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 모든 추억은 아름답다 저 멀리 흘려보냈기 때문이다 미련과 회한도 그날의 가벼웠던 욕망까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저 멀리 흘려보냈기 때문이다 몇 굽이 돌고 돌아도 흐르고 또 흐르는 강물을 강언덕 버드나무 가지 사이로 저만치 바라보기 때문이다 모든 흘러가는 것은 내가 아니니 삭이지 못한 분노와 씻어내지 못한 상처가 얼마나 부질없는 잔물결인가 나는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바라보는 사람일 뿐이니 흐르면 맑아지고 맑은 만큼 아름다워지니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는 다만 아련하고 애틋한 모든 흘러가는 것의 반짝이는 잔등이다 ☞ 남강은 함양 서상면 남덕유산 기슭 참샘에서 발원해 함양 백전면 백운산 기슭에서 시작된 위천과 함양 수동면에서 합수해 흐르다가 남원 운봉 여원재에서 발원해 인월, 산내, 함양 마천, 휴천에 흐르는 임천을 산청 생초면에서 받아들여 흐르고 흘러, 지리산 천왕봉 천왕샘에서 발원해 그 유명한 중산리계곡으로 불리우는 시천천과 대원사계곡의 덕천천이 산청 단성에서 합수한 덕천강을 진주 진양호에서 받아들인다. 이후, 남강은 진주를 관통해 의령, 함안을 흘러 마침내 창녕 남지에서, 강원 태백에서 발원한 낙동강에 몸을 맡기고 종국에서 부산 을숙도에 이른다. 지금의 경
비밀과 함께 사는 법-密陽 길도 길 나름의 철학이 있다 인정머리 없는 길도 있고 둥글둥글 유연하게 이어지다가 가끔은 목적지를 잃어버려도 좋고 한눈 좀 팔다가 가도 괜찮은 길 밀양 가는 길이 그렇다 내 시는 알레그로보다 안단테에 가까웠으면 좋겠다 꽃의 영역은 신의 옆구리쯤 된다지만 뻐꾸기가 자라서 뱁새에게 한 톨의 효도도 하지 않는 것처럼 대문이나 현관의 자물쇠 따위로 오는 봄을 막을 수는 없다 밀양의 內密한 강물 속이 그렇다 웅크린 내 삶의 뒤에 아직 여백이 많아도 실패한 사랑의 진술서는 무채색이다 역전 미꾸라지국밥은 대추냄새가 났고 밀양의 공기는 늘 키가 작았으며 웅웅거리며 울고 가는 송전탑을 따라 가지도 오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가만히 앉아서 세상을 생각하고 있었다고 하면 밀양에 대한 모독 내지 불명예다 行萬里路 讀萬券書 交萬人友해야 산을 떠나고 바다를 벗어나야 마음을 눈을 뜬다던 그 햇살을 벌건 대낮 밀양역전에서 만났다 ☞ 보물 제147호 영남루. 원래 신라 법흥왕 때 세워진 영남사(嶺南寺)의 작은 누각 자리에 1365년(공민왕 14) 김주(金湊)가 창건한 것이다. 그 후 여러 차례 소실과 재건이 거듭되었는데 밀양도호부의 객사 소속으로 된 것은 161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