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예술제의 70년은 예술 꿈나무들의 등용문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그동안 클래식, 미술, 문학, 무용, 국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재능 넘치는 꿈나무들을 발굴해왔다. 1956년 6월 13일, 동방극장에서 열린 제1회 호남예술제는 지방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결선 날엔 극장 밖까지 관중이 몰리는 등 한마디로 시민축제의 장이었다. 2회부터는 부통령상이 신설되고, 각 분야 권위자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며 대회의 위상이 높아졌다. 특히 아동극 부문인 동극 경연은 지역 연극 발전의 토대가 됐다. 5회 대회에서는 중·고등부가 신설되며 행사의 외연이 확장됐다. 당시 보도는 ‘성인 못지않은 솜씨를 지닌 청소년들의 무대를 보기 위해 많은 시민들이 몰려들었다’고 전했다. 1961년 4·19 혁명 1주년을 기념해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예정됐던 6회 대회는 5·16군사쿠데타로 인해 6월에서 11월로 연기되며 격변의 시대를 함께 겪기도 했다. 8회 대회에 이르러 참가자는 4000여명에 달했고, 광주 도심을 가로지르는 시가행진과 함께 명실상부한 시민 축제로 자리 잡았다. 남원 농악대와 학강국민학교 밴드의 흥겨운 연주에 맞춰 전남여고 강당에서 출발한 행진은 충장로, 금남로를 거쳐 경연장을
서귀포시와 서귀포시문화도시센터(센터장 이광준)는 오는 5월 3일부터 17일까지 ‘2025 봄꽃하영이서 페스티벌-귤꽃이서’를 개최한다. ‘2025 봄꽃하영이서 페스티벌’은 제주 최초의 플랫폼형 릴레이 축제로, 지난 3월 29일부터 5월 17일까지 서귀포 전역에서 펼쳐지고 있다. 축제는 민간과 협력해 진행되는 ‘봄꽃이서’, 시민과 마을이 주체가 되는 ‘귤꽃이서’, 마을을 걷는 트래킹 프로그램인 ‘산책이서’로 구성됐다. 봄꽃을 주제로 한 ‘봄꽃이서’는 지난 3월 29~30일 대륜동 ‘한마음 벚꽃축제(부제: 대륜, 호근, 서호에 벚꽃이 오나, 봄)’와 이달 5~6일 서홍동 ‘웃물교 벚꽃구경’ 행사로 진행돼 호응을 얻었다. 5월의 주인공인 ‘귤꽃이서’는 서귀포 시민기획자와 각 마을 주민이 함께 만드는 축제로 진행된다. 일정을 보면 5월 3일 서호동에서 열리는 ‘설문대할망놀이터 귤꽃나들이’를 시작으로 같은달 10일에는 하례1리에서 ‘하례귤꽃별씨축제’가 열린다. 또 5월 10일에는 의귀리에서 ‘귤꽃향기따라 오끼 오소록 축제’, 11일 보목동에서 ‘보목자리별 귤꽃축제’, 17일 토산1리에서 ‘옥토끼마을 달빛향기 야시장’, 위미리에서 ‘뙤미 탐험대 우정캠프’가 이어진다. 한
“더 많은 여성들의 이야기를 무대에 올리고 싶어요” 장정임 극단 ‘마실’ 초대 대표와 김자영 현 대표가 입을 모았다. 24일 춘천의 한 소극장에서 만난 두 배우는 창단 25주년 공연을 앞두고 연습에 열을 올렸다. 마실은 다음달 10일과 11일 축제극장 몸짓에서 연극 ‘아파트 아파트 오! 아파트!’를 선보인다. 이번 작품은 마실의 25주년을 기념하는 무대이자, 산수(傘壽)를 맞은 장정임 초대 대표에 대한 헌정 공연이다. 한국연극협회에 등록된 최초의 여성극단 마실. 그 시작점은 장정임 배우였다. 결혼·출산·육아로 무대를 떠난 후배들을 모아 그는 2000년 마실(당시 춘천여성문화예술단)을 창단했다. 이후 2002년 한국연극협회에 정식 극단으로 이름을 올리며 국내 최초, 강원 유일 여성 극단 마실의 역사가 시작됐다. 장정임 배우는 “여성 선배도 동료도 전무했던 환경에서 오직 연극에 대한 애정으로 버텨 왔기에 후배들에게는 좀 더 넓은 무대를 주고 싶었다”며 “마실은 여성 연극인들의 무대에 대한 갈망과 열정으로 시작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다시 무대에 오른 순간은 김자영 배우에게도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김 배우는 “장정임, 홍영숙(마실 2대 대표) 선생님 덕에 다
