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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일보) '홈스쿨링'으로 전락한 초등 저학년 온라인 개학

서버접속부터 출석까지 학부모 손길 필요, 피로 '가중'…워킹맘은 휴가에 육아휴직까지
일선학교 "쌍방향수업 불가" 호소, 대전학부모단체 "수업일수 감축 필요"

 

초등학교 저학년들이 코로나19로 50일 만에 개학을 맞이했다.

학생들은 온라인 수업에 익숙지 않아 학부모들의 손길이 필요해졌고, 학부모들 또한 자녀들의 출석, 수강여부 등을 직접 담임교사에 전달하고 있다.

일과 육아를 병행해야 하는 워킹맘은 휴가를 내면서까지 자녀들을 돌보면서 누적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학부모단체는 학생들의 '교육'보다 '돌봄'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조언을 내놨다.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대전지역 초등학교 1-3학년 학생은 이날 온라인 개학을 맞이했다. 1학년 1만 2545명, 2학년 1만 3686명, 3학년 1만 3604명 등 총 3만 9835명이다. 지난 9일과 16일에 이은 3차 개학이며, 이로써 전국 모든 초·중·고 학생들은 올해 신학기를 시작했다.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은 50일만의 개학이지만, 정작 개학의 부담은 학부모들의 짐으로 작용하고 있다. 갓 초등학교에 입학한 1학년들은 첫 정규수업인데다, 온라인으로 수업이 진행되는 탓에 학부모의 도움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학부모들은 EBS 온라인 클래스 접속은 물론, 출석 체크, 과제 제출 등 전반적인 수업 지도에 매달리고 있다.

대전 서구 A초 2학년 담임교사 김모씨는 "위두랑과 EBS 온라인 클래스 접속이 안된다는 학부모 상담 전화가 계속해서 오고 있다"며 "출석은 학습 확인란에 학부모 사인이 있어야 출석으로 인정된다. 아이들이 찍을 수는 없으니, 학부모가 사인한 사진을 문자로 보내면 교사가 확인 후 출석으로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제안한 실시간 쌍방향수업은 '빛 좋은 개살구'로 치부되고 있다. 일부 학교는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쌍방향 수업 방식을 도입했다가 축소하기도 했다. 학부모가 쌍방향 교육 지도에 부담을 호소한 까닭이다.

원격수업 시범학교인 서구 B초 교장 교사는 "초등학교 1·2학년을 대상으로 1-2주간 시범적 원격 수업을 운영해봤는데 학생들이 집중하지 못해 학습 효과를 내기 어려웠다"며 "1학년은 갓 초등학교 입학한 애들인데 원격수업을 하면 접속부터 지도까지 모두 학부모가 해야 하는 일이라 부담을 많이 호소했다. 지금은 고학년에만 한정해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초등학교 1·2학년을 대상으로 쌍방향 수업을 하는 것은 사실상 무리"라며 "대전 지역에서 저학년 대상 쌍방향 수업하는 초등학교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녀들의 학습 공백을 손놓고 지켜볼 수 없는 일부 학부모는 육아 휴직, 연차 휴가를 내면서 지도에 나서고 있다. 이마저도 어려운 가정은 조부모까지 나서 수업을 돕고 있는 상황이다.

대전 유성구의 한 학부모는 "맞벌이 부부라 친정에 아이를 맡겨 놓았는데, 수업 안내 방법도 전달해 노트북으로 수업을 듣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국이 시국인 만큼 어쩔 수 없다고 보지만, 하루 빨리 등교 수업이 진행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김영미 참교육학부모회 대전지부회장은 "주변 워킹맘은 아이들의 온라인 수업을 봐주기 위해서 휴가를 내기도 했다. 개학 연기가 장기화 되다 보니, 이미 휴가를 여러 번 쓴 워킹맘은 아예 퇴사를 결정하는 이들도 많다"며 "자녀들의 온라인 교육 돌봄을 의무적으로 매일 해줘야 하니까 육아 휴직을 쓴 이들도 있다"고 토로했다.

준비되지 않은 온라인 개학으로 학부모 부담이 가중되면서, 초등학교 저학년만이라도 수업일수나 시수를 감축하고 돌봄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 지부회장은 "초등학교 저학년 입시 부담이 적기 때문에 무리하게 온라인 수업을 추진하기 보다 교육부 장관의 권한으로 수업일수를 대폭 감축해야 한다"며 "제일 중요한건 돌봄이다. 학교 개학 연기로 점심을 챙기지 못하는 소외 계층 아이들을 돌봐줄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대욱 기자·박우경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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