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의 한 건물, 무당집 문을 열고 3층으로 올라오면 장두루(25) 작가의 ‘신당’ 같은 작업실이 나온다. 왜 신당이냐, 장 작가는 작업실에 여러 신들을 모시고 있는 듯하다. 하느님, 부처님, 알라님까지는 아니옵고 어디선가 잊히고 있는 신들이다. 쓰임을 다하고 버려진 물건에 혹은 공기 중에, 흔들리는 나무 속에, 설화 속에, 그림 속에도 들어 있다. 그래서 그의 작업실은 재밌다. 잊히는 신들처럼 잊히는 이야기가 다시 그려지는 공간이다. -이번이 첫 작업실이라고. △2023년 가을 즈음 들어오게 됐다. 사실 옛날에 우리 가족이 살았던 집이다. 2층에 집주인인 이모가 살았고, 3층에 가족과 살다가 제가 8살 즈음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다. 그다음 이사 오신 분이 오래 살다가 이사를 가셨는데, 이모 배려로 제가 청소를 하면서 이곳을 쓰기 시작했다. -작업실로 올라오는 길에 물고기 벽화를 봤다. 작가님이 그린 것인지. △중학생 때 사촌언니랑 같이 그린 벽화다. 건물이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인이 만든 것으로 알고 있다. 건물도 많이 낡았고, 동네 자체가 환하진 않아서 어두운 느낌을 없애고자 이모가 부탁해서 그렸다. 안으로 좋은 기운이 들어오게 헤엄쳐 올라오는 물고기들을
창원 시민의 숙원 문화 사업인 창원시립미술관과 창원시립박물관 건립이 여전히 안갯속이다. 창원시는 두 사업의 착공이 늦춰지는 사유로 ‘물가 상승으로 인한 재정비’를 내세우고 있지만 시민들은 관련 청원을 올리는 등 건립 촉구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두 번이나 착공 연기된 미술관 지난해 12월 이어 올 9월도 불가능 시 “예산 두배↑, 기본설계서 중단” 예술계 “적정 크기 축소될라” 우려 ◇창원시립미술관= 시는 지난 2016년 창원시립미술관 건립 계획을 수립, 지난해 설계 공모 당선작을 발표하면서 의창구 중동 794-11에 지하 1층과 지상 3층 규모로 ‘2022년 말 착공, 2025년 5월 개관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그러나 실시 설계 이전, 기본 설계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예산 차이가 나자 아예 설계 작업이 중단된 상황이다. 시는 당초 미술관 건립에 232억원가량을 투입할 것으로 계획했지만 기본 설계에서 168억원이 추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시 문화유산육성과 문화유산지원팀 관계자는 “물가상승으로 건축비가 30% 이상 올라간 상태에서 여러가지 상황을 감안해보니 예산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며 “시민과의 약속대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면적을 축
우리 삶에서 떼어낼 수 없는 ‘배달문화’. 코로나19로 인해 자택활동이 늘어나면서 배달문화가 성장했지만 민간 플랫폼의 높아진 수수료가 소상공인의 부담이 됐다. 각 지자체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상생을 내세우며 ‘공공배달앱’을 개시했지만 지역 소상공인들도, 시민들도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공공배달앱이 외면받는 이유는 무엇이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3부에 걸쳐 경남 지역 공공배달앱을 살펴본다. 경남 지역에서 공공배달앱이 만들어진 지는 이제 2년이 조금 넘었다. 그동안 배달앱을 시장에 올린 지자체는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오히려 공공배달앱의 큰 이점인 지역화폐 축소, 민간배달앱에 비해 떨어지는 노하우 등의 위기가 축적되면서 ‘공공배달 플랫폼의 한계’가 거론되고 있다. ◇가맹점 적고 이용률 저조한 공공배달앱= 경남 지역의 공공배달앱은 총 5개가 개발됐지만 현재는 △진주 ‘배달의 진주’ △양산 ‘배달양산’ △김해 ‘먹깨비’ △창원 ‘누비고’ 4개만 운영되고 있다. 제일 처음 배달앱을 개발한 곳은 거제로 지난 2021년 3월 ‘배달올거제’를 선보였지만 2년도 되지 않은 지난해 12월 서비스 종료를 알렸다. ‘배달올거제’는 출시 초기 가맹점 500
