄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조선업 불황기에 인건비가 낮은 외국인 근로자로 공백을 채웠지만, 지역과의 상생을 생각한다면 호황기가 돌아온 이제는 청년 내국인 채용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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