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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반려동물 증가한 만큼 유기동물도 증가 ‘불편한 진실’

[행복한 동행’ 반려동물과 함께하시개]
반려동물등록 의무화 했지만 제대로 실천되지 않아
입양되지 않으면 자연사·안락사 … 작년 2033마리
“지난해 740마리 새 주인 찾아…소양교육 받고 입양”

 

“거기 동물보호소죠? 우리집에서 키우는 개가 너무 시끄럽게 짖어서요. 못키우겠어서 그러는데 혹시 그쪽에 좀 맡길 수 있을까요?”

광주동물보호소에는 하루에도 열번 이상 반려동물을 맡아달라는 전화가 온다. 말이 맡아달라는 것이지 사실상 동물보호소에 반려동물을 버린다는 말이다. 입양 관련 문의 전화가 2~3통 오는데 비하면 5배나 많은 수다.

저출산과 고령화 그리고 1인 가구 급증에 따라 개나 고양이와 같은 애완동물을 기르는 인구가 급격히 늘고 있다. 예전에는 가까이 두고 귀여워 한다는 뜻의 ‘애완동물’이라는 단어를 썼지만 오늘날에는 함께 살아가는, 더불어 사는 동물이라는 의미의 ‘반려동물’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또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을 지칭하는 펫팸족(pet+family族)이라는 단어도 생겨났다. 반려동물 1000만 시대인 지금, 반려동물을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이 점차 바뀐 것이다.

광주시에 따르면 2018년을 기준으로 광주지역 60만 3107가구 중 14만 2936가구가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동물 19만 6000마리 중 개는 14만 1000마리, 고양이 3만 6000마리로 조사됐다. 사육가구당 평균 1.3마리의 개와 1.5마리의 고양이를 키우는 것이다.

또 광주시에 등록된 동물 수는 ▲2015년 1만 5907마리 ▲2016년 1만 7795마리 ▲2017년 1만 9684마리 ▲2018년 2만 3624마리 ▲2019년 4만 4570마리로 해년마다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반려동물의 꾸준한 증가 이면에는 유기동물 증가라는 불편한 진실이 숨어 있다. 반려동물을 무책임하게 버리거나 잃어버리는 일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유기·유실동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근 동물등록을 의무화했지만 유기동물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5년간 우리지역 유기동물 발생 현황을 살펴보면 ▲2015년 1703마리(개 1300마리, 고양이 403마리), ▲2016년 2610마리(개 1666마리, 고양이 917마리), ▲2017년 3669마리(개 1770마리, 고양이 1855마리), ▲2018년 3269마리(개 1780마리, 고양이 1467마리), ▲2019년 3831마리(개 2146마리, 고양이 1629마리)로 나타났다. 2015년부터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다가 2018년 하락 한 후 2019년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이러한 유기동물들은 현재 광주시 북구 건국동에 위치한 광주동물보호소에 모여있다. 광주동물보호소는 광주 유일의 동물보호소로 현재 광주시가 사단법인 가치보듬(대표 조 경)에 위탁해 운영중이다. 수백마리의 개들이 짖는 소리와 마스크 없이는 숨쉬기 힘들 정도의 동물 냄새로 뒤덮인 이곳에는 갈곳이 없는 유기동물 약 300여마리가 살고 있다.

작년 한해 이곳에 들어온 유기동물은 약 3800마리다. 이중 개는 2146마리, 고양이는 217마리.

조 경 광주동물보호소 대표는 “반려동물 1000만 시대라고 하지만 아직 시민들 사이에는 반려동물 문화가 제대로 정착되지 않아 동물 유기와 분실이 많다”며 “목줄에 인식표도 달아주지 않고 대문을 열어놓거나 목줄도 없이 산책을 다니다가 개를 잃어버리는 사례도 부지기수다”고 말했다.

“유기동물 양산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정부, 지자체 차원의 노력이 필요해요. 반려동물 생산, 판매 규제와 시민 교육, 동물보호법 강화와 단속에 따른 처벌 등이 마련돼야하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시민들의 의식을 개선하고 동물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주인을 만나지 못하는 유기동물들은 철장 안에 갇혀있다가 건강문제로 자연사하거나 안락사로 세상을 떠난다. 이렇게 죽은 동물들은 의료폐기물로 분류돼 전문업체를 통해 소각된다. 지난해 자연사, 안락사로 죽은 동물은 각각 1764마리, 269마리로 파악됐다.

새로운 가정으로 입양되는 사례도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이곳에서 새 주인을 만난 유기견은 740여마리에 달한다.

보호되는 유기견들은 기본적인 신체검사와 백신 접종, 동물 등록 등을 마치고 입양을 희망하는 가정으로 보내진다. 무분별한 입양에 따른 유기사태를 막기 위해 곧바로 입양하지 않고 견주에게 일정기간 소양교육도 진행한다.

조 대표는 “반려동물을 생산, 판매업자들을 통해 사고 팔기보다는 이곳에 있는 유기동물을 입양하는 것을 추천한다”며 “사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유기동물 발생을 줄일 수 있는 근본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전은재 기자 ej662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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