경남도와 각 시군 지자체 모두 헌혈 활동을 장려하는 조례가 있지만 매년 헌혈 장려를 위해 투입되는 예산을 책정하지 않거나 헌혈추진협의회가 없는 등 편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헌혈과 관련해 예산을 책정한 지자체는 경남도를 포함해 모두 13곳이다. 이 중 ‘장려 예산’과 ‘홍보비’를 모두 책정한 지자체는 6곳으로 좁혀진다. 김해시는 올해 헌혈 장려 예산 4250만원, 홍보비 180만원을 책정해 경남에서 가장 많았고, 거제시가 3500만원, 100만원을 편성해 두 번째로 많았다. 진주시는 1000만원, 600만원을 조성했으며, 경남도는 950만원, 270만원을 책정했다. 함안군·남해군도 장려 예산과 홍보비를 모두 책정하고 있다. 이렇게 편성된 예산은 헌혈 시 상품권 지원, 매체 홍보 등으로 이용된다. 통영시·밀양시·의령군·창녕군·함양군·거창군·합천군은 장려 예산 혹은 홍보비를 100만원에서 많으면 400만원 편성했다. 반면, 창원시·사천시·고성군·하동군·산청군의 경우 올해 장려예산과 홍보비가 전무했다. 또 헌혈 증진을 위한 홍보와 헌혈기부문화 조성을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기구인 ‘헌혈추진협의회’는 경남도와 김해시·거제시·의령군·함안군·창녕군에서만 구성하고
응급환자가 병원을 찾지 못해 떠도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를 막기 위해 정부가 의료진 보수 인상 등이 담긴 지원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역 의료·보건계에서는 응급의료진 보수 인상만으로는 응급의료체계를 강화할 수 없다며 다각적인 정책 마련을 요구했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보건당국과 응급의료 확충을 위해 응급실·권역외상센터와 근무 의료진에 대한 지원 강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직접적인 재정 지원과 건강보험 재정을 통한 특별수가 설정 등 여러 방안을 통해 응급의료시설의 의료진 보수 등을 개선시켜 응급의료시설 인력을 확보한다는 내용이다. 도내서 ‘119구급차 재이송’은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총 2054건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경남도에 따르면 도내에는 총 36개의 응급의료기관이 있다. 인구 100만명당 기관수 11.2개소로 전국 7.8개소보다는 높으나, 응급의학 전문의가 총 71명으로 인구 10만명당 전문의 수는 2.1명으로 전국 4.5명보다 낮은 수준이다. 정부가 구급차 재이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방안 마련에 나섰지만 도내 의료·보건계에서는 근본적인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신용석
제133주년 세계 노동절인 1일 경남지역 노동계가 정권이 자행하고 있는 노동탄압을 규탄하고, 노동자 권리를 퇴행시키는 노동관련 법안 개정 철폐, 최저임금 인상 촉구를 한목소리로 외치며 거리로 나왔다. 민주노총 경남본부 산별조직들은 이날 오후 본대회에 앞서 경남도청 앞·창원시청 옆 중앙대로·창원시청광장·옛 한서병원 앞 등에서 사전대회를 열었다. 이후 창원시 성산구 한국산업단지공단 경남지역본부 맞은편까지 행진해 ‘2023세계노동절대회 경남대회’를 시작하며 과로사를 조장하는 노동법 개정을 규탄하고 노동안전을 위한 투쟁에 목소리를 높였다. 박쌍순 학비노조 수석부지부장은 투쟁사를 통해 “137년 전 미국의 노동자들이 하루 8시간 노동제를 외치며 총파업을 했다. 137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의 노동자들이 하루 8시간 노동시간을 지키기 위해서 총파업을 결의해야 하는 기막힌 상황이 왔다”며 “장시간 노동으로 고통받는 노동자들이 넘치고 있다. 과거로 돌아가려는 정부의 노동시간 개편안은 적극 폐지돼야 한다”고 규탄했다. 정순복 건설기계 지부장은 “윤석열 정권은 선동을 통해 노동단체를 부패세력으로 규정지으며 민중의 마음을 돌리려 하고 있다”며 “오늘은 검찰이 구속하려던 민주노총
창원 시내버스 파업이 하루 만에 철회됐다. 이에 따라 20일 오전 5시 첫차부터 정상 운행된다. 19일부터 파업에 들어간 창원 시내버스 9개사 노조는 이날 오후 4시 30분께부터 창원시 중재 하에 사측과 오후 7시30분까지 교섭을 거쳐 우선 파업을 철회하기로 합의했다. 노사간 교섭에서 결정된 합의사항은 없었으나 파업으로 인해 발생한 시민들의 불편사항에 양측 모두 공감을 표하면서 파업을 철회하는 방향으로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창원시 준공영제 시행 이후에도 반복되는 버스 노사갈등을 위해 행정의 적극적 개입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창원시는 지난 2020년 8월 시내버스 파업을 계기로 창원형 시내버스 준공영제에 속도를 붙여 2021년 9월 준공영제를 실시했다. 준공영제는 버스 회사들의 안정적 재정 확보가 가능해 회사 경영과 직원 처우가 개선되는 효과가 있지만, 지자체의 재정 부담이 늘어나 재정이 악화된다는 문제점도 상존한다. 실제 창원시는 2021년 634억원, 2022년 877억원의 재정을 지원했다. 이는 준공영제 시행 전(2018년 398억원, 2019년 432억원, 202년 506억원)보다 더 늘어난 규모다. 시가 버스 회사의 운
