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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전북 이슈+] 관광객 오니 주민 떠났다⋯북촌은 오후 5시면 "나가세요"

"북촌 가치 유지, 주민 생활 보호"..지난 1일부터 관광객 방문시간 제한
오버 투어리즘에 국내 관광지 몸살, 전주 한옥마을 주민들 불편 ‘아우성’
전주 한옥마을도 상업화 되면서 부작용 발생, 이미 떠날 사람 모두 떠나

37년 만에 때아닌 '통금'이 생겼다. 서울 북촌한옥마을이 '오버 투어리즘'에 몸살을 앓으면서 이번 달부터 주민 생활권 보장을 위해 관광객 방문 시간 제한 정책을 시범 운영 중이다.

'오버 투어리즘'은 관광객이 몰리면서 주민의 삶과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말한다. 이 문제는 북촌한옥마을뿐만 아니라 국내외 관광지에서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이중 전주한옥마을도 '오버 투어리즘'을 겪는 대표적인 관광지로 꼽힌다.

북촌한옥마을 통금 시행 이후 만난 전주한옥마을 주민 일부는 북촌한옥마을의 통금 결정이 이해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이미 '오버 투어리즘'에 버티지 못하고 전주한옥마을을 떠난 주민도 많다.
주민 수만 6000여 명에 달하는 북촌과 1000명이 안 되는 전주의 상황은 다르지만 똑같이 '오버 투어리즘'에 고통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종로구청은 지난 7월 국내 최초로 북촌 한옥마을 지역 일대를 '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했다. 주민 불편 수준에 따라 레드·오렌지·옐로우존으로 나눴다. 주민 민원이 가장 많은 레드존은 오후 5시부터 다음 날 오전 10시까지 관광객의 출입을 막고 있다. 본격적인 단속은 2025년 3월 1일부터다.

사람뿐만 아니라 전세버스 통행까지 막았다. 종로구는 2026년 1월부터 북촌 지역을 가로지르는 약 2.3km 구간 도로에 전세버스가 진입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기로 했다.

북촌한옥마을의 명성이 높아지면서 관광객이 몰려들자 "이렇게는 못 살겠다"는 주민들의 호소를 종로구가 받아들인 결과다. 북촌의 전통적인 가치를 유지하면서도 주민의 생활권 보호를 위한 필수 조치다.

북촌한옥마을과 같이 한옥 관련 '오버 투어리즘'의 대표 관광지로 꼽히는 전주한옥마을 주민·상인들은 통금 조치가 놀랍지만 어느 정도 공감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전주한옥마을에서 35년째 식료품점을 운영하는 A씨는 "여기서 오래 살면서 장사를 하고 있지만 내 집인데 한옥마을 안에 있어서 마음대로 차도 못 대고 살기에는 불편한 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며 "그래서 북촌한옥마을 주민들의 마음이 이해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전주와 북촌의 한옥마을은 각자 사정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과거보다 많이 떠났지만 여전히 주민이 많은 북촌한옥마을과 달리 전주한옥마을은 이미 상업화되면서 모두 떠났다는 것이다.

A씨는 "북촌한옥마을은 아직도 사람들이 꽤 살고 있다. 하지만 전주한옥마을은 관광지화 되고 상업화 되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이 많이 빠져나갔다. 그러니 여기를 북촌한옥마을처럼 통금을 만드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50년 넘게 살았다는 주민 B씨도 "전주한옥마을은 관광객 때문에 시끄럽다는 이유로 떠날 사람은 진작에 다 빠져나갔다. 남은 사람들은 대부분 한옥마을에서 장사하거나 관련 일을 하면서 생계를 유지한다"며 "결국 관광객이 오는 것을 환영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전주한옥마을은 2014년에도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거주민 생활 불편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당시 주민들은 관광객 급증으로 인한 소음과 음식 냄새, 주차 공간 부족 등 불만을 쏟아냈다. 전주시는 간담회를 열기도 했지만 주민의 이탈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매년 전주한옥마을 주민이 줄어드는 가운데 지금도 다른 거처를 찾아 떠날 준비를 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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