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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나눔과 연대 … 코로나19 국난 극복 광주시민이 나섰다

“달빛동맹 대구를 구하라” 광주시민 마스크 나눔·병상 연대
상가 건물주들 임대료 인하 … 모임 대신 상인 돕기 음식 포장
셀프 방역·셀프 격리 …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 적극 동참

 

항상 그래왔듯, 이번에도 광주시민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대한민국이 위기일 때마다 주저 없이 선봉에 섰던 광주시민은 이번 ‘코로나19’ 공격에도, 그 어느 지역보다 먼저 나눔과 연대정신으로 똘똘 뭉쳐 맞서고 있다. 광주시도 전국 자치단체 중 가장 먼저 위기에 빠진 대구시와 ‘병상 연대’를 맺고 부족한 병상을 나누기로 해 전국에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3일 광주시와 5개 구청 등에 따르면 마스크 품절 대란 소식을 접한 광산구 주민 20여명은 최근 광산구자원봉사센터에 모여 면마스크 1500장을 제작해 광주공항과 송정역 등에서 방문객과 시민에게 배포했다.
 

광주동구법인어린이집연합회와 5개구 사회복지법인어린이집연합회 회원들도 지난달 27일부터 면마스크 2000매를 제작해 대구 어린이집 연합회로 보냈다.

정광애 광주동구법인어린이집연합회장은 “대한민국이 위기인 데 대구, 광주가 무슨 의미가 있나. 마스크가 없다고 손 놓고 있을 수도 없지 않느냐”며 “회원들이 정성으로 한 땀 한 땀 만든 마스크를 쓰고, 대구 어린이들이 건강하게 잘 이겨내 주길 바랄 뿐”이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생활 속에서 기부 등을 통해 광주만의 나눔과 연대정신을 실천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특히 1913송정역시장 상인회서 시작된 임대료 인하 운동은 광주시 등 공공기관을 거쳐 일반 시민의 참여까지 이끌어 내고 있다. 광산구 월계동에서 상가 8개를 관리하는 조은·동성 디엔시(대표 김선희, 김정곤)는 지난 2일, 앞으로 3개월간 모든 상가의 임대료를 10% 이상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매월 435만원씩, 3개월간 1300여만원의 수익이 줄게 됐지만, 두 대표는 “우리 뿐 아니라 여러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인하하고 있다. 광주사람은 어려울 때 서로 돕는 강한 DNA를 가지고 있다”며 “업체 사정상 더 도와 드리지 못해 미안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날 광산구에 있는 광은빌딩(6층) 건물주도 모든 입주 상인에게 3월 한달간 임대료를 받지 않겠다는 사실을 알렸다.

광주 곳곳에선 소소하지만 시민 개인별로 주변 돕기에 나선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남구 방림동의 한 주민은 최근 어렵게 모은 마스크 50장을 들고 아파트 경로당을 찾아가 면역력이 약한 어르신들께 나눠 드리는가 하면, 서구 풍암동의 한 가족은 아들·딸이 지난 설에 받은 세뱃돈 등으로 간식을 구입해 대구 경북대병원에 보냈다.

시민들은 또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한 광주시의 ‘사회적 거리두기’ 등 각종 방역행정에 적극 협조하면서도, 음식점 상인을 돕기위해 ‘모임 대신 음식 포장하기’에 나서는 등 진화한 방식으로 응답하고 있다. 금호고 동문들로, 매월 두번째 목요일에 모임을 갖고 있는 ‘두목회’ 총무인 광주시청 공무원 정현우(47)씨는 “이번 달 모임을 연기하는 대신 (상인들 피해를 조금이나마 줄이자는 의미를 담아) 특정 음식점에서 음식을 포장한 뒤 가족과 나눠 먹자는 아이디어를 냈는데, 모두 좋다고 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광주 맘카페와 SNS 등에선 ‘셀프 방역’으로 광주시의 방역정책에 힘을 보태자는 목소리도 확산하고 있다. 가입회원만 8만명에 육박하는 광주대표 맘카페인 네이버 ‘광주방’에 올라온 회원들의 글을 보면, 스스로를 자신의 집에 격리하자는 셀프 격리 운동부터, 교회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밀폐된 공간에는 가지 말자는 등의 소규모 방역 캠페인이 한창이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이날 대시민 발표문을 통해 “의료시설이 부족해 고통 받고 있는 대구시민을 위한 ‘병상연대’를 이해하고 동참해준 시민들께 감사드린다”며 “광주시민과 함께 철저한 방역망을 구축해 나눔과 연대의 시대적 소명과 책임을 다하면서 코로나19 사태가 하루빨리 종식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