창원 원이대로 S-BRT(고급 간선급행버스체계) 구축사업이 시작된 가운데 출퇴근 시간대 교통 체증이 발생하는 창원광장 교차로에 양방향 통행과 신호등 신설 등이 이뤄지는 내용이 알려지자 체증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S-BRT는 도로 중앙에 버스전용차로를 조성하고 정류장, 교차로 우선 신호, 전용 차량 등을 갖춘 버스 체계로, 창원시는 지난 3일부터 도계광장~가음정사거리 구간 공사를 시작했다. 공사는 △1공구(도계광장~명곡광장) 3㎞ △2공구(시티세븐~한국은행 사거리) 3.5㎞ △3공구(한국은행 사거리~가음정사거리) 2.8㎞ 등 3구간으로 나눠 진행되는데, 3공구에 해당하는 창원광장은 사업 마지막 단계에서 진행된다. 창원시에 따르면 창원광장 공사는 빨라도 8월 이후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특히 창원광장 회전교차로는 공사를 통해 기존 한 방향에서 양방향으로 기존 횡단보도 4개소는 폐지되는 대신 신호교차로 2개소가 신설되고, 창원시청과 광장이 이어지면서 보행자 상시 접근 및 광장 활용성이 높아질 예정이다. 버스정류장 또한 이마트와 롯데백화점 사이 2곳이 생긴다. 그러나 이전부터 교통량이 많은 창원광장의 개편으로 출퇴근 시간대 교통 체증이 심
산불이 크고 잦아지면서 전국 곳곳에 그을린 검은 숲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산불 피해 면적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많았던 경남도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경남에서는 13년 만에 산불피해 복구가 진행되고 있다. 타버린 산의 녹음(綠陰)을 되찾기 위한 노력이다. ◇대형산불 잦아지자 복구조림도 늘어났다= 산림청은 대형산불 피해지의 복구를 위해 조림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대형산불은 일반적으로 피해 범위가 100㏊ 이상으로 발생한 화재를 말한다. 최근 대형산불 발생이 전국적으로 잦아지자 산불피해 복구조림 면적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됐다. 산림청은 매년 산불피해 복구조림 계획을 세우는데, 전국적으로 2019년 200㏊였던 목표가 2020년에 1012㏊, 2021년 1370㏊, 2022년 1117㏊였다가 올해는 4130㏊로 2019년 대비 20배가 넓어졌다. 그동안 경남은 대형산불지역이 적어 10여년간 산불피해 복구조림이 진행되지 않았다가 올해 처음으로 산불피해지 250㏊를 대상으로 계획을 세웠다. 이는 지난해 합천(2월·163㏊)과 밀양(5월·660.8㏊)에서 대형산불이 발생하면서다. 2022년 이전 경남에서 발생한 마지막 대형산불은 지난 2009년 발생했던 산청산불(
지난해 경남지역은 전국 두 번째 최장 가뭄에다 역대급 태풍이 부는 등 이상 기후로 몸살을 앓은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기상청이 최근 환경부와 국토교통부 등 24개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발간한 ‘2022년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상기후로 인해 가뭄이 지거나 홍수가 나고 겨울과 여름 온도가 극값을 경신하는 등 전국적으로 다양한 기록이 세워졌다. ◇역대급 가뭄·태풍 겪었던 경남= 2022년 영남과 호남 등 남부지방의 기상가뭄은 1974년 이후 가장 많은 발생일수(평균 227.3일)를 기록했다. 경남의 발생일수는 249.5일로, 전국 평균 발생일수인 156.8일보다 월등히 많았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발생일수를 가진 전남(281.3일)보다는 적었지만 경북(215.6일)과 전북(162.8일)보다 많았다. 실제로 지난해 경남 평균 강수량은 987.1㎜로 평년(1991~2020) 대비 64% 수준이었다. 특히 창원과 통영은 1, 2월 강수량이 0.0㎜로 전국 최저 수준이었는데 같은 기록을 가진 지역은 전국 6개 시군으로 창원과 통영을 포함해 순천, 여수, 대구, 부산이었다. 기상청은 봄철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으로 맑은 날이 많아 전국적으로 이상가뭄이 발생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