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신문) [新문화의 향기] (2) 남해 돌창고 프로젝트
오랜시간 버려져 황량했던 돌창고에 그림이 걸렸다. 거칠고 견고한 돌창고의 아름다움은 미끈하게 가꿔진 문화 공간에 질린 도시인들을 매료시켰다. 굳이 사람들은 불편한 남해 시골길을 따라 외진 돌창고를 찾아 오기 시작했다. 2016년이었고, 남해 돌창고 프로젝트의 시작이었다. 이후 5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 사이 돌창고를 함께 운영하던 김영호 대표와 최승용 대표가 대정돌창고와 시문돌창고를 각각 운영하게 됐다. 그리고 시문돌창고에서는 더 이상 개인 작가들을 위한 전시는 하지 않는다. 대신 남해의 오래된 경관으로 그 공간을 채우고 사람들에게 이야기 한다. 지역의 경관을 보존해야 희망이 있다고. 50년 전 섬 마을 사람들이 양곡과 비료를 보관하기 위해 만들어진 돌창고는 어떻게 문화를 향유하는 공간을 넘어서 지역의 전통과 미래를 논하는 장이 됐을까. ‘남해소리’ 전시를 준비 중인 남해군 삼동면 시문돌창고를 16일 찾았다. 시문 아랫마을과 윗마을이 만나는 삼거리 길가에 위치한 돌창고는 확연히 눈에 띄는 외관은 아니다. 네모나게 다듬어진 자연석 청돌(靑石)들이 큐브 모양으로 쌓아올려진 외형은 유명세에 비해 소박하고 정갈한 느낌이다. 외벽을 따라 안쪽으로 들어서면 입구로 쓰이
- 조고운 기자·, 김승권 기자
- 2021-01-18 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