“어떤 기억은 아물지 않습니다.” 광주5·18을 다룬 한강의 대표작 ‘소년이 온다’는 정치하면서도 시적인 산문이 압권이다. 수많은 주옥같은 문장들 가운데 독자들의 심금을 울리는 한 문장을 꼽으라면 바로 ‘어떤 기억은 아물지 않습니다’일 것이다. 기억은 그런 것이다. 어떤 기억은 쉽사리 아물지 않는다.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선명히 남아 끊임없이 현재로 소환된다. 물론 누군가는 쉽게 잊어버릴 수 있다. 어떤 사건의 가해자일 경우는 자신이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버릴 만큼 가혹한 경험을 한 이에게 기억은 지울 수 없는 흉터가 된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념하는 특별전이 열려 눈길을 끈다. 5·18기념재단은 오는 25일부터 6월 22일까지 5·18기념문화센터 전시관에서 김홍빈, 심혜정, 정기현 작가의 전시를 연다. ‘소리 없는 목소리’라는 주제로 펼쳐지는 이번 특별전은 한강의 작품 ‘소년이 온다’가 모티브가 됐다. ‘목소리는 있되 소리가 없다’는 것은 반어적인 표현이다. 오랫동안 기억 속에 묻혀져 있었다는 의미일 게다. 광주의 아픔이, 소설 속 주인공 동호의 아픔이 어둠 속에 침윤돼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강 작
'아이 라이크 미 베터(I Like Me Better)', '스틸 더 쇼(Steal The Show)' 등으로 잘 알려진 팝스타 라우브가 5월 25일(일) 오후 6시 대구 엑스코 컨벤션홀에서 내한공연을 갖는다. 2023년 이후 2년 만의 내한 단독 공연지로 수도권이 아닌 대구를 찾으면서 지방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내한 공연은 '아이 러브 유, 민 잇(I Love You, Mean It)' 타이틀로 진행되는 라우브의 아시아 투어의 일환으로, 처음 대구에서 특별한 라이브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지난해 5월 말 서울재즈페스티벌 이후 1년 만의 한국 무대이자, 2023년 8월 서울 KSPO돔 이후 2년 만의 내한 단독 공연이다. 첫 단독 공연은 전석 매진을 기록한 바 있다. 작곡과 프로듀싱으로 음악 활동을 시작한 라우브는 2015년 사운드클라우드로 공개한 첫 싱글 '디 아더(The Other)'가 입소문을 타고 스포티파이 글로벌 탑 100차트에 진입하면서 솔로 아티스트로 이름을 각인시켰다. 이후 2017년 선보인 '아이 라이크 미 베터(I Like Me Better)'가 빌보드 싱글 차트 '핫100' 27위에 오르고, 빠른 속도로 20억회 이상 스트리
기술과 예술이 융합하는 디지털·미디어아트 페스티벌 ‘루프 랩 부산’(Loop Lab Busan)이 24일 본격적으로 막 오른다. 부산시립미술관(이하 BMA)은 이날 해운대구 BMA 야외 조각공원에서 열리는 ‘디지털 서브컬처’ 야외전시를 시작으로, 루프 랩 부산이 본격 개막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6시 BMA 야외 조각공원에서 열릴 개막식은 BMA후원회 주관으로 전시 참여 작가, 해외 갤러리, 문화계 주요 인사 등 500여 명을 초청했다. BMA 본관은 현재 리노베이션이 한창이다. 스페인의 ‘루프 바르셀로세로나’를 모델로 하는 루프 랩 부산은 △‘디지털 서브컬처’ 메인 전시 △무빙 온 아시아(Moving on Asia) △BMA 미래미술관 포럼 △아트페어 △참여 기관 연계 전시 등으로 구성된다. 루프 랩 부산 전시는 시립미술관뿐 아니라 디오티 미술관 등 공공·사립미술관, 영화의전당 부산박물관 부산문화회관 부산문화재단 등 공공기관, 영주맨션 공간 힘 등 대안공간, 오케이앤피 조현화랑 카린갤러리 등 지역 대표 갤러리 등이 참여해 오는 6월 29일까지 부산 전역 26곳에서 동시 개최된다. 에이플럭션이 주관하는 루프 랩 부산 아트페어는 국내외 유수의 화랑 25곳이
6월 조기 대선을 앞두고 지역 문화예술계가 고민에 빠졌다. 대통령 선거로 시민들의 관심이 정치에 집중되며 공연·예술행사에 대한 관심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또 선거운동으로 인한 거리 현수막은 물론 정당 상징 색깔 등 정치적 오해를 배제하기 위한 디자인 등 행사 홍보조차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내달 '가정의 달'을 맞아 지역에선 크고 작은 공연, 전시, 문화예술 행사가 대거 예정돼 있다. 대전예술의전당, 시립연정국악원, 대전시립미술관, 대전시립박물관 등 공공기관에서만 수십 건의 정기 공연과 전시가 줄을 잇는다. 이들 기관의 한 관계자는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 공휴일이 많아 가족 단위 관객이 몰리는 시기"라며 "오랜 기간 준비해온 행사들이 빽빽하게 포진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화예술계 내부 분위기는 기대감 보다는 긴장감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코로나19 여파와 경기 침체로 수년간 위축됐던 공연계가 어렵게 회복세에 접어든 가운데, 갑작스러운 조기 대선 일정이 다시 한번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내달 공연을 앞둔 기획자 A 씨는 "대선 국면이 본격화되면 시민들의 관심은 정치와 사회 이슈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며 "뉴스는 물론 SNS
