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이후 9년만에 독감(인플루엔자) 환자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올 겨울 감염병 확산세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심각하다. 강원지역에서도 한달 사이 독감 의심 환자 수가 40배 가량 폭증하자 방역당국이 집중점검에 나섰다.
13일 찾은 한림대춘천성심병원. 가정의학과와 감염내과 대기석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연신 ‘콜록콜록’ 기침을 하는 독감 환자들로 가득찼다. 이곳에서 만난 40대 여성 A씨는 “독감 감염이 걱정돼 평소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했는데 회사 동료로부터 전염된 것 같다”며 “열이 39도까지 치솟고 두통과 오한이 심한데 환자 대기 줄이 좀처럼 줄지 않아 1시간 넘게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날 아침 한림대병원 앞 교차로는 진료를 위해 병원으로 향하는 차량들로 인해 극심한 혼잡을 빚기도 했다.
강원대병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올해 1월 첫째주 평일(지난 6~9일) 독감으로 입원한 환자는 102명으로 지난해보다 5배 이상 급증했다. 원주시 무실동의 B내과도 독감 환자로 북적였다. 이날 하루 병원을 찾은 41명의 환자 중 33명이 독감 환자였다.
강원특별자치도감염병관리지원단이 도내 10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표본 감시를 실시한 결과 지난해 12월29일부터 새해 1월4일까지 외래환자 1,000명 당 인플루엔자 증상 환자는 총 104.4명으로 집계됐다. 한달 전인 2024년 12월8일부터 14일까지 발생한 외래환자 1,000명 당 인플루엔자 증상 환자 수(2.6명)보다 무려 40.1배나 폭증했다.
전국 환자 수도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12월22일부터 28일까지 전국의 인플루엔자 표본감시 의료기관 300곳을 찾은 외래환자 1,000명 가운데 독감 증상을 보인 의심 환자 수는 73.9명이었다. 이는 독감 의심 환자수가 최고 정점을 이뤘던 2016년(86.2명) 이후 8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질병관리청은 독감 확산에 대비하기 위해 최근 제3차 호흡기감염병 관계부처 합동대책반 회의를 열고 인플루엔자를 포함한 동절기 주요 호흡기 감염병 발생상황 공유 및 대응방안을 점검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어르신, 임신부, 12세 이하 어린이들은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에 꼭 참여해주기 바라며 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 조기 치료를 위해 신속하게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며 “2주 앞으로 다가온 설 연휴를 안전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손 씻기, 환기 등의 기본 예방수칙을 각별히 준수하고 어르신 등 고위험군은 당분간 다수가 모이는 실내 행사 참여를 자제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