“어떤 게 진짜 돌일까요?” 울퉁불퉁하고 제멋대로 생긴 돌멩이가 여럿 있다. 가까이서 살펴보니 매끈한 플라스틱이 돌멩이의 일부처럼 곳곳에 붙어있다. 생김새가 특이한 돌멩이를 전시실로 옮겨둔 듯하지만, 이 오브제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관람객에게 끊임없이 무언가를 이야기하려는 듯 보인다. 생태예술가 장한나 작가의 작품 ‘뉴락’들이 그렇다. 뉴락은 풍화와 침식 등을 거쳐 돌멩이가 된 플라스틱을 뜻하는 장한나 작가만의 독자적인 개념이다. 장한나 작가는 국내 해변에서 10여년째 뉴락을 모으고 있다. 그가 뉴락을 통해 보여주는 건 자연과 하나 될 수 없었던 플라스틱이 생태의 일부가 된 아이러니다. 최근 용인 백남준아트센터에서 장한나 작가를 만났다. 그는 백남준아트센터 ‘랜덤 액세스 프로젝트 4.0’전에서 뉴락을 선보이고 있다. 오는 24일부터는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젊은 모색 2025’전에서도 관람객들을 만난다. 꽤 오랜 기간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져온 장한나 작가의 뉴락은 예술은 난해하거나 어려운 장르라는 편견을 깬다.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간결하고 이를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오브제인만큼 남녀노소 사랑을 받고 있다. 강화도에서 나고 자란 장한나는 흙과 가까
사회복지 현장에서 청년 인재의 장기근속과 도내 정착을 위한 처우개선방안을 모색하는 논의의 장이 열린다. 강원특별자치도사회복지사협회는 22일 도여성가족연구원 강당에서 ‘도내 청년 사회복지 종사자 이탈 방지를 위한 방안 모색’을 주제로 ‘2025년 강원복지포럼’을 개최한다.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 김시성 강원특별자치도의회 의장, 진영호 도사회복지사협회장, 김소영 도사회복지사협회 정책위원장을 비롯한 사회복지 관계자 150여명이 참석하는 이번 포럼에서는 도내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들의 보수 및 처우 실태를 파악하고 현장에서 발생하는 이탈 문제를 바탕으로 정책적 개선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포럼에서는 김제선 강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와 박정아 인천광역시 사회복지사협회 사무처장이 주제발표에 나선다. 이어지는 종합토론에서는 박지영 상지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고 박대현 도의원, 박형미 도사회서비스원 팀장, 이상욱 강원중부아동보호전문기관장, 전성휘 도여성권익증진상담소시설협의회 상임대표, 정해복 도가족센터협회장, 최현수 도다함께돌봄센터협의회장이 토론자로 참여해 지역의 사례 및 성과를 통해 구체적인 개선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민족시인 심훈은 그날이 오면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칠’거라고 노래했다. 올해는 시인이 그토록 보기를 갈망한, 한민족이 45년 일제 치하의 사슬을 끊고 광복한 지 80주년이 되는 해다. 조국 광복을 실감 못한 시인이 광복 80주년의 해 되살아 온다면, 어느 곳을 가장 먼저 찾을까? 자작시 ‘그날이 오면’을 비롯해 수 많은 시와 어록이 비로 세워져 있고 한민족 시원부터 항일독립투쟁, 전쟁 참화를 딛고 이룩한 번영의 역사가 전시관마다 가득한 곳, ‘2025~2026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에 뽑힌 곳. 바로 충남 천안의 ‘독립기념관’이다. ■ 815기 태극기 마당, 높이 51m 겨레의 탑 독립기념관은 1982년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사건을 계기로 건립추진위원회가 구성됐다. 기념관 건립에 남녀노소 온 국민이 나서 성금 500억원을 모았다. 1986년 8월 5일 중앙일보 보도를 보면 독립기념관 유치를 두고 각 지역은 치열하게 경쟁했다. 당시 천원군 목천면 흑성산 일대 330만5천여㎡(100만 평)가 결정된 것은 산수가 빼어나 명당으로 꼽힌 흑성산은 물론 이동녕과 유관순 등 수 많은 의사·독립투